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상수도관에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땅을 파헤치고 배관을 교체해야만 할까?”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던 공공 상수도 관리 정책에 던진 이 작은 의문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물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다. 고압 질소 세척 기술과 스마트 모듈 모니터링 시스템을 융합해 상수도관의 수명을 연장하고 수질을 혁신하는 물산업 전문기업 (주)쎄니팡의 김병준 대표 이야기다.

김병준 대표는 2013년 쎄니팡을 설립한 이래, 체계적인 세척과 지속적인 데이터 관리를 통해 기존 배관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수질 개선 기술 개발에 전념해 왔다. 쎄니팡이 독자적으로 구축한 기술의 핵심 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용기에 충전된 고압 질소가스를 전문 장비를 통해 활용하는 ‘상수도관 질소세척 기술’이다. 기존의 물리적 스크레이핑이나 약물 세척 방식과 달리, 고압 질소의 팽창력을 활용해 배관 내부의 스케일과 이물질을 손상 없이 완벽히 제거함으로써 배관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한다.
두 번째는 배관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스마트 모듈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상수도관에 설치된 스마트 모듈을 통해 유량, 압력, 탁도 등 주요 수질 및 관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무선으로 전송해, 상수도관망을 데이터 기반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술 개발 초기,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배관은 문제가 생기면 교체해야 한다'는 기존 관행과 업계의 견제, 그리고 새로운 세척 방식에 대한 불신이 단단한 벽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말 대신 현장을 선택했다. 한 번의 설명보다 한 번의 눈으로 보는 결과를 증명하겠다는 각오로 국내 여러 지역을 누볐고, 이어 몽골, 중국, 스리랑카,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시범 세척과 기술 검증을 이어갔다.
10여 년간 이어진 고독한 현장 검증과 시련은 최근 눈부신 해외 사업화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태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독보적이다. 2019년 첫 현장 적용 이후 안전성과 경제성을 입증해 온 쎄니팡은 2026년 7월, 태국 정부 및 관계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질소세척 현장 시연을 성공리에 마쳤으며 현지 주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어 오는 2026년 8월에는 태국 현지에 스마트 모듈 모니터링 시스템을 본격 구축하며, 단순 세척을 넘어 ‘상수도관 세척-측정-모니터링-관망관리’가 하나로 연결된 종합 물관리 시스템을 완성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기존의 편견 속에서 배관 관리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길고 외로웠다”며, “어려운 시기에도 회사를 지켜준 주주들과 현장에서 우리 기술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응원해 준 소수의 목소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큰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쎄니팡의 시선은 이제 태국을 넘어 동남아시아 및 제3국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태국에서 검증된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전 세계 공공 상수도관망 유지관리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상수도관은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교체하는 소모품이 아니라, 제대로 세척하고 관리하면 오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개발한 세척 및 스마트 관망 관리 기술이 전 세계 깨끗한 수돗물 공급의 새로운 표준이 되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