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 다제내성균 감염 얼마나 위험한가…CRE 감염 환자 30일 사망률 16.9%

전국 21개 병원 입원환자 4만 9,651명 분석…CRE, 감염관리 최우선 대상 선정

CRE 보균율 1.79%·감염률 0.30%…균 검출과 실제 감염은 구분해야

30일 사망률 16.9%는 감염 환자의 전체 사망률…CRE 직접 사망률과 달라

감염 환자 의료비용 중앙값 4,600만 원…장기 입원·중증질환 영향도 고려해야

 

환자·보호자 손 위생과 접촉주의 중요…병원 간 감염정보 공유 강화 필요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다제내성균은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에게 또 다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중증질환으로 입원했거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는 감염이 발생했을 때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의료기관의 다제내성균 관리 실태를 분석한 연구에서 카바페넴내성 장내세균목(CRE)이 감염관리 최우선 대상으로 평가됐다. 

 

CRE 감염 환자의 30일 사망률은 16.9%, 환자 1인당 의료비용 중앙값은 4,6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28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송경호 교수팀과 함께 전국 21개 병원의 입원환자 4만 9,651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다제내성균의 보균과 감염 현황, 환자의 임상 경과, 입원기간, 의료비용,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번에 제시된 30일 사망률은 CRE 감염 자체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환자의 기저질환과 면역 상태 등 여러 요인이 반영된 전체 사망률로 해석해야 한다.

 

병원 격리병실 앞에서 의료진이 손 소독과 보호구 착용 절차를 진행하고 보호자가 감염예방 수칙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 (AI 생성)

 

CRE란 무엇인가…치료에 중요한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

CRE는 ‘카바페넴내성 장내세균목’의 영문 약자다. 

대장균이나 폐렴막대균 등 장내세균목에 속하는 세균 가운데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을 가리킨다.

 

카바페넴계 항생제는 중증 세균 감염을 치료할 때 사용되는 중요한 항생제다. 

CRE는 이러한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기 때문에 감염이 발생하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제한될 수 있다.

 

CRE는 요로감염, 폐렴, 혈류감염 등 여러 형태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감염 부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발열, 오한, 배뇨통,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러한 증상만으로 CRE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CRE가 발견됐다고 치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원인균의 종류와 항생제 감수성 검사 결과, 감염 부위,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실제 감염이 확인되면 의료진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한다.

 

CRE 중에서도 카바페넴 분해효소를 생성하는 균은 CP-CRE라고 한다. 

이 균은 내성 유전자가 다른 세균으로 전달될 수 있어 의료기관 내 확산을 막기 위한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균이 검출됐다고 모두 감염은 아니다…보균과 감염의 차이

환자와 보호자가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보균’과 ‘감염’의 차이다.

 

보균은 CRE가 몸 안에 존재하지만 해당 균으로 인한 감염 증상이나 조직 침습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장에서 CRE가 검출되더라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반면 감염은 균이 체내에서 증식하며 질병을 일으킨 상태를 말한다. 

감염 여부는 증상과 진찰 결과, 검체검사 등을 종합해 의료진이 판단한다.

 

이러한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증상이 없는 CRE 보균자에게는 일반적으로 균을 없애기 위한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은 내성균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균 상태라고 해서 감염예방 관리까지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증상이 없는 보균자도 의료기관 안에서 다른 환자에게 균을 전파할 수 있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접촉주의와 격리 등 필요한 조치를 시행한다.

 

환자나 보호자가 CRE 검출 사실을 통보받았다면 현재 상태가 보균인지 감염인지, 치료가 필요한지, 어떤 감염예방 조치를 지켜야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전국 21개 병원 조사…CRE 보균율 1.79%로 가장 높아

연구진은 2024년 4월과 7월, 10월, 2025년 1월 등 네 차례에 걸쳐 전국 21개 병원의 입원환자를 조사했다.

 

총 4만 9,651명의 조사 자료에서 주요 다제내성균 보균자는 3,226명으로 시점유병률 6.50%, 감염자는 709명으로 1.43%였다.

 

균종별 보균 시점유병률은 CRE가 1.79%로 가장 높았으며, 반코마이신내성 장알균(VRE) 1.73%, 메티실린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1.59% 순이었다.

 

실제 감염 시점유병률은 MRSA가 0.53%로 가장 높았고, CRE 0.30%, VRE 0.23%,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MRAB) 0.22%, 다제내성 녹농균(MRPA) 0.15% 순이었다.

 

시점유병률은 조사한 특정 시점에 입원해 있던 환자 가운데 해당 균을 보유하거나 감염된 환자의 비율을 의미한다. 전 국민의 감염률이나 병원에 입원한 뒤 새로 감염될 확률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보균과 감염 현황, 감염 환자의 임상 경과, 의료비용, 최근 감시 건수 변화 등을 종합해 CRE를 최우선 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어 VRE와 MRAB가 높은 관리 우선순위를 보였다.

 

CRE 감염 환자 30일 사망률 16.9%…직접 사망률과는 구분해야

연구에서 CRE 감염 환자의 30일 사망률은 16.9%로 나타났다.

 

다른 주요 다제내성균 감염 환자의 30일 사망률은 VRE 18.6%, MRSA 12.4%, MRAB 10.9%, MRPA 6.5%였다.

 

이 수치는 감염이 확인된 환자 가운데 30일 이내 사망한 비율을 의미한다. CRE 감염으로 인해 직접 사망한 환자의 비율을 산출한 결과는 아니다.

