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나의 삶은 나에게 이르는 길이다

고석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다. 하나의 길을 향한 시도이며, 하나의 오솔길에 대한 암시다. 일찍이 그 누구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었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애쓴다. 어떤 이는 어둡게, 어떤 이는 더욱 밝게, 모두가 저마다 할 수 있는 만큼.

 

  1.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고등학교 시절, 학교가 끝나고 자취방으로 돌아오면, 무협지를 읽었다. 눈꺼풀이 무거워 더는 읽지 못할 때까지. 

 

왜 그랬을까? 나는 집이 가난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나를 견딜 수 없어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냈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시 평론집을 읽다가 시선(詩仙) 이백이 ‘자고로 문인은 협객의 꿈을 꾼다’고 했다는 구절을 읽고는 가슴이 먹먹했다.

 

 

‘아, 그랬구나! 무협지를 읽은 게 시간 죽이기가 아니라, 나의 꿈을 나름대로 실현하는 거였구나!’  

 

나는 타고나기를 겁이 많고 예민한 성격이었다. 그런데, 어린 시절을 가난한 소작농의 장남으로 보냈으니, 얼마나 가슴에 울분이 쌓였겠는가!

 

그 울분이 협객의 꿈을 꾸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칼 대신 펜을 잡게 되었을 것이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위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잘 살펴보면, 일관성 있게 한 길을 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끔 엉뚱한 길을 가는 것 같아도 결국에는 ‘하나의 길을 향한 시도이며, 하나의 오솔길에 대한 암시다.’

 

아무리 흉악한 범인도 소설, 영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면, 너무나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녀)는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무슨 과거의 업보로 저렇게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단 말인가!  

 

인간은 항상 같은 길을 가고 있다. 모두 자기에게 이르는 길이다. 내가 지금 가는 길도, 수많은 사람이 갔던 길이고, 훗날에 또 수많은 사람이 갈 길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언제나 빛나는 길 위에 있다.  

언제나 ‘영원한 현재’에 있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6.10.29 10:30 수정 2026.10.2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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