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중국 접경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강타한 대홍수로 수력발전소 작업자들이 터널에 갇혀 구조 당국이 매몰된 터널에 구멍을 내고 공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터널 안에 100여명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네팔을 비롯해 인도와 중국의 전문 구조팀까지 가세해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FP·EFE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군 구조대는 전날 밤 중부 바그마티주에 있는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의 토사 매몰 터널 상부를 드릴로 뚫는 데 성공했다.
구조 당국은 확보한 구멍에 파이프를 연결해 터널 내부로 공기를 불어넣는 한편 카메라와 산소 공급 장비를 투입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단 구룽 네팔 내무부 장관은 작은 구멍을 통해 이미 공기를 공급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굴착에 들어간 뒤 구조대원들을 터널 내부로 진입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팔 에너지부 역시 굴착 과정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며 터널 내부 상황과 생존자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넣고 산소를 공급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네팔군 62명과 경찰 20명 등 82명으로 꾸려진 합동 구조대가 투입됐다. 이들은 파이프를 통한 공기 공급과 내부 촬영을 병행하면서 입구와 터널 안을 가득 메운 진흙을 걷어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네팔 당국은 홍수 피해를 본 수력발전소 등 11곳 이상의 현장에서 최소 933명의 작업자가 실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 100여명은 터널 내부에 고립됐지만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구조 당국은 트리슐리 3A와 트리슐리 3B 수력발전소를 중심으로 구조 인력과 장비를 집중하고 있다.
비라지 박타 슈레스타 네팔 에너지부 장관은 여러 터널에서 동시에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기상 여건이 좋지 않고 현장 상황도 극도로 열악하지만 구조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구조에는 네팔뿐 아니라 인도와 중국의 터널 구조 전문가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인도는 좁은 갱도와 터널을 기어서 진입하는 데 숙련된 이른바 '쥐구멍'(rat-hole) 광부 등을 포함한 전문 구조요원 11명을 네팔에 급파했다. 이들은 히말라야 산악지역에서 발생한 고난도 터널 사고 구조 경험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역시 터널 구조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구조팀을 현지에 보냈다고 중국중앙TV(CCTV)가 보도했다.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고산지대에서 조난 등반객 구조 경험을 쌓아온 네팔 산악 구조 전문가들도 피해 현장 곳곳에 투입돼 실종자 수색을 벌이고 있다.
툴 싱 구룽 네팔전국산악가이드협회 회장은 산악지대의 위험한 장소에 고립된 사람들을 구조한 경험이 있다며 이 같은 기술과 경험이 이번 수색·구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구조대원들이 마주한 현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홍수와 산사태가 쓸고 간 발전소 주변과 터널은 엄청난 양의 토사와 진흙으로 뒤덮여 있다. 구조대원들은 몸이 진흙에 깊숙이 빠지는 상황에서도 기어가며 실종자를 찾고 있다.
무려 18시간 동안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인 뒤 교대한 네팔 구조대원 카완 코이랄라는 AFP에 현장이 온통 진흙으로 뒤덮여 있다며 네팔에서 여러 차례 홍수를 경험했지만 이번과 같은 상황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구조 작업이 자신에게도 큰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