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년 전 조선의 효명세자가 어머니 순원왕후를 위해 마련했던 왕실 잔치가 가을 단풍이 물든 창덕궁에서 다시 펼쳐진다. 당시 잔치가 열렸던 창덕궁 후원 연경당에서 궁중 의례와 전통무용을 재현하는 공연이 마련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부설 세계민족무용연구소와 함께 11월 3일과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창덕궁 후원 연경당에서 ‘조선 순조 무자년 연경당 진작례’ 복원 공연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효명세자가 어머니를 위해 마련한 1828년 왕실 잔치
이번 공연의 역사적 배경은 1828년(순조 28) 음력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효명세자는 어머니 순원왕후의 40세 탄신을 기념하기 위해 창덕궁 연경당에서 궁중 연향을 열었다.
이때 거행한 의식이 ‘진작례(進爵禮)’다. 진작례는 왕실의 특별한 날 신하들이 임금에게 술과 음식을 올리고 예를 표하던 의식이다.
이번 공연은 당시 궁중 연향의 절차와 내용을 기록한 『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를 근거로 고증하고 복원했다.
의궤는 왕실의 주요 행사와 의식 절차를 기록한 문헌이다. 이번 복원 공연에서는 기록으로 전해지는 궁중 연향을 실제 공간에서 살펴볼 수 있다.

공연 장소인 연경당은 1828년 진작례가 실제로 열렸던 곳이다. 198년 전 행사의 역사적 장소에서 당시의 궁중무용을 재현한다는 점이 이번 공연의 특징이다.
나비가 날고 꾀꼬리가 춤추듯…궁중무용 10종 재현
이번 공연에서는 『순조무자진작의궤』에 기록된 17개 정재 종목 가운데 10개를 선보인다.
정재(呈才)는 궁중의 잔치와 의례에서 공연하던 춤과 노래를 뜻한다.
재현 종목은 첩승무(疊勝舞), 무산향(舞山香), 최화무(催花舞), 향령무(響鈴舞), 춘광호(春光好), 망선문(望仙門), 공막무(公莫舞), 영지(影池), 춘앵전(春鶯囀), 박접무(撲蝶舞)다.
이 가운데 ‘박접무’는 화창한 봄날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나비의 모습을 춤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금빛 날개를 너울거리며 노니는 나비의 움직임을 궁중무용으로 나타낸다.
‘춘광호’는 봄날 아침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는 궁궐의 모습을 왕권의 영화로움에 빗대고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춤이다.
‘망선문’은 학을 타고 내려오는 신선의 상징을 표현하며 연회의 막을 여는 춤이다.
관람객은 궁중무용의 동작과 의상, 의례에 담긴 상징을 연경당의 건축 공간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세계유산 창덕궁에서 만나는 조선왕조의궤
이번 공연은 세계유산 창덕궁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의궤를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창덕궁은 조선 왕실의 생활과 정치, 의례가 이뤄졌던 궁궐이다. 특히 후원은 자연 지형과 전통 건축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진작례 복원 공연은 문헌에 남은 궁중 의례를 무대에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의식이 열렸던 장소와 연결해 보여 준다.
국가유산청은 관람객들이 궁중 의례의 모습과 전통무용의 예술적 가치를 이해하고, 창덕궁과 조선왕조의궤가 지닌 문화유산의 의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월 3~4일 오전 11시…후원 입장료는 별도
공연은 11월 3일 화요일과 4일 수요일, 이틀 동안 오전 11시에 열린다.
창덕궁 후원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다만 창덕궁 후원 입장료는 별도로 내야 한다.
공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창덕궁관리소(02-3668-2300) 또는 세계민족무용연구소(02-746-9344)로 하면 된다.
가을 단풍이 물든 창덕궁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1828년 효명세자가 마련한 왕실 잔치의 춤과 의례를 당시의 장소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