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계를 뒤흔들었던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이름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논문조작의 대명사로 불리며 불명예를 안았지만, 중동에서는 막대한 부와 명예를 거머쥔 복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엇갈린 행보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2년 만의 서훈 박탈과 증발한 3억 원
정부는 최근 황우석 전 교수에게 수여했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22년 만에 최종 박탈했다. 황 전 교수는 2004년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성과로 이 상을 받았으나, 논문 조작이 밝혀지며 2020년 취소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하지만 처분 전 의견 제출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았다는 절차상 하자로 인해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이 났고, 정부는 이를 보완해 다시 취소 절차를 밟아 최근 대통령 재가를 거쳤다. 씁쓸한 점은 수상 당시 지급되었던 상금3억 원의 행방이다. 정부가 환수를 위한 소송을 2021년에 제기했으나 결국 흐지부지 취하되면서 국민 세금 3억 원은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 셈이 되었다.
중동 왕족의 스카웃과 쏟아지는 오일머니
한국에서의 초라한 몰락과 달리, 황 전 교수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최근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 등을 통해 공개된 그의 근황은 대중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로도 잘 알려진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부총리의 초청으로 아부다비에 정착한 그는, 만수르를 자신의 ‘보스’라 칭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그는 중동 지역 최고 부가가치 자산으로 꼽히는 최고급 낙타(사망한 지 10년 된 개체 포함) 150여 마리를 비롯해, 무려 1,000여 마리가 넘는 동물을 성공적으로 복제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희대의 사기꾼인가, 미친 재능의 소유자인가?
국내에서 그는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고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인물이다. 배아줄기세포라는 전 국민적 기대를 조작해 세계 과학계에 큰 오점을 남긴 것은 씻을 수 없는 사실이며, 스스로도 과거의 일은 "과욕 때문이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 왕족들은 그의 '동물 복제 기술'만큼은 진짜라고 판단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베팅했고, 그는 눈앞의 실적으로 이를 증명해 내고 있다. 생명공학계 일각에서도 그가 동물 복제 분야의 권위자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국내에선 훈장 뺏긴 조작범이자 최고과학상 상금 3억 원조차 제대로 환수하지 못한 상황. 하지만 해외로 건너가 오일머니를 쓸어 담으며 왕족들의 신적인 칭송을 받는 그의 모습은 모순적이기 짝이 없다."
과연 그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희대의 사기꾼'일 뿐인가, 아니면 도덕성이 결여됐을 뿐 차마 부정할 수 없는 '미친 재능'을 가진 과학자인가? 황우석의 엇갈린 두 얼굴은 대중의 뇌리에 지우기 힘든 강렬한 의구심을 남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