 

중증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는 감염 여부와 별개로 사망 위험이 높을 수 있다. 

다른 병원체에 의한 감염이 함께 발생한 경우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질병관리청 역시 이번 연구에서 다제내성균 감염 자체에 의한 기여 사망률을 별도로 평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CRE 감염 환자의 30일 사망률 16.9%를 모든 CRE 감염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거나, CRE 감염 자체의 치명률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번 조사는 일부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균종별 사례 수에도 제한이 있어 결과를 모든 의료기관으로 일반화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

 

감염 환자 의료비용 중앙값 4,600만 원…입원기간은 60일

CRE 감염 환자의 의료비용 중앙값은 4,6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입원기간 중앙값은 60일이었다.

 

중앙값은 환자별 수치를 크기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해당하는 값이다. 

모든 CRE 감염 환자가 4,600만 원의 진료비를 부담하거나 60일 동안 입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연구에서 제시한 의료비용은 환자의 직접 의료비용으로, 환자가 실제로 납부하는 본인부담금과는 구분해야 한다.

 

입원기간과 의료비용에는 환자의 기존 질환과 중증도, 감염 이외의 치료 과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수치 전체를 CRE 감염 때문에 추가로 발생한 비용이나 입원기간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연구에서 CRE 보균 또는 감염 환자 중 6개월 이내 균이 소실돼 감염관리 조치가 해제된 비율은 51.4%로 조사됐다. 

이는 나머지 환자가 모두 6개월 이후에도 감염 증상을 겪었다는 뜻은 아니며, 보균 상태와 감염관리 해제 여부를 구분해 이해해야 한다.

 

CRE는 어떻게 전파되나…손 위생과 의료기구 관리가 핵심

CRE는 주로 사람 간 접촉이나 오염된 의료기구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감염 환자뿐 아니라 증상이 없는 보균자도 균을 다른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인공호흡기, 소변줄, 정맥관 등 의료기구를 사용하는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 장기간 항생제 치료를 받는 환자는 CRE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CRE는 오염된 손이나 상처, 대변과의 접촉, 오염된 의료기구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CRE 감염이 흔하지 않지만, 의료기관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는 중요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CRE가 검출된 환자를 무조건 위험한 사람으로 인식하기보다,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감염관리 조치를 시행하고 환자와 보호자가 이에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와 보호자가 알아야 할 감염예방 수칙

CRE 감염을 예방하려면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환자와 보호자도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첫째, 손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환자를 만지기 전후, 화장실 이용 후, 상처나 배설물과 관련된 물품을 만진 후에는 손을 씻거나 손 소독을 해야 한다. 손에 눈에 띄는 오염물이 있다면 비누와 물로 씻는 것이 적절하다.

 

둘째, 격리병실의 출입 지침을 따라야 한다. CRE 보균자나 감염 환자에게 접촉주의가 적용되는 경우, 보호자는 병원 안내에 따라 장갑이나 가운 등 필요한 보호구를 착용하고 병실을 나올 때 정해진 절차에 따라 벗어야 한다. 보호구를 벗은 뒤에도 손 위생이 필요하다.

 

셋째, 의료기구와 환자 주변 물품을 임의로 사용하거나 다른 환자와 함께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소변줄이나 정맥관 등은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관리하고, 문제가 의심되면 직접 조작하기보다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넷째, 항생제를 임의로 사용하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 CRE 감염 치료는 원인균과 항생제 감수성 검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보균 상태라는 이유만으로 항생제를 요구하거나, 증상이 나아졌다는 이유로 처방된 항생제를 임의로 중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섯째,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재입원할 때 CRE 보균·감염 이력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이전 검사 결과와 감염관리 이력은 다음 의료기관에서 필요한 선별검사와 격리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CDC도 CRE의 의료기관 간 전파를 막기 위해 손 위생, 보호구 사용, 환경 소독, 접촉주의, 환자 전원 시 감염정보 전달을 권고하고 있다.

 

의료기관별 감염관리 여건 차이…전담인력과 격리체계 보완 필요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기관마다 감염관리 여건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21개 병원 모두 감염내과 전문의가 있었지만, 감염관리 전담의사를 별도로 배치한 병원은 1곳에 불과했다. 다제내성균 환경관리 전담인력을 배치한 기관도 1곳이었다.

 

카바페넴 분해효소를 생성하는 CP-CRE에 대해서는 참여 병원 모두 병동과 중환자실에서 격리를 시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별도의 격리 공간을 운영하는 비율은 제한적이었고, 다른 다제내성균에 대한 격리 적용 수준에도 차이가 있었다.

 

질병관리청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CRE 조기 선별검사와 격리, 환경관리 지원을 강화하고 감염관리 인력과 지역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감염관리 우선순위에서 CRE가 가장 높게 평가됐다고 해서 다른 다제내성균의 위험성이 낮거나 관리가 불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진은 균종별 질병부담과 전파 위험을 고려해 제한된 감염관리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CRE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균을 발견한 이후의 대응뿐 아니라 의료기관 내 전파를 예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별검사와 격리, 손 위생, 의료기구 소독, 환경관리, 의료기관 간 정보 공유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환자와 보호자 역시 CRE가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 지나치게 불안해하기보다 현재 상태가 보균인지 감염인지 정확히 확인하고, 의료진이 안내하는 치료와 감염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작성 2026.10.28 14:24 수정 2026.10.28 14:24

RSS피드 기사제공처 : 웰라이프타임즈 / 등록기자: 윤미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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