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기준과 형평성, 사각지대 문제 등 우려
AI부동산경제신문 | 경제

[서울=이진형 기자]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정부의 발언과 정치권의 논의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현행 세법에 따라 2027년 1월 과세를 준비하고 있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국회와 전문가, 업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할지, 추가 유예나 제도 보완을 검토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 과세 준비와 추가 검토 가능성 함께 언급
가상자산 과세는 현행 소득세법에 따라 2027년 1월 1일 이후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연간 소득에서 필요경비 등을 차감하고 250만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한 뒤, 초과분에 소득세 20%를 부과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실효세율은 22%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앞서 국회 회의에서 내년부터 과세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10월 국정감사에서는 국회와 전문가, 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는 과세 유예를 공식화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시행 방침을 재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가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관련 행정 절차를 준비하는 것과 과세 시행 시점을 최종적으로 유지할지는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세를 둘러싼 쟁점 중 하나는 실제 세수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상자산 거래는 국내 거래소뿐 아니라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탈중앙화거래소(DEX) 등 다양한 경로에서 이뤄진다. 거래소 간 자산 이동과 취득가액, 거래별 손익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거래정보 확보와 과세 기준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테이킹과 채굴, 에어드롭, 탈중앙화금융(DeFi) 등 거래 유형에 따른 과세 기준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정부가 세부 기준과 신고 절차를 얼마나 명확하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실제 과세 과정에서의 혼란도 달라질 수 있다.
과세 유예론의 핵심은 인프라와 조세 형평성
정치권에서는 과세 시행에 앞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과세 원칙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공정한 과세를 위한 기반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유예 필요성을 제기했다.
주요 쟁점은 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 이용자 사이의 과세 형평성, 손실 처리 방식, 거래내역과 취득가액 확인 체계 등이다. 가상자산 거래의 특성상 실제 손익을 정확하게 산출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신고 부담과 행정비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주식과 가상자산의 투자소득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자산별 과세 체계와 거래 특성이 다른 만큼, 형평성 논란은 세율만이 아니라 과세 대상과 공제 방식, 손실 처리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살펴볼 사안이다.
결국 과세 유예 여부는 제도적 준비 수준과 조세 형평성, 과세 집행 가능성, 납세자의 부담을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할 문제다. 정부의 의견 수렴이 단순한 현황 점검에 그칠지, 시행 시점이나 세부 제도의 변경 논의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설문에서는 청년층의 해외 거래소 이용 확대 의향 두드러져
과세 시행 이후 투자자들의 거래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도 논의의 한 축이다. 블록체인 리서치업체 타이거리서치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20대 응답자의 76.8%가 과세 시행 이후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개인지갑을 활용한 DEX·개인 간 거래(P2P)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도 73.2%였다.
30대에서도 해외 거래소 이용 확대 의향은 71.6%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기준으로는 68.1%가 해외 거래소 이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고, 국내 거래소 이용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73.1%였다.
과세가 자산 형성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해당 의견에 동의한 비율은 20대 78.7%, 30대 77.2%였다. 월 소득 300만원 미만 응답자 가운데 현행 과세안의 시행에 반대하거나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도 87.9%로 집계됐다.
연말 세법 논의가 분수령…시행 여부와 세부 기준 모두 주목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쟁은 시행 시점과 제도 설계라는 두 가지 문제로 나뉜다.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더라도 신고 절차와 세부 기준이 충분히 명확하지 않으면 투자자와 과세당국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반대로 유예를 선택할 경우에는 추가 준비 기간에 어떤 제도적 보완을 완료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과세 여부뿐 아니라 연간 손익 계산 방식, 기본공제, 취득가액 확인, 거래소별 거래내역 관리 등 실제 신고에 영향을 주는 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과세 준비 상황과 세수 전망, 행정비용 등에 관한 설명을 구체화해야 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로서는 정부가 과세 유예를 공식화한 단계는 아니다. 예정된 시행을 위한 준비가 이어지는 가운데 추가 검토 가능성도 언급된 만큼, 향후 정부의 공식 발표와 국회 세법 논의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Copyright © 2026 AI부동산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