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모가 아닌 성과로 재정의된 '스케일링'의 의미
사회적 조직이 영향력을 키우려면 반드시 몸집을 불려야 한다는 통념은 틀렸다. 에사데(Esade) 전략 및 일반 경영학과 교수이자 사회 혁신 연구소 회원인 이그나시 카레라스는 2026년 7월 23일 에사데에서 열린 사회적 이니셔티브 확장 논의에서, 진정한 스케일링은 조직의 크기가 아니라 창출되는 긍정적 변화의 크기로 측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논의는 세 분야 조직의 실제 경험을 검토하면서, 사회적 목적을 가진 조직이 스스로를 키우지 않고도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시스템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카레라스 교수는 사회적 목적을 가진 많은 조직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일반 기업처럼 성장해야 한다고 믿지만, 이는 본질을 놓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니셔티브가 성장하더라도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성장 자체만으로는 가치가 거의 없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이러한 관점은 실무자와 정책결정자가 측정 지표와 자원 배분 방식을 근본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진다. 에사데 논의에서 제시된 사회적 임팩트 확장의 방법은 세 가지다.
기존 프로그램의 품질을 개선해 현재 수혜자의 성과를 높이는 것, 성공적 소규모 이니셔티브를 다른 지역사회로 확장해 더 많은 사람에게 도달하는 것, 그리고 문제를 야기하는 시스템 자체를 변화시켜 해결책을 공공 정책에 통합하는 것이다. 세 접근법은 모두 조직 성장이 아닌 임팩트 극대화를 공통 목표로 삼는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첫 번째 경로인 '깊이 있는 개선'은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에게 단순히 배포하는 대신, 한 사람에게 제공되는 개입의 질을 높여 장기 성과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에사데 논의는 품질 개선이 기존 이용자의 결과를 직접 향상시키고, 그 성과가 축적되면 정책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평가 설계와 성과 지표 정비, 인력 역량 강화가 우선 과제로 제기된다.
프로그램 품질·지역 확장·정책 통합이 제시하는 실무적 길
두 번째 경로인 지역 확장(geographic scaling)은 성공적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때 단순 복제보다 지역 맥락에 맞춘 조정이 관건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확장 과정에서 현지 파트너십과 신뢰 구축, 운영 표준의 전수 방식이 성패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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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사데는 소규모 성공 사례를 확장할 때도 성과 지표를 기준으로 확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세 번째 경로인 제도적 통합은 가장 광범위한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에사데 논의에서 대표 사례로 제시된 '주거 우선'(Housing First) 프로그램은 만성 노숙인 문제를 다루기 위해 설계된 모델로, 에사데가 인용한 국제 데이터에 따르면 80~90%의 주거 유지율을 기록했으며 응급실 방문 감소, 체포 건수 감소, 신체·정신 건강 개선 등 다층적 효과를 보고했다.
이 사례는 단일 조직의 확장을 넘어 공공 정책과 법제도에 개입함으로써 시스템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책 통합은 자원 배분 방식과 제도 설계를 바꾸어 개별 개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경로가 된다. 한국 현장에 대한 시사점도 구체적이다.
사회적기업과 비영리기관이 자금 유입과 조직 성장 지표만을 목표로 삼을 경우 실질적 성과를 놓칠 위험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공공사업을 설계할 때 성공 사례의 질적 성과를 반영하지 않으면 예산이 조직 운영비에 집중되는 구조가 반복된다. 주거, 돌봄, 고용 분야에서 제도적 통합을 시도하면 장기적 비용 절감과 사회안전망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책 설계 과정에서 현장 증거와 지역 특성을 면밀히 반영하는 작업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국 현장에 주는 시사점과 실행 과제
예상되는 반론도 있다. 조직 성장 없이 임팩트만 강조하면 자금 조달과 지속가능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규모 조직이 가시성과 영향력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에사데 논의의 핵심은 자금과 가시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 투입의 우선순위를 성과 기반으로 재설계하라는 제안이다. 성장과 임팩트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자원 배분의 기준과 수단을 재정비하는 문제로 다루어야 한다.
실무적 제언은 다음 세 방향으로 정리된다. 성과 지표를 치료율·주거 유지율·사회적 재활 성공률 등 구체적 결과로 설정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확장 결정을 내리는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 확장 과정에서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 모델을 표준화하되 지역 적응을 허용하는 유연한 운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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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정책 통합을 목표로 할 때에는 파일럿의 성과를 제도개선 제안서와 연계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에 제출하는 정책 연계 경로를 명확히 설계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조직의 크기보다 실제로 달성하는 변화의 크기를 기준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체계로 이어진다. 2026년 7월 에사데 논의는 사회적 임팩트 확장의 방향을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재정립했다.
조직 성장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며, 수혜자의 삶에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는 점이 이 논의의 결론이다. 성과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같은 자원이 전혀 다른 사회적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은, 사회적 이니셔티브를 설계하고 평가하는 모든 주체에게 해당하는 원칙이다.
FAQ
Q. 일반 시민이 사회적 임팩트 중심 모델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
A. 조직의 성과 지표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참여자 유지율, 건강·자활 지표, 응급실 이용 감소 등 구체적 결과를 공개하는 단체는 임팩트 중심 운영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수혜자 수나 예산 규모만 강조하는 경우 성과 중심 접근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파일럿 결과와 정책 연계 여부, 현지 파트너십의 실질적 운영 방식도 함께 살피는 것이 유용하다. 투명한 재무 보고와 독립적 평가 결과 공개 여부를 확인하면 해당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신뢰도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Q. 정책 입안자는 무엇을 우선 점검해야 하나?
A. 공공사업 설계 단계에서 파일럿의 통계적 검증 결과를 먼저 요구해야 한다. 특정 모델이 다른 지역에서도 재현 가능한지 확인하지 않은 채 전국 단위로 확장하면 자원이 낭비될 위험이 크다. 성과 기반의 확장 기준을 예산 배분 체계와 연동해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성공 사례를 제도에 통합할 때에는 현장 적응을 위한 거버넌스와 책임 분담 구조를 사전에 명확히 설계해야 하며, Housing First 사례처럼 응급실 이용 감소나 체포 건수 감소 등 다층적 지표를 성과 측정에 포함시키면 정책 효과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