
KRIVET·OECD 보고서가 밝힌 핵심 진단
2026년 7월, 한국직업능력연구원(KRIVET)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한국경제보고서 2026' 제3장을 해설한 'KRIVET Issue Brief 323호'를 발간했다. 이 자료는 인공지능(AI) 확산이 청년층의 양질 일자리 기회를 잠식해 온 현실을 진단하고, 왜 단순한 구직 발굴·상담형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지를 정리했다.
핵심 결론은 명확하다. AI 고노출 산업에서 일자리 창출 혜택이 30세 이상에게 집중되는 반면 29세 이하 청년층은 같은 부문에서 순 고용이 오히려 감소했으며, 이중노동시장 구조와 교육 불일치라는 구조적 문제를 함께 손보지 않는 한 맞춤형 지원책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졸업을 앞둔 27세 취업준비생이 대학 전공과 시장 수요가 어긋나는 현실을 실감하며 진로를 바꾸려 하는 상황은 더 이상 예외적 사례가 아니다.
KRIVET의 해설은 이러한 개인적 불안이 구조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수치로 보여준다. 보고서는 AI 고노출 산업에서의 일자리 증가가 주로 소프트웨어, 전문 서비스, 출판, 정보 서비스, 연구개발(R&D)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됐고 그 혜택이 30세 이상 연령층에 돌아갔다고 지적한다.
연령별 고용 변화를 살펴보면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KRIVET 분석에 따르면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순 일자리 창출이 있었지만 그 수혜는 30세 이상 핵심 연령층에 치우쳤다.
반면 29세 이하 청년층은 같은 부문에서 순 고용이 감소했고, 실제 청년 일자리 창출은 2022년 전후로 추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수치는 청년들이 고학력임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현실을 설명하는 핵심 근거다.
고등교육의 양적·질적 불일치도 심각한 수준이다. OECD 기준으로 한국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1%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학위의 임금 프리미엄이 하락하고 고학력 청년의 취업난이 심화된 점을 주목했다.
원인으로 학위 과잉 공급, 전공 선택의 불균형, 그리고 고등교육의 질이 빠른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점을 지목했다. 이 지적은 단순한 인력 수급의 문제를 넘어 교육 투자 대비 사회적 보상이 약화된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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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구조와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맞물린 현실
노동시장 구조의 왜곡도 청년 고용을 짓누르는 요인이다. 보고서는 이중노동시장(dual labour market) 구조와 고부담 시험 유인 구조가 청년층의 취업 동학을 왜곡한다고 분석했다. 이중노동시장 아래에서 안정적이고 양질의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제한되며, 청년층은 비정규직·저임금·불안정 직종으로 몰릴 위험이 커진다.
KRIVET는 이런 구조적 요인을 바꾸지 않으면 맞춤 지원을 확대해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과 정책의 연결고리를 검토하면 몇 가지 쟁점이 드러난다. 정부는 2025년 9월 '청년 고용 첫걸음 보장' 정책을 발표하여 '쉬었음 청년' 발굴과 구직 동기 회복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했다.
이런 접근은 단기적으로 방치된 인력을 노동시장에 복귀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KRIVET는 정책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맞춤형 지원과 함께 고등교육 체계 개편, 전공-산업 매칭 강화, 직업훈련(직업능력 개발) 확대 등 구조 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금은 구직 단절을 풀고 취업률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므로 발굴·상담형 프로그램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이러한 접근은 단기 고용지표를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
그러나 KRIVET의 분석을 보면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AI 노출로 인해 산업별 고용의 질과 분배 구조가 변하는 상황에서 단기 대책만으로 청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기 어렵다는 것이 보고서의 일관된 진단이다.
정책 우선순위와 현장에서의 영향력
발굴·상담형 프로그램은 필수적이지만 그 자체로 완결되지 않는다. KRIVET의 해설은 이 점을 분명히 했다. 교육과 노동시장 규칙을 조정하지 않으면 2022년 전후로 꺾인 청년 일자리 추세는 회복되기 어렵다.
따라서 단기 지원과 중장기 제도 개편을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정책 투자 대비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정책 우선순위는 세 가지 방향으로 모인다.
고등교육과 직업훈련의 연계를 강화하여 전공과 산업 수요의 미스매치를 줄이는 것이 첫 번째다. 이중노동시장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고용 규제 및 사회보험 체계 조정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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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따른 직무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과 교육훈련 기관 간 실무 중심의 R&D·현장훈련 모델을 확산하는 것이 세 번째다. 이러한 방향은 KRIVET의 권고와 맥을 같이한다.
교육을 더 시켜야 할지, 직업훈련에 더 투자해야 할지, 혹은 고용 규제를 손봐야 할지의 선택지 앞에서 정책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가 핵심 질문으로 남는다. 청년층의 고용 불안은 단일 요인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교육·산업·노동정책이 연동될 때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독자들은 자신과 자녀의 진로 선택에서 어떤 정보와 기회를 우선할지, 지역사회와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FAQ
Q. 일반 청년이 당장 현 상황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A. AI 노출 산업에서 일자리가 재분배되고 있고 29세 이하 청년의 순 고용이 감소했다는 것이 KRIVET의 분석 결과다. 한국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1%로 OECD 최고 수준이지만 전공과 산업 수요의 불일치, 이중노동시장 구조 등 구조적 요인이 겹쳐 학위만으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직업훈련과 실무 경험을 쌓고,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수요에 맞는 기술·역량을 갖추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기업과 교육기관의 연계 프로그램, 정부의 직업능력 개발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 방법이다.
Q. 정부 정책은 왜 상담형 지원만으로는 부족한가
A. 상담형 지원은 구직 동기 회복과 단기적 노동시장 복귀에 기여하지만, 이중노동시장과 고등교육의 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청년층에게 돌아오는 양질 일자리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 KRIVET 보고서의 핵심 진단이다. AI로 인한 산업별 고용 변화가 특정 연령층과 직종에 편중되어 있어, 일자리 수요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맞춤형 지원과 함께 교육체계 개편, 직업훈련 강화, 노동시장 규제 개선을 병행할 때 정책 효과가 의미 있게 커질 수 있다. 2022년 이후 청년 일자리 창출 추세가 꺾인 만큼, 구조 개혁을 지연할수록 격차 회복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