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셈틀'이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어 문법 구조를 완벽하게 반영한 독자적인 프로그래밍 언어 ‘훈민정음’과 전용 개발 환경인 ‘훈민정음 IDE’를 세상에 선보였다.
이번에 베일을 벗은 훈민정음은 코드를 읽는 것만으로도 수행하는 작업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개발 과정에서 언어의 장벽을 낮추고 누구나 쉽고 직관적으로 다룰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취지에서 본격적으로 출발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오현우 셈틀 대표는 대전동신과학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하고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에 재학 중인 인재다. 오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 자신이 일상에서 쓰고 말하는 모국어로 프로그램을 직접 작성하고 싶다는 열망에서 이 언어의 설계를 시작했다.
자작 언어로 코드를 짜고 화면에서 실행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며 개발의 재미를 느꼈던 경험은 그를 다양한 경진대회 수상으로 이끌었다. 메타버스 개발자 경진대회 최우수상부터 애플 스위프트 스튜던트 챌린지 디스팅기시드 위너 선정, 파리 글로벌 해커톤 입상까지 화려한 이력을 쌓아 올린 그는 마침내 학창 시절의 꿈을 현실로 완성했다.
훈민정음의 핵심 철학은 한국어의 자연스러운 문장 구조를 프로그래밍 코드에 그대로 녹여내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버튼의 내용은 ‘관람 신청’이고, 누르면 관람 신청하기를 실행한다"와 같은 문장형 코드를 작성하면, 별도의 복잡한 구문 해석 없이도 실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으로 곧바로 구동된다.
고교 시절 간단한 앱 내부에서 작동하던 실험적 언어는 4년이라는 세월 동안 고도화를 거쳐 실제 상용 프로그램을 구축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진화했다. 과거 다른 프로젝트에 집중하느라 잠시 개발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단순한 코딩 능력을 넘어선 본질적인 차별점을 고민한 끝에 이 프로젝트를 완수하게 되었다.
특히 셈틀은 이 언어의 실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실제 상용 서비스 개발에도 훈민정음을 적극적으로 적용했다. 여행지의 실시간 현황을 현지 거주자와 연결해 답을 얻는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현문현답’은 이용자가 마주하는 화면 인터페이스부터 백엔드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서버 로직까지 모든 코드가 훈민정음 언어로 작성되었다. 아울러 코드를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변환하는 컴파일러 역시 자체 기술력으로 처음부터 다시 구축하여 철저한 교차 검증 자료와 함께 공개했다.
개발 도구 측면에서도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함께 배포된 전용 IDE를 이용하면 개발자가 코드를 입력하는 동시에 화면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미리 확인하고 곧바로 실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 모바일 앱은 물론이고 일반 컴퓨터 프로그램과 대규모 서버 시스템까지 유기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셈틀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언어 본문과 전용 개발 도구 외에도 상세한 사용 안내서와 개발자 세션 영상을 함께 지원하며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오 대표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본질적인 이유가 백성 누구나 쉽게 익혀 일상에서 편하게 쓰도록 하는 데 있었다며, 이 이름을 사용하는 이상 그에 걸맞은 명확한 기준과 철학을 끝까지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글이라는 상징성 하나에만 기대지 않고, 초심자들이 마주하는 진입 장벽을 낮추며 오류를 신속하게 보완하여 매일 손에서 떠나지 않는 실용적인 제품으로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26년 5월에 설립된 소프트웨어 기업 셈틀은 대전 서구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감각적인 AI 작업 공간 ‘마디’, 협업 운영 시스템 ‘모조리’, 공간 컴퓨팅 프로젝트 ‘셈틀 스페이스’ 등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한글 프로그래밍 언어 훈민정음 역시 ‘셈의 틀을 깨다’라는 기업 비전의 연장선상에 있다.
학창 시절의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한 도전이 이제는 수많은 개발자 지망생과 실무자들에게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자 또 다른 시작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