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이수안기자] 제44회 헝가리 보도사진전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로버트 카파 현대사진센터에서 11월 8일까지 열린다. 기술이 촉발하는 사회 변화에 주목하는 이번 전시는 인공지능 시대 보도사진의 진실성과 사진가의 책임을 조명한다. 수상작 가운데는 가족의 죽음 이후 남겨진 이들의 애도를 오랜 시간 기록한 작업도 포함됐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번 공모에는 사진가 258명이 6200점 넘는 작품을 출품했다. 전시장에서는 16개 부문별 상위 세 작품과 특별상 수상작을 선보인다. 헝가리언론협회(MÚOSZ) 보도사진분과 위원장인 사진가 언드라시 반쿠티는 심사위원들이 특별히 중요하거나 흥미롭다고 판단한 작품도 함께 전시한다고 설명했다.
개막식에서 오르쇼야 쾨뢰시 센터 관장은 보도사진가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가는 단순히 촬영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장에 머물며 증언하고, 대상을 선택하고 해석하며, 자신이 보여주는 것이 현실에 가깝다는 주장에 이름을 거는 사람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실제 이미지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실명과 책임을 바탕으로 한 보도사진을 소개하고 보호하는 공간의 가치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공모의 사진 수정 기준에서도 드러난다. 반쿠티는 정치인의 얼굴에 난 잡티를 지우는 정도의 보정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런 수정이 이뤄지는 순간 사진에 대한 개입으로 간주해 해당 작품을 즉시 경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진이 실제라는 점에 가장 큰 가치와 신뢰가 부여되는 만큼, 공모를 운영하는 쪽도 이를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MÚOSZ 대상은 프리랜서 사진가 디아나 네메흐의 연작 ‘님로드(Nimród)’에 돌아갔다. 안드레 케르테스 대상은 텔렉스 소속 사진가 노에미 넙슈가르 멜레그가 받았다. 주요 시위 현장을 꾸준히 기록해 온 멜레그는 이번에 자신의 개인적인 상실을 다룬 작업으로 큰 인정을 받았다. 그는 18세 남동생이 세상을 떠난 뒤 수년에 걸쳐 슬픔을 겪는 가족과 동생의 학교 친구들을 촬영했다.
멜레그는 동생이 함께 있어야 했을 상황에서 사진을 만드는 일이 특히 힘들었다고 밝혔다. 동생과 같은 중등학교를 다녔던 그는 15년 만에 익숙한 장소와 신입생 캠프를 다시 찾았을 때 비현실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동생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자신이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경험이 촬영의 어려움과 맞물렸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진을 찍기 위해 스스로 현장에 가도록 다그쳐야 했지만, 오랫동안 결과물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약 1년 반이 지난 뒤 가까운 동료들에게 사진을 공개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이 자신의 애도에도 전환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사회적 사건을 기록하는 보도사진과 사진가 개인의 삶에서 출발한 기록을 함께 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