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성급한 수수료 상한제보다 공정한 가격경쟁 회복에 나서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부와 국회에 요구

국회, 성급한 수수료 상한제보다

공정한 가격경쟁 회복에 나서라

 


 

▶최혜대우 요구, 플랫폼 간 수수료·가격경쟁 제한…소비자 부담 우려

▶수수료 상한제만으로 비용 전가 차단 어려워…상한의 합리성 검증해야

▶소상공인 부담 완화 위한 규제, 소비자‧라이더에 또 다른 부담 전가 우려

▶최혜대우 요구 규제·거래조건 투명화 위한 온라인플랫폼법 입법 나서야

 

국회에서 배달플랫폼의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광고비 등에 상한을 설정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9월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관련 법안의 상정이 불발됐으나, 국정감사 이후 재논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과도한 플랫폼 이용 비용을 완화하려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수수료율을 법률로 제한하는 것만으로 불공정한 거래구조를 개선하고,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실질적인 부담까지 완화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배달플랫폼 시장의 핵심 문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우월한 지위를 바탕으로 입점업체의 거래조건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반면, 플랫폼 간 수수료‧가격경쟁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구조에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를 대상으로 심의해 온 ‘최혜대우 요구’ 혐의는 이러한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최혜대우 요구’란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다른 플랫폼과 동일하거나 더 유리한 가격‧거래조건을 자신에게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행위다. 이러한 요구가 작동하면 입점업체는 수수료가 낮은 플랫폼에서 더 저렴한 메뉴가격을 제시하기 어려워지고, 플랫폼의 수수료 인하 유인도 약화된다.

그 결과 플랫폼은 충분한 경쟁 압력 없이 높은 수수료율을 유지하기 쉬워진다. 또한 입점업체는 일부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 부담을 해당 플랫폼의 메뉴가격에만 반영하기 어려워, 이를 전체 메뉴가격에 분산하여 반영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높은 수수료는 입점업체의 수익성 악화뿐 아니라 외식가격 상승을 통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최혜대우 요구와 같은 경쟁제한 행위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제 없이 수수료율만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접근으로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기 어렵다.

 

그동안 정부와 국회는 상생협의체 운영과 입법 등을 통해 배달플랫폼 수수료 부담 완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관련 논의는 주로 플랫폼과 입점업체 사이의 직접적인 비용 조정에 집중되어 왔다. 배달플랫폼은 소비자, 입점업체, 배달종사자, 플랫폼 사업자가 연결된 다면시장으로, 어느 한 주체의 부담을 줄이면 다른 주체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수수료 상한제 도입 논의가 메뉴가격과 배달비, 무료배달 및 할인 혜택, 외식 물가와 전체 수요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수수료 상한제는 입점업체에 부과하는 특정 비용을 제한할 뿐, 배달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비용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플랫폼이 광고상품이나 서비스 구성, 쿠폰 정책을 변경하거나 소비자 배달비와 멤버십 요금을 조정해 수익을 보전한다면 부담은 다른 형태로 이전될 수 있다. 비용 전가를 금지하더라도 복잡한 거래구조에서 우회적인 비용 이전을 확인하고 규율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불공정한 거래구조를 그대로 둔 수수료 상한제는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비용 부담 완화라는 입법 목적조차 충분히 달성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나아가 수수료 상한제는 본질적으로 가격 상한을 설정하는 규제인 만큼, 국가가 어떤 경제적 근거로 적정한 상한을 설정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일부 법안에서 제시하는 주문금액 대비 일정 비율이 실제 비용구조와 시장 경쟁상황, 입점업체의 부담 능력, 소비자 후생과 사회적 효율성 등을 반영한 합리적인 기준인지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주문금액에 연동되는 중개수수료와 이동 거리·배달시간·지역별 수급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배달비는 비용 발생 구조부터 다르다. 서로 다른 비용에 일률적인 상한을 적용하는 방식이 다양한 거래조건을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수수료 규제에 따른 부담이 배달종사자와 소비자에게 이전될 가능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배달비는 실제 배송에 필요한 물류비용으로 배달종사자의 보수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배달비까지 상한에 포함할 경우, 플랫폼 사업자는 배달종사자의 보수를 조정하거나 소비자 배달비 인상, 무료배달 혜택 축소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는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를 위해 배달종사자와 소비자에게 부담을 이전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소비자의 이용 감소가 입점업체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면, 소상공인을 위한 본래의 입법 목적에도 어긋날 수 있게 된다.

 

물론 국가가 시장의 불공정한 가격 결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경쟁을 제한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비용을 부당하게 전가한다면 규제와 법적 제재를 통해 시장의 실패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국가가 가격의 상한을 직접 설정하는 것과 공정한 가격경쟁이 이루어지도록 거래질서를 개선하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입법의 우선적인 목표는 특정 수수료율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높은 수수료율가 유지되는 경쟁제한적 거래구조를 개선하고 소비자와 입점업체 등이 합리적인 가격과 거래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혜대우 요구 등 시장지배적 온라인플랫폼의 불공정행위를 실효적으로 규율하는 온라인플랫폼법 입법이 필요하다. 일정한 시장 영향력을 가진 주요 사업자를 객관적인 기준으로 사전에 지정하고, 부당한 최혜대우 요구와 거래조건 강요, 자사우대 등 경쟁제한 행위를 신속하게 규율해야 한다. 또한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광고비·배달비 등 주요 비용의 분담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입점업체의 독립적인 가격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 소비자 역시 플랫폼별 메뉴가격과 배달비, 할인 혜택을 포함한 최종 결제금액을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공정한 가격경쟁을 통한 수수료 부담 완화와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정부와 국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충분한 경제적 분석과 소비자 영향에 대한 검증 없이 성급하게 수수료 상한제 입법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상한 설정의 합리적 근거와 규제 대상 비용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 가격과 배달비, 배달종사자의 보수, 시장 경쟁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둘째, 공정위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 등 관련 혐의를 신속하고 엄정하게 심의하고,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실효성 있는 제재와 재발 방지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입점업체의 가격결정권과 플랫폼 간 가격경쟁을 제한하는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정부와 국회는 사전지정제를 포함한 온라인플랫폼법 입법을 통해 시장지배적 플랫폼의 불공정행위를 규율하고, 거래조건과 비용 부담 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 대표의 입법 논의 참여를 확대하고, 소비자가 부담하는 실질적인 총비용을 기준으로 정책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는 중요한 민생 과제다. 그러나 이를 위한 규제가 소비자 부담 증가나 시장 경쟁의 위축으로 이어진다면 본래의 정책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 국회가 우선해야 할 일은 수수료의 적정 수준을 시장 대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지배적 플랫폼의 불공정행위를 바로잡고 공정한 가격경쟁이 이루어지는 시장질서를 마련하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정부와 국회가 성급한 수수료 상한제의 입법을 재검토하고, 공정한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면서 소비자와 입점업체 모두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온라인플랫폼법 입법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작성 2026.10.12 12:15 수정 2026.10.12 12:15

RSS피드 기사제공처 : 한국데이터뉴스 / 등록기자: 한국데이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