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 베시 지분 20%로 확대 추진…주가 10% 넘게 상승

기존 9%에서 추가 매입 계약…주식 인도는 미국 반독점 심사에 달려

2020년 시작한 하이브리드 본딩 협력, 다른 패키징 기술로 확대

20% 넘는 추가 투자·이사회 참여 계획 없어…전면 인수와 선 그어

[화담일보 = 김서율기자]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네덜란드 반도체 조립·패키징 장비업체 BE세미컨덕터인더스트리스(베시)의 지분을 약 20%로 늘리기로 했다. 지분 확대 발표 이후 베시 주가는 27일 이른 오후 기준 10% 넘게 올라 주당 160유로를 웃돌았다.

 

유로뉴스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어플라이드는 26일 늦게 베시 주식 추가 매입을 위한 신속 주식매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어플라이드는 2025년 4월부터 베시 지분 9%를 보유해 왔다. 이번 계약에 따른 주식 인도는 미국 반독점법에 따른 심사에 달려 있어, 발표한 지분 확대가 모두 완료된 상태는 아니다.

 

어플라이드는 이번 지분 보유를 장기 투자로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베시 지분을 약 20% 이상으로 늘릴 의향이 없으며, 베시 이사회에 자리를 요구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지분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되 전면 인수나 이사회 참여를 추진한다는 입장은 내놓지 않은 것이다.

 

투자 확대의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연결·패키징 기술을 들었다. 프라부 라자 어플라이드 반도체제품그룹 사장은 하이브리드 본딩과 차세대 칩 연결 방식이 에너지 효율적인 AI 연산에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지분 확대 이유를 설명했다. 베시와의 전략적 협력도 더욱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2020년부터 하이브리드 본딩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 이 기술은 미세한 납땜 돌기 없이 칩을 직접 연결해 더 촘촘하게 쌓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차세대 AI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양사는 지난 10월 1일 공동 성명을 통해 협력 범위를 다른 패키징 기술로 넓혔다. 베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어플라이드의 새 연구개발 거점인 EPIC센터의 혁신 파트너로 참여하기로 했다. 당시 라자 사장은 첨단 패키징이 후공정의 조립 단계를 넘어 재료공학의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리처드 블릭먼 베시 최고경영자는 센터 참여를 협력의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라고 평가했다.

 

약 20%라는 지분 목표는 네덜란드의 의무 공개매수 기준과도 거리가 있다. 네덜란드 인수 규정에 따르면 투자자가 상장사 의결권의 30%를 넘게 확보하면 회사 전체에 대한 인수 제안을 해야 한다. 어플라이드가 제시한 투자 범위는 이 기준보다 낮다.

 

전면 인수로 이어질 경우에는 중국 경쟁당국의 심사도 변수가 된다. 두 회사 모두 중국에서 상당한 규모의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플라이드의 2025년 매출 가운데 약 30%가 중국에서 발생했으며, 베시는 중국 쓰촨성 러산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어플라이드는 2021년에도 중국의 승인을 기한 안에 받지 못해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 고쿠사이 일렉트릭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베시 주가가 크게 하락한 뒤 나왔다. 베시 주가는 지난 6월 317유로로 정점을 찍은 이후 반도체주 전반의 매도 흐름 속에서 약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7일 급등에도 주가는 당시 고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작성 2026.10.28 10:51 수정 2026.10.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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