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김도윤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유지했다. 수출과 투자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고 있지만, 앞서 단행한 두 차례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함께 살피기로 한 결정이다. 이번 동결에는 금융통화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 흐름이 당초 예상을 웃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활발한 데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도 완만하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계 소득 여건이 개선되면서 소비 회복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다만 성장세가 강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산업과 가계가 같은 정도의 회복을 경험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발표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3.3%, 2.9%였다. 이번 통화정책방향에서는 두 해의 실제 성장 흐름이 당시 예상보다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으나 새로운 확정 전망 수치를 별도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가 국내 소비와 다른 업종의 생산으로 얼마나 확산되는지, 중동 지역 정세가 수입 비용과 기업 투자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향후 성장 경로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물가 역시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였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보다 2.9%,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8%였다. 두 지표 모두 2% 목표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은 에너지 비용 상승이 공급망과 생산 과정에 전달되는 가운데 국내 수요 압력도 커지고 있어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봤다.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치인 각각 2.7%, 2.5%와 대체로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내년 물가는 당시 제시한 소비자물가 2.3%, 근원물가 2.5% 전망을 상회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물가 수준이 곧바로 다음 회의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통화당국이 조기에 완화 기조로 돌아서기 어려운 배경을 보여준다.
금융안정 측면의 위험도 남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가계대출은 기타대출의 순상환으로 전체 규모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주택 관련 대출은 계속 늘었다. 수도권 주택가격의 상승세도 일부 지역에서 다시 확대됐다. 기준금리가 가계의 이자 부담과 주택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물가뿐 아니라 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도 정책 판단에 포함된다.
대외적으로는 중동 지역 긴장과 국제유가 상승, 주요국 국채금리 급등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반도체 수요가 생산과 교역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반면, 투자 기대가 바뀔 경우 관련 주식과 채권시장의 가격 변동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거론됐다. 원·달러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 등에 힘입어 하락했지만 국제 금융 여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금통위는 향후 물가와 경기 흐름,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상황을 함께 검토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결정으로 확정된 정책금리는 연 3.00%이며, 추가 인상 여부와 시점은 앞으로 열릴 금통위의 별도 의결 사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