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28일 본부 대회의실에서 성희롱 예방교육과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은 법정교육연구소 김범일 대표가 맡았다.
이날 장애인식개선교육은 단순히 장애에 대한 편견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재난과 안전을 담당하는 소방조직에서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실제 현장 대응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소방에서 장애인식개선이 중요한 이유
소방공무원에게 장애인은 함께 일하는 동료이면서 동시에 화재·구조·구급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시민이다. 따라서 장애인식개선은 조직문화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재난안전과 연결되는 현장 과제이기도 하다.
같은 재난이라도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위험을 인지하고 대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각장애인은 주변 상황과 장애물 위치를 음성으로 안내받아야 할 수 있고, 청각장애인은 음성 경보만으로 위험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동에 제약이 있는 사람은 일반적인 대피 동선만으로 안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장애인이니까 도와준다’에서 한 걸음 더
김범일 대표는 이날 장애인을 일방적으로 보호받거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인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장애 여부만 보고 지원방식을 미리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받고 의사소통하며 이동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같은 장애유형이라도 사람마다 필요한 지원 방식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권리와 선택을 가진 시민으로 바라보는 문제와 연결된다. 필요한 도움은 제공하되 당사자의 의사와 상황을 먼저 살피는 태도가 장애인식개선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인식의 변화가 재난현장 대응을 바꾼다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은 실제 재난현장에서 필요한 대응을 놓치게 할 수 있다. 반대로 장애인의 의사소통 방식과 이동 특성,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면 신고 접수부터 현장 안내, 대피와 구조 과정까지 보다 세밀한 판단이 가능하다.
소방조직에서 장애인식개선교육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시간을 채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누구도 정보와 구조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대응하는 역량으로 이어져야 한다.
조직 안에서도 ‘똑같이 대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장애인식개선은 재난현장뿐 아니라 조직 안의 관계에도 적용된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업무 가능성을 미리 제한하는 것도 문제지만, 필요한 편의와 지원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두에게 동일한 조건만 요구하는 것 역시 적절한 접근이라고 보기 어렵다.
장애인의 권리를 존중한다는 것은 특별대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업무와 사회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건을 살피는 데 가깝다.
이날 함께 진행된 성희롱 예방교육 역시 구성원의 존엄과 권리를 존중하는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다뤘다. 주제는 다르지만 상대방을 고정관념이나 대상화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두 교육이 맞닿아 있다.
장애인식개선교육의 성과는 교육을 몇 시간 받았는지보다 현장에서 사람을 바라보는 기준과 대응 방식이 달라지는지에서 확인된다. 소방의 장애인식개선 역시 결국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서 출발해 “재난현장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로 이어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