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 2.2배 증액에도 성과 부진
2026년 7월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아동 보호사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정부의 아동학대 관련 예산이 2020년 267억원에서 2026년 약 587억원으로 2.2배 증가했음에도 2024년 아동 재학대율은 15.9%로 확인되었다. 이 수치는 정부가 제시한 '제2차 아동정책기본계획(2026~2030)'의 목표 재학대율 7.7%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재정 투입 규모의 확대만으로는 재학대 감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하며, 현재의 예산 집행 구조가 사후 대응에 치중되어 있음을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한국 사회에서 부모와 자녀가 일상을 함께하는 가정 공간은 보호가 이루어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영역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아동학대로 인한 연간 사망자가 30명 이상이고, 이들 사망 피해 아동의 약 70%가 6세 이하 영유아라는 점을 들어 영유아가 특히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아동학대 사망 사건의 약 83%가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는 통계도 함께 제시되었다(국회예산정책처, 2026년 7월). 영유아는 스스로 위험을 피하거나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만큼, 학대 발생 이전 단계에서의 조기 포착과 개입이 생존과 직결된다.
보고서는 예산의 양적 증대와 예산 집행 방식 간의 괴리를 구체적으로 지적했다(국회예산정책처, 2026년 7월). 중앙정부 예산이 늘어난 부분 가운데 상당 비중이 보호시설 운영과 피해 아동에 대한 사후적 조치에 투입된 반면,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와 고위험 가구에 대한 사회경제적 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적게 배분되었다는 점이 주요 문제로 분석되었다.
정서학대 사례가 2018년 5862건(23.8%)에서 2024년 1만1466건(46.8%)으로 약 7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사실은 피해 유형의 변화와 더불어 법적·행정적 대응 틀의 재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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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정서학대 증가의 배경으로 법적 정의와 적용 범위가 명확해진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적 권고도 유사한 문제를 지적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2024년 대한민국 심의에서 신고 중심의 수동적 발견 구조, 기관별 분절적 대응 체계, 보호시설 및 현장 인력 부족, 장애아동 등 취약계층 보호 미흡 등을 아동학대 증가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는 이 같은 국제 기조를 수용하면서 원가정 회복과 대체보호체계의 확충, 고위험 아동의 조기 발견 및 즉각 보호 강화, 현장 전문 인력 확충 등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의 권고는 사후 조치의 질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예방 단계로의 정책 전환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일관된 방향성을 지닌다.
영유아·가정 내 위험의 구조적 특성
보고서가 강조하는 핵심 고리 중 하나는 학대 행위자의 다수가 부모라는 현실이다. 보고서는 학대 행위자의 80% 이상이 부모라는 점을 근거로, 일반 국민 대상 인식 개선을 넘어 고위험 가정을 선별하고 부모 대상 맞춤형 개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를 역설했다(국회예산정책처, 2026년 7월).
이는 단순한 홍보나 캠페인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경제적 곤란, 정신건강 문제, 양육 지원의 부재 등 복합적 위험 요인을 가진 가정을 중심으로 한 선제적 개입 설계가 필요하다. 맞춤형 개입은 부모의 스트레스 경감, 양육 역량 강화, 가계 지원과 연계된 다층적 지원을 포함해야 한다.
예방 중심으로 예산 집행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실무적 과제는 적지 않다. 고위험 가정을 선별하기 위한 지역 기반의 정보망과 사례관리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가정 방문·양육 상담·정신건강 연계 서비스 등 초기 개입 프로그램의 표준화와 확산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예산 편성과 인력 배치 기준도 재정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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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력의 전문성 제고와 근무여건 개선을 통해 이탈을 줄이고 지속적인 사례 관리가 가능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들은 국회예산정책처가 제시한 권고와 맥을 같이하며, 예방 투자로 전환할 때 장기적으로 사후 대응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예방 중심 전환에 대한 예상되는 반론은 분명하다. 위기 상황에 놓인 아동을 즉시 보호하는 장치는 계속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타당하며, 보고서 역시 즉각적 보호 강화와 원가정 회복 방안의 균형을 요구했다(국회예산정책처, 2026년 7월).
두 가지 목표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예방 투자를 확대하면 초기 개입으로 많은 사건을 예방하거나 악화를 막을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위급 보호 수요를 줄여 사후 대응의 부담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시 보호와 예방적 지원을 병렬적으로 강화하는 재정 설계가 그래서 필요하다.
예방 중심 재정 재편과 현장 인력 강화 필요
현실적인 재정 전환은 법적·행정적 정비와 함께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예산 편성 단계에서 예방 사업의 비중을 우선 반영하고, 사업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설정해 성과 기반 재원 배분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보건·복지·교육·법집행 기관 간의 정보 공유 체계를 법적·행정적으로 정비해 조기 경보와 신속한 개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부모 대상 맞춤형 개입 프로그램은 표준 운영 매뉴얼과 교육 과정을 마련해 현장에서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고서가 제기한 문제와 권고는 단순한 행정 점검 차원을 넘어 사회적 우선순위의 재설계를 요구한다.
예산을 얼마나 더 늘리느냐 못지않게, 늘어난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결과를 결정한다는 점은 보고서 전반에서 일관되게 강조된다(국회예산정책처,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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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문제인 만큼, 정책 설계자는 단기적 위기 대응과 장기적 예방 투자를 균형 있게 설계하되 예방 중심의 예산 배분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부모와 이웃, 지역사회가 협력해 조기 발견과 지원의 체계를 갖출 때 영유아의 안전은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사후 조치의 강화만으로는 반복되는 재학대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는 것이 보고서가 남긴 핵심 메시지다.
FAQ
Q. 일반 시민이 아동학대 예방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A. 일반 시민은 주변 아동과 가족의 생활 변화를 세심히 관찰해 이상 신호를 조기에 신고하거나 지역사회 복지기관에 문의할 수 있다. 신고와 정보 제공은 즉각적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지역의 아동보호서비스 연락처와 절차를 미리 숙지해두는 것이 실질적 도움이 된다. 부모 교육 프로그램과 지역 커뮤니티의 양육 지원 활동에 참여하거나 해당 사업을 지방자치단체에 제안하는 방식으로도 예방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아동 112 신고와 함께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 연락처를 평소에 확인해두는 것도 권장된다.
Q. 정책적으로 가장 먼저 바꿔야 할 예산 항목은 무엇인가.
A.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는 예방 단계 예산의 확대와 현장 인력 충원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국회예산정책처, 2026년 7월). 구체적으로는 고위험 가정을 선별해 지원하는 사례관리, 가정 방문·양육 상담 등 초기 개입 프로그램, 현장 전문인력의 교육·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 편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항목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으로 사후 보호 수요를 낮추고 장기적으로 아동 안전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사후 조치 중심의 현행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총액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재학대율 7.7%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