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백서윤기자] 감염병 정보를 검증할 때 정부의 안건 제안과 학계의 과학적 판단을 분리하는 협력체계가 추진된다. 질병관리청이 공중보건상 검토가 필요한 사안과 자료를 제시하면, 대한예방의학회가 독립적으로 구성한 전문가들이 근거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예방의학회는 23일 ‘감염병 정보 팩트체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부정확하거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감염병 정보에 대해 전문적인 검증을 수행하고 국민에게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양 기관은 감염병 정보 팩트체크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검증 주제에 맞춰 관련 분야 전문가 10명 안팎이 참여하며, 전문가의 평가를 신속하게 모아 합의점과 이견을 도출하는 신속 델파이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 한 전문가의 견해에만 기대기보다 여러 분야의 판단을 함께 검토하는 구조다.
질병관리청은 검토가 필요한 안건을 제안하고 관련 자료를 공유한다. 검증 결과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소통 업무도 지원한다. 대한예방의학회는 관련 학회의 추천을 받아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 검증 패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고, 과학적 근거를 평가한 결과를 학술적으로 설명하는 역할을 맡는다.
협약은 정부기관과 판정 주체를 분리한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검증 결과에 대한 과학적 판단은 학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행하고, 질병관리청은 자료 제공과 공중보건 소통을 지원한다. 양 기관은 이런 역할 구분을 통해 판단의 객관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검증 과정에서 전문가 사이에 의견이 갈리는 부분도 다룬다. 신속 델파이 절차는 합의된 결론과 남은 이견을 함께 도출하도록 설계된다. 대한예방의학회는 관련 학회와 협력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균형 있게 참여하고, 과학적 근거뿐 아니라 그 한계도 투명하게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력 범위에는 감염병과 예방접종 등에 관한 과학적 근거 및 전문지식 교류도 포함됐다. 전문가와 언론의 소통을 지원하고, 팩트체크 역량을 높이기 위한 연구·교육·학술 활동을 함께 추진한다. 필요한 전문지식과 검증 경험을 기관 사이에 공유하는 활동도 협력 내용에 담겼다. 정보의 검증과 전달을 별개의 단계로 두면서도 서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업무협약은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대한예방의학회 가을학술대회와 연계해 마련됐다. 협약에 앞선 ‘감염병 인포데믹 대응 팩트체크 모델’ 세션에서는 정보가 확산되는 양상, 전문가 개인이 대응할 수 있는 범위, 협의체 모델과 시범운영 결과를 다루도록 구성됐다. 질병관리청의 관점에서 협의체 운영을 검토하는 지정토론도 포함됐다.
세부 운영방식은 연말까지 실무협의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협의체가 다룰 주제에 따라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협력 내용을 조정하는 단계가 남아 있다. 양 기관은 필요할 경우 관계 학회와 기관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과학적 검증에 기반한 정보를 신속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개별 감염병 정보에 대한 판단 결과를 발표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그 근거를 검토하고 국민과 공유할 협력체계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