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김경진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으로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 2.50%에서 3.00%로 올린 뒤 처음 열린 결정회의다. 이번 결정에는 금통위원 7명이 모두 찬성했다. 8월 인상 당시에는 황건일 위원이 기준금리를 2.75%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불확실성 속 동결…성장 전망은 상향
금통위는 결정문에서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물가도 3% 내외의 높은 오름세를 보이는 데다 금융안정 측면의 위험도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동 사태와 주요국 통화·재정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대내외 위험요인의 전개 상황과 앞선 두 차례 인상의 파급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중동 사태와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미국 중간선거 이후의 정책 변화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점을 동결 배경으로 들었다. 그는 8월 전망 당시보다 성장과 물가의 상방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10월 물가 동향 등 추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외 여건에 대해 금통위는 세계경제가 중동 지역의 긴장 확대에도 견조한 인공지능(AI) 투자 등에 힘입어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봤다. 다만 주요국 물가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등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확대와 주요국 금리 인상 기대 등으로 장기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고, 미국 달러화도 강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 호조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취업자 수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늘었다고 봤다. 앞으로는 반도체 경기 호조로 수출과 투자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소득 여건 개선에 따라 소비 회복세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8월 전망치인 각각 3.3%, 2.9%를 상당폭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동 사태의 전개, 반도체 경기 확장이 내수로 이어지는 정도, 국내외 금융 여건 변화 등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물가·금융안정 부담… 추가 인상 가능성 점거
물가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결정문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각각 2.9%, 2.8%로 2%대 후반을 기록했다. 일반인의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대 후반을 유지했다. 금통위는 비용 압력의 전이가 이어지고 수요 측 압력도 커지면서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봤다.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치(각각 2.7%, 2.5%)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에는 기존 전망치(각각 2.3%, 2.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와 환율 움직임, 내수 개선 속도, 임금 상승세 확산 정도는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으로 들었다.
금융시장 상황도 짚었다. 금통위는 원/달러 환율이 미국 달러화 강세에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외환 수급 개선 등으로 상당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주가는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둔화 우려 등으로 큰 폭 떨어졌다. 국고채 금리는 중동 사태 악화와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크게 올랐다가 수급 개선 기대로 상승 폭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가계대출은 기타대출이 순상환되며 감소로 돌아섰지만 주택 관련 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도 다시 커졌다. 금통위는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관련 금융불균형 위험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향후 정책 방향은 8월 결정문과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금통위는 물가·경기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 총재는 모두발언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8월 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이 제시한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 21개 가운데 16개는 당시 기준금리인 3.00%보다 높았다. 3.25%가 10개로 가장 많았고, 3.50%가 6개, 3.00%가 5개였다. 이 전망은 위원 7명이 각자 적절하다고 보는 금리 수준을 점 3개씩으로 나타낸 것이다. 한 위원이 여러 금리 수준에 점을 나눠 찍을 수 있어 점의 개수를 위원 수로 해석할 수는 없다. 조건부 금리 전망은 한국은행이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2·5·8·11월에 제시된다.
올해 남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11월 26일 한 차례다. 한국은행은 이에 앞서 27일 3분기 실질 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