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줄이겠다"는 시장 vs "줄이지 마라"는 의회… 울산시의회의 기이한 '셀프 독점 수호'

- 시민공론화·감사위·노동위… 단체장의 '지방권력 내려놓기' 개혁 조례 3건 전격 부결

- "행정 견제와 감시" 목놓아 외치던 지방의회, 정작 권력 분산·투명 행정엔 "부결" 폭주

- 시장실 CCTV·공개 행정에 "관종" 폄훼… 당리당략에 갇힌 풀뿌리 민주주의의 민낯


"제 권한을 깎겠습니다"라는 시장, "안 된다"며 몽니 부리는 의회

정치학 교과서가 통째로 뒤집혔다. 행정 권력의 독점을 막고 집행부를 감시해야 할 지방의회가, 도리어 권력을 내려놓고 행정을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단체장의 발목을 잡아채는 희대의 정치가 울산에서 벌어지고 있다.


울산광역시 김상욱 시장이 제출한 핵심 개혁 조례안 3건이 최근 울산시의회에서 일제히 '부결' 처리됐다. 부결된 조례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단체장이 자신의 무소불위 권한을 내려놓고 주민과 외부 독립 기관에 권력을 분산시키겠다는 안건들이었기 때문이다.


시정 독단을 막고 주민 의견을 묻겠다는 '시민공론화 조례', 시장 직속 감사관실의 한계를 넘어 스스로 감사를 받겠다는 '독립 감사위원회 설치 조례', 시장의 입맛에 맞는 노동특보 대신 사회적 대화를 이끌 '독립합의제 노동위원회 조례'까지. 셋 모두 단체장이 자신의 재량권을 스스로 제한하고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일반적인 지방정치 지형이라면 의회가 손뼉을 치며 환영하고, 오히려 한 걸음 더 나아간 감시책을 요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울산시의회의 선택은 '전원 부결'이었다. 단체장이 권력을 내려놓겠다는데, 의회가 나서서 "시장 권한을 유지하라"며 막아선 꼴이다.


"행정하는 자는 감추려 하고, 의회는 공개하라고 싸우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구도다. 그러나 울산에서는 시장이 시장실에 CCTV를 달고 권한을 내놓겠다는데, 의회가 아침 일찍 몰려와 '관종이다', '6개월간 가만히 있으라'며 고함치는 기이한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견제와 감시'라는 탈을 쓴 기득권 독점의 탐욕

정치부 기자의 시선으로 본 이 비이성적 거부권 행사의 본질은 명확하다. 바로 '기득권 유지를 위한 당리당략'과 '시정 혁신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이다.


현재 울산시의회는 전체 22석 중 여당(국민의힘)이 15석을 차지하는 압도적 여대야소 구도다. 의회가 행정 투명화 조례를 부결시킨 진짜 이유는 단체장의 성과를 저지하고, 기존의 비공식적 권력 밀거래 구도를 유지하려는 정치적 셈법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시민공론화 기구가 생겨 주민들이 직접 시정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시의원 자신들이 누려온 '주민 대표성 독점'과 '지역구 이권 개입'의 입지가 줄어든다. 독립된 감사위원회와 노동위원회가 작동하면 정치적 로비나 밀실 협상의 여지가 사라진다. 즉, 행정이 투명해질수록 정파적 이익을 취하기 어려워지는 지방의원들의 보신주의가 '반대를 위한 반대'로 폭주한 것이다.



'관종' 프레임 뒤에 숨은 무능… 풀뿌리 민주주의의 위기

더욱 가관인 것은 의원들의 태도다. 시의원들은 시장실로 몰려가 "시장 된 지 얼마 됐다고 개혁을 얘기하느냐", "6개월은 가만히 있으라"며 대놓고 면박을 줬다. 소통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행정을 두고 '유튜브 정치', '관심종자(관종)'라며 저급한 비하를 서슴지 않았다.


이는 혁신에 대한 공포감의 다른 표현이다. 단체장이 기존 틀을 깨고 주민과 직접 소통하며 행정 혁신을 드라이브하자, 자신들의 무능과 권위주의가 폭로될까 두려워 프레임 씌우기로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이 지났건만,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이어야 할 지방의회가 도리어 개혁의 발목을 잡는 '괴물'이 되어버렸다. 주민의 알권리와 참정권을 짓밟고 자신들의 기득권 울타리를 치는 지방의회, 과연 이들은 누구를 위해 봉사하는 존재인가.



유권자의 서슬 푸른 심판만이 답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주인은 의회의 의장도, 정당의 깃발도 아닌 오직 '지역 주민'이다. 단체장의 권력 자진 축소안마저 부결시키며 투명 행정을 막아선 울산시의회의 이번 폭거는 지방자치 역사에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 지역 혁신을 가로막고 주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지방의원들에게 유권자들이 보여줄 수 있는 답은 하나뿐이다. 주민의 이익보다 당리당략을 우선시하는 구태 정치인들을 향한 서슬 푸른 표심의 심판이며, 과연 지방의회가 필요한가에 대한 의구심을 강하게 남겼다.


작성 2026.07.21 23:17 수정 2026.07.2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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