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조다온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앞두고 은행지주 이사회에 자회사 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달라고 주문했다. 경영진을 견제하는 이사회 본연의 역할과 함께 정보기술(IT) 보안, 해외점포 금융사고에 대한 감독 책임도 강조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원장은 10월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iM·JB 등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취임 이후 이들 의장단과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자회사 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요구한 데 이어, 인선을 실제로 결정하는 이사회에도 같은 과제를 제시했다.
이 원장은 사외이사의 반대 표결이 매우 드물고 중대한 사안조차 이사회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제시한 지난해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안건은 모두 993건이었다. 이 가운데 수정가결 9건과 보류 1건을 제외한 983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 원장은 이러한 심의 실태를 짚으며 이사회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건 검토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는 방식도 주문했다. 경영진이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존하지 말고 이사들이 적극적으로 자료를 요청하거나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충실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사회의 검토 과정에서 경영진의 설명 외에 판단에 필요한 자료와 전문성을 확보하라는 취지다.
현재 진행 중인 자회사 CEO 승계 절차는 연말 인사와 맞물려 있다. 올해 말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그룹에서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CEO는 54명이다. 5대 은행장의 임기도 12월 31일 일제히 만료된다. 이 원장은 의장단에 승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한층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은행권 인선 절차를 점검하겠다는 입장도 앞서 밝힌 바 있다. 이 원장은 지난 10월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법 개정 이전이라도 은행권 인선 절차 전반을 점검하고 실제 성과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인사 결정에 관여하는 이사회를 상대로 승계 과정의 책임을 다시 강조했다.
보안과 금융사고 관리 역시 이사회에 제시한 과제다. 이 원장은 IT 보안 투자를 비용으로만 보지 말고 이사회가 보안 역량 강화에 앞장서 달라고 했다. 해외점포에 대해서는 본점 차원의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국내 은행 해외점포의 금융사고는 12건, 사고 금액은 124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7건, 1억5000만 원과 비교해 사고 건수와 금액이 모두 늘었다.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서도 외형보다 성과를 강조했다. 이 원장은 ‘보여주기식’ 활동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며, 금융그룹의 사회공헌이 실제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