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의 장기 협력 프로젝트인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Hold’가 런던 테이트 모던 터바인 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현지 시간으로 13일부터 내년 4월 11일까지 진행되며, 관람객들에게 기존의 관람 방식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공감각적 예술 경험을 선사한다.
현대자동차와 테이트 미술관이 지난 2014년부터 이어온 ‘현대 커미션’은 매년 세계적인 현대미술 거장들을 초청해 테이트 모던의 상징적인 대형 전시 공간인 터바인 홀에서 혁신적인 신작을 선보여 왔다.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를 시작으로 필립 파레노, 수퍼플렉스, 타니아 브루게라, 카라 워커, 아니카 이, 세실리아 비쿠냐, 엘 아나추이, 이미래, 마렛 안네 사라에 이어 올해는 레바논 출신의 작가이자 작곡가인 타렉 아투이가 열한 번째 주자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현재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타렉 아투이는 세계 각국의 전통 악기와 음악적 유산을 심층적으로 연구해 왔다. 그는 단순히 귀로 듣는 청각적 감상을 넘어, 온몸으로 소리의 진동과 공기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는 독창적인 설치와 퍼포먼스 작업을 전개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터바인 홀의 거대한 공간적 특성과 소리가 울려 퍼지는 음향적 성격에 깊이 주목했다.
작가가 직접 제작하거나 재해석한 다양한 관악기와 타악기, 조각 작품들은 하나의 거대한 오케스트라처럼 맞물려 공간 전체를 감싸는 ‘소리 풍경’을 창조한다. 특히 사람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던 안뜰이나 차양에서 영감을 받아, 석제 타악기를 연상시키는 돌 구조물을 배치했다. 관객은 작품 사이에 머물며 앉거나 누워 공간에 흐르는 소리와 미세한 진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으며, 터바인은 단순한 전시장을 넘어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아투이는 지난 20여 년간 아시아와 유럽 등지에서 활동하는 음악가, 악기 제작자, 엔지니어들과 다각도의 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전통 관악기 ‘셍’, 한국의 전통 북, 우즈베키스탄의 의례용 금관 악기인 ‘카르나이’ 등을 현대적인 전자 음향 장치와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경사로에 설치된 카르나이와 나팔 구조물을 비롯해, 셍과 대나무 프레임 사이로 배치된 북피, 징, 20미터에 달하는 직물 등이 모터의 바람과 맞물려 시시각각 변화하는 음향을 만들어낸다.
특히 전시에 활용된 특수 직물에는 전도성 페인트가 도포되어 있어 주변의 기류나 습도 변화에 따라 미세한 전류를 발생시키며, 깊고 묵직한 저음의 소리를 자아낸다. 공간 곳곳에 숨겨진 마이크는 악기 소리와 터바인 홀 내부의 일상적인 소음을 동시에 포착해 작품의 사운드스케이프에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즉흥성을 중시하는 작가의 철학에 따라, 전시 기간 터바인 홀은 거대한 악기이자 음향 시스템으로 작동하며 다양한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라이브 퍼포먼스가 정기적으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테이트 모던의 나빌라 압델 나비 시니어 큐레이터와 디나 아흐마드에이예바 큐레이터의 공동 기획으로 완성됐다. 현대자동차 측은 소리를 매개로 문화와 공동체의 경계를 허무는 이번 작업이 동시대 관객들에게 새로운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테이트 미술관과의 파트너십을 오는 2036년까지 연장하며,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 후원을 통해 전 세계 다양한 미술사와 비평적 담론을 조명하는 학술 교류 사업도 지속해서 지원하고 있다.
1980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난 타렉 아투이는 랭스 국립음악원에서 사운드 아트와 전자 음악을 전공했다. 그는 스페인 티센보르네미사 아트 컨템포러리, 이탈리아 행거비코카, 벨기에 시립현대미술관, 시드니 현대미술관, 베니스 비엔날레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비엔날레에서 대형 전시와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다.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과 테이트 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2022년 수잔 딜 부스/FLAG 예술재단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예술적 역량을 공인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