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이란 성향을 띠고 있는 예멘의 무장 조직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인프라를 겨냥한 대규모 무력 도발을 단행하며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국토의 동서 양단을 잇는 주요 원유 파이프라인 펌프 시설과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국제공항을 타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공격은 단순한 국지적 충돌을 넘어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무력 충돌의 양상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는 추세다. 후티 반군의 기습 발표가 있기 전,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동맹군은 예멘의 수도 사나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해 탄도미사일 발사대 두 기를 성공적으로 파괴했다고 밝혔다. 연합군 측의 설명에 따르면, 파괴된 발사대 중 한 기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향해 실제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사용되었으나 사우디 방공망에 의해 공중 요격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방어와 공격이 교차하는 치열한 군사적 대치가 이어지고 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당국은 후티 반군이 주장하는 석유 시설 및 공항 타격의 구체적인 피해 규모나 사실관계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후티 반군의 타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적 동맥이라 할 수 있는 석유 시설과 항만, 그리고 민간이 이용하는 공항 등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무인기(드론)와 탄도미사일을 동원한 비대칭 전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미국의 주요 중동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한 전방위적 군사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후티 반군이 이번에 타격했다고 밝힌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은 최근 뼈아픈 인명 피해를 겪은 장소이기도 하다. 이달 초 해당 공항에서는 후티 반군의 소행으로 밝혀진 공격으로 인해 무려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최근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본토 내부에서 발생한 피격 사건 중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참사로 기록되었다. 공항 측은 해당 참사 이후 복구 작업을 거쳐 지난 25일 터미널 두 곳의 운영을 간신히 재개했으나, 이번 추가 공격 발표로 인해 또다시 마비와 혼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군사적 충돌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물밑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복수의 중동 정세 전문가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른바 '메카 협정'의 주요 당사국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튀르키예), 파키스탄의 고위급 정부 인사들이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긴급 회담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중동 지역 내 군사적 충돌 방지와 다자간 역내 안보 협력 강화가 될 전망이다.
만약 이 테헤란 다자간 회담이 예정대로 성사된다면, 이는 중동 외교사에 있어 매우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과 긴밀한 군사적, 정치적 연대를 맺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한 무력 도발을 본격적으로 격화시킨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 3국과 이란이 한자리에 모이는 첫 최고위급 접촉이기 때문이다. 무력 충돌의 당사국과 그 배후 세력, 그리고 지역 내 중재 역할을 자처하는 강국들이 모이는 이번 회담의 결과에 따라, 벼랑 끝으로 내몰린 중동 정세가 극적인 평화 국면으로 전환될지, 아니면 또 다른 확전의 핑계거리가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에너지 안보와 지역 평화라는 두 마리 토끼가 벼랑 끝에 서 있다. 무력 보복의 악순환이 임계점을 넘어선 상황에서, 총구의 방향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열쇠는 다자간 외교 테이블에 놓여 있다. 국제 사회는 중동의 지정학적 화약고가 폭발하지 않도록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외교적 중재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