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강이준기자] 중국이 미국과 인공지능(AI)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기술기업의 수익성과 내수 기반에 대한 우려가 중국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가디언은 10월 27일 중국 기술주 하락과 투자심리 위축을 다루며, 블룸버그 집계를 인용해 5월 이후 중국 주식시장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이 2조400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기술·혁신기업을 추종하는 STAR50 지수는 6월 이후 4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요 기업으로 구성된 다른 지수들도 약 20% 떨어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 주식시장 시가총액에서 AI 관련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는다. AI 기업의 가치 하락이 기술업종을 넘어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중국 정부는 AI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국가 지원을 받는 600억위안 규모 AI 투자펀드도 10월부터 국내 개발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술 분야를 포함한 여러 부문에서 소비자의 지출이 부진해 기업들이 이익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책 자금 공급과 별개로 제품·서비스를 구매할 민간 수요가 충분한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유라시아그룹의 댄 왕 중국 담당 이사는 올해 이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중국 내수가 매우 약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비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국가 지원 중심의 산업 육성 모델이 작동할 수 있는지를 두고 기술기업들 사이에 전반적인 불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부족과 함께 미국 등 서방의 중국 기술 규제 확대 가능성도 매도 요인으로 지목됐다.
중국이 특히 힘을 쏟는 분야는 로봇 기술을 활용하는 이른바 '체화형 AI'다. 중국 정부는 이를 AI를 사회 전반에 적용하는 수단이자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에 대응할 방법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로봇 수요는 일반 소비자보다 정부기관과 연구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가격 부담이 크고 가정에서 활용할 실용성도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로봇 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인기를 얻었지만 가정용 시장에서는 아직 활용에 한계가 있다. 중국 로봇 제조업체 유니트리의 주가는 8월 거래를 시작한 뒤 절반으로 떨어졌다. 왕 이사는 체화형 AI가 대중시장에서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로봇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 방향과 실제 소비시장에서의 수익 창출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자국 시장에 머물도록 최근 수개월 동안 해외투자를 제한해 왔다. 추가 규제는 12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제한 조치가 중국 증시 투자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해외로 향하는 자금의 통로를 좁히는 것만으로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를 끌어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기술산업 내부의 평가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왕 이사는 AI 연구와 위성 등 다른 분야에는 여전히 낙관론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성 분야는 군과의 연계가 장기적인 국가 지원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중국 기술주 투자심리에는 AI 전반에 대한 기대와 개별 산업의 수익성, 국가 지원의 지속 가능성을 구분해 보는 시각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