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70대인데 사는 곳 따라 무료·유료…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 왜 다를까

전국 기초지자체 230곳 중 175곳 지원·55곳 미지원…거주지에 따라 접종비 부담 달라

65세 이상 지원 가장 많지만 소득·거주 조건 제각각…같은 나이에도 혜택 차이

생백신 중심 지원에 면역저하 고령자 사각지대 우려…백신 종류도 확인해야

재조합 백신은 2회 접종…접종비 부담과 지역별 지원 격차가 정책 쟁점

 

예방접종관리법 국회 통과했지만 국가무료접종 확정 아냐…대상·재원 검토 필요

 

 

같은 70대 고령자라도 사는 지역에 따라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도 있고, 접종비 전액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원 연령과 소득기준이 다르고, 일부 지역에서는 별도의 지원사업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피부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신경통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질환이다.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접종비 지원은 아직 전국적으로 통일돼 있지 않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6년 지방자치단체별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230곳 가운데 175곳(76.1%)이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자체 지원했다. 

나머지 55곳(23.9%)은 별도의 지원사업을 운영하지 않았다.

 

문제는 지원사업의 유무뿐만이 아니다. 

같은 연령이라도 소득이나 거주기간에 따라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고, 지원하는 백신 종류에 따라 실제 접종 가능 여부도 달라진다.

 

대상포진 예방접종과 상담이 진행되는 보건소의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AI 생성)

 

230곳 중 55곳은 미지원…지역별 격차 확인

김윤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지원하는 지자체 175곳 가운데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곳은 121곳(69.1%)으로 가장 많았다. 

50세 이상은 23곳(13.1%), 60세 이상은 19곳(10.9%)이었다.

 

지원 범위도 달랐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일부 주민에게만 지원하는 선별지원이 94곳(53.7%)이었고, 정해진 연령 이상의 주민 전체를 지원하는 곳은 81곳(46.3%)이었다.

 

자료: 질병관리청 제출자료를 분석한 김윤 의원실의 2026년 현황

선별지원과 연령 전체지원은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175곳을 구분한 수치다.

 

지역별 지원 현황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김윤 의원실이 공개한 2026년 지방자치단체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 현황에 따르면, 전북·충북·강원·제주·세종은 조사 대상 기초지자체 모두가 지원사업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부산은 16곳 중 4곳, 대구는 9곳 중 1곳, 대전은 5곳 중 2곳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수치는 조사 당시의 지원 현황이다.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개정이나 예산 편성에 따라 지원 대상과 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재 접종 가능 여부를 판단할 때는 최신 공고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지역이라고 해서 모든 고령자가 무료접종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연령 외에도 소득과 거주기간, 과거 접종 여부 등의 조건이 적용될 수 있다.

 

무료접종보다 중요한 질문…어떤 백신을 지원하나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정책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백신 종류다.

 

대상포진 백신은 약독화 생백신과 재조합 사백신으로 나뉜다. 

생백신은 약화한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이용해 한 번 접종한다. 

재조합 사백신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2회 접종한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에 따르면 생백신은 50세 이상 성인이 접종 대상이다. 

재조합 사백신은 50세 이상 성인뿐 아니라 질병이나 치료로 면역이 저하돼 대상포진 위험이 높은 18세 이상 성인도 접종 대상에 포함된다.

 

생백신은 면역억제 상태에서 접종이 금기일 수 있다. 

 

따라서 암 치료나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기능이 저하된 고령자에게는 백신 종류가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사업은 생백신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어, 재조합 사백신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생백신 접종이 어려운 면역저하 고령자는 거주 지역에서 지원사업을 운영하더라도 실질적인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원사업이 있는 지역에 살더라도 생백신을 맞을 수 없는 고령자가 혜택을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는 두 백신을 모두 지원하되 지원금액을 달리하고 있다. 

강원 정선군은 공식 보건소 안내에서 5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생백신은 본인부담금 2만 원, 재조합 사백신은 10만 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안내하고 있다.

 

전남 진도군도 2026년 제도 안내에서 지원 대상에 따라 생백신 무료 또는 일부 지원, 재조합 사백신 10만 원 지원 등 서로 다른 기준을 제시했다.

 

이처럼 지자체별로 백신 종류와 지원금액이 달라 단순히 무료접종 시행 여부만으로 정책의 실효성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재조합 백신은 2회 접종…비용 부담도 고려해야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2026년 10월 현재 모든 50세 이상 성인에게 국가가 일률적으로 무료 제공하는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지자체 지원 대상이 아니면 의료기관의 비급여 접종비를 부담해야 한다.

