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골목을 새 관광지로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은 과연 모두 허물고 다시 짓는 것일까. 광둥성 제양(揭阳) 고성의 최근 변화는 다른 답을 보여준다. 인민일보는 10월 26일 제양 룽청구(榕城区)의 보존·활성화 현장을 전했다. 오래된 건물의 흔적을 남기면서 주민의 생활과 상점을 다시 연결하는 방식이 차오산(潮汕) 여행의 새로운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제양 고성의 핵심 구역은 약 1.25제곱킬로미터다. 이 안에 국가급 중점 문물보호단위 네 곳과 성급 보호단위 열한 곳 등이 분포한다. 유산이 드문드문 떨어진 관광 코스라기보다 생활 공간과 겹쳐 있는 구조다. 한 장소의 외관을 바꾸는 일이 주변의 골목과 집, 장사에 함께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인민일보는 대규모 철거 대신 수선을 중심으로 보육·활성화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국경절 연휴 방문은 171만7600인차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9.21% 늘었다고 전했다. 이 숫자는 연휴 기간의 방문 횟수이며 상주인구나 중복 없는 방문자 수가 아니다. 26일 하루의 관광객 수로 옮겨 적어서도 안 된다.
여행자로 이 도시를 읽는 출발점은 오래된 건물의 형태보다 그 안의 생활을 보는 데 있다. 차양 아래 이어지는 길과 상점,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사람은 도시의 기능을 보여준다. 외관이 아름답다는 감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엇을 고쳤고 무엇을 남겼는지 질문하면 보존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보인다.
수선은 새 건물을 올리는 일과 다른 판단을 요구한다. 안전과 사용 편의를 확보하면서 남아 있는 재료와 비례, 주변의 풍경을 어떻게 이어갈지 결정해야 한다. 모든 흔적을 그대로 둘 수도 없고 모두 새것으로 바꾸어서도 안 된다. 정답이 한 번에 정해지는 공사가 아니라 건물과 이용자의 조건을 함께 읽는 과정이다.
주민의 관점은 관광객의 시선과 다를 수 있다. 방문객에게 매력적인 좁은 골목이 주민에게는 물건을 옮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야간의 활기가 누군가에게는 소음이 될 수도 있다. 고성을 지속 가능한 여행지로 만들려면 일상의 이동과 주거가 유지되는지 살펴야 한다. 사람이 살지 않는 배경만 남으면 도시의 개성도 약해질 수 있다.
상점의 변화 역시 균형이 필요하다. 새 가게가 들어와 건물의 사용을 이어갈 수 있지만 비슷한 업종만 반복되면 다른 도시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지역의 음식과 공예, 생활 서비스를 함께 남기는 선택이 중요하다. 관광객에게 팔리는 것과 주민이 계속 이용하는 것이 같은 골목에 공존할 때 체류의 이유도 풍부해진다.
한국의 오래된 도심과 비교해 볼 질문도 여기에 있다. 골목을 정비한 뒤 누구의 이용이 늘고 누가 떠났는지, 수선 비용과 영업의 편익이 어떻게 나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중국의 방문 증가 수치를 한국 도시의 예상 효과로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제도와 소유, 지역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비교는 복제가 아니라 질문을 넓히는 방법이다.
제양을 여행한다면 많은 장소를 빠르게 찍기보다 한 구역을 천천히 걷는 방식이 어울릴 수 있다. 건물의 층과 골목의 연결, 상점에서 쓰는 도구를 살펴보면 같은 길에서도 다른 정보가 보인다. 다만 민가와 영업 공간을 촬영할 때에는 생활을 방해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여행자의 관심이 주민의 불편으로 바뀌지 않게 하는 기본이다.
차오산 문화를 이야기할 때에도 지역을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 오래된 관습과 새로운 취향이 함께 움직이고, 같은 지역 안에서도 생활 방식은 다양하다. 전통이 그대로 보존됐다는 문장보다 무엇이 이어지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보여주는 설명이 더 정확하다. 도시의 매력은 변화가 없다는 데만 있지 않다.
관광 성과를 평가할 때에는 방문 횟수 외에 체류와 소비, 주민의 생활환경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이 늘어도 지역에 남는 이익이 적거나 유지 비용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큰 소비가 없어도 오래된 건물의 사용이 이어지고 주민의 편의가 나아지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무엇을 목표로 했는지에 따라 평가 항목도 달라진다.
이번 현장 보도는 제양의 모든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안내서는 아니다. 개방 시간과 교통, 개별 시설의 예약은 방문 시점의 공식 안내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연휴의 많은 방문이 평일에도 같은 혼잡을 뜻하지는 않는다. 여행 계획에는 과거의 인기 수치보다 실제 이동 조건과 자신의 관심을 반영하는 편이 좋다.
고성을 둘러본 뒤에는 새로 생긴 공간과 원래 쓰이던 공간을 구분해 기록할 수 있다. 어떤 가게가 오랫동안 같은 일을 해왔는지 묻고 골목의 이용 방식을 살피면 도시의 시간이 보인다. 여행자가 발견한 변화와 주민이 경험한 변화가 어떻게 다른지도 흥미로운 이야기다.
보존 사업의 성과는 시간이 지나며 다시 확인해야 한다. 수선한 건물이 계속 사용되는지, 관리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주민의 의견이 운영에 반영되는지 볼 필요가 있다. 한 번의 방문 인기를 오래가는 도시의 활력으로 바꾸는 일은 공사 이후에도 이어진다.
제양 고성의 새 얼굴은 새로 지은 외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오래된 골목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고치고, 그 안의 사람과 활동이 이어지도록 하는 선택이 중요하다. 여행자가 만나는 것도 건물의 나이만이 아니라 지금 살아 있는 도시다. 허물지 않고 고친 길을 걸으며 무엇을 남길 것인지 묻는 일은 한중의 도시여행 모두에 유효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참고자료]
인민일보|제양 고성 보존·활성화 현장
https://gd.people.com.cn/n2/2026/1026/c123932-41732317.html
揭阳古城修旧而不大拆,生活如何成为旅行内容
人民日报10月26日报道揭阳古城保育活化。核心区约1.25平方公里,分布有多处文保单位,当地以修缮代替大拆大建。报道所列国庆假期171.76万人次、同比增长149.21%,是特定假期的访问人次,不是26日单日客流。古城更新的价值还要观察居民生活、老建筑持续使用与业态多样性。旅行者也可从街巷功能和地方日常出发,理解保护与变化如何共存。
[어휘풀이]
古城 / gǔchéng / 고성·옛 도심
保育 / bǎoyù / 보존·보육
活化 / huóhuà / 활성화
修缮 / xiūshàn / 수선
客流 / kèliú / 방문객 흐름
业态 / yètài / 업종·사업 형태
街巷 / jiēxiàng / 거리와 골목
共存 / gòngcún / 공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