 

특히 재조합 사백신은 일반적으로 첫 접종 후 2~6개월 간격으로 두 번째 접종을 받아야 하므로, 한 번의 접종비가 아니라 전체 접종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의료기관마다 비급여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기관의 접종비를 전국 평균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비용 부담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방식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생백신 1회 접종만 지원하는 지역과 재조합 사백신 2회 접종에 일부 비용을 지원하는 지역은 실제 혜택이 같지 않다.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면 의료기관에 백신 종류와 총접종비를 확인하고, 거주지 보건소에 지원 대상과 지원금액을 함께 문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65세 이상 재진료 비율 28.8%…수치 해석은 신중해야

고령층의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 필요성을 보여주는 건강보험 자료도 공개됐다.

 

김윤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1월 대상포진으로 진료받은 65세 이상 환자 2만5500명 가운데 7351명(28.8%)이 이후 대상포진으로 다시 진료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분석 대상 7만5103명 가운데 다시 진료받은 사람은 1만8697명(24.9%)이었다. 연령별로는 75~79세의 재진료 비율이 29.78%로 가장 높았다.

 

다만 이 수치는 의학적으로 확진된 대상포진 재발률과 구분해야 한다.

 

분석에서는 2022년 1월 대상포진 진료 환자를 기준 집단으로 설정하고, 최초 진료일로부터 365일이 지난 뒤부터 2026년 1월까지 대상포진 진료기록이 다시 확인된 경우를 재발로 분류했다. 

최초 진료와 재진료에 적용한 진단코드 범위에도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이 결과를 모든 고령 대상포진 환자 10명 중 3명이 반드시 재발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고령층에서 반복적인 대상포진 진료가 확인되고 있다는 점은 예방접종 정책을 검토할 때 참고할 만한 자료다.

 

특히 대상포진은 피부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대상포진후신경통을 일으킬 수 있다. 

 

고령층의 질병 부담을 평가할 때는 단순한 환자 수뿐 아니라 합병증과 의료 이용,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살펴야 한다.

 

예방접종관리법 국회 통과…국가무료접종 결정된 것은 아냐

대상포진 예방접종의 국가 지원 여부를 검토할 제도적 환경에도 변화가 생겼다.

 

질병관리청은 2026년 10월 1일 「예방접종관리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예방접종 정책의 독립적인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국가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예방접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질병 부담과 백신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예방접종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법률안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예방접종관리법 통과가 대상포진 국가무료접종 시행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대상포진 백신을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에 포함하려면 접종 대상 연령과 고위험군, 백신 종류, 비용효과성, 재정 부담 등에 대한 별도의 검토와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이 2023년 실시한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관련 정책연구에서는 70세 이상 대상포진 생백신이 도입 우선순위 4순위로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당시 연구의 평가 결과이지, 현재의 도입 일정이나 사용할 백신이 결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으로 국가 지원을 검토할 때는 단순히 몇 세 이상에게 접종비를 지원할 것인지뿐 아니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의 접근성과 백신별 접종 횟수, 예방효과, 비용 부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65세 넘으면 무료?…거주지 보건소부터 확인해야

현재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계획하는 고령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거주지의 지원 조건을 확인하는 일이다.

 

지원사업을 운영하더라도 연령이나 소득, 거주기간에 따라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고, 지정된 의료기관에서만 지원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다음 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원 대상: 몇 세부터 지원하며, 소득이나 거주기간 조건이 있는가.

백신 종류: 생백신만 지원하는지, 재조합 사백신도 지원하는가.

지원 범위: 전액 무료인지, 일부 지원인지, 재조합 백신 2회 접종 모두 지원하는가.

접종 조건: 지정 의료기관과 사전 신청 절차가 있는지, 과거 접종력에 따른 제한이 있는가.

 

이미 대상포진을 앓았거나 과거 생백신을 접종한 사람도 예방접종을 고려할 수 있지만, 실제 접종 여부와 시기는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특히 면역저하 상태에서는 생백신 접종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무료접종 여부만 보고 백신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지자체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다.

 

같은 연령의 고령자가 거주지에 따라 다른 비용을 부담하는 현실과, 대상포진 위험이 높은 사람이 자신에게 적합한 백신을 지원받을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국가예방접종 도입 논의에서도 지역 간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고위험군의 접종 접근성과 백신 선택권을 어떻게 보장할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작성 2026.10.24 12:54 수정 2026.10.2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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