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생성 이미지 /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
3년 전, 한 중소기업 대표에게 '온라인 존재감 지수'라는 진단 기준을 제안한 적이 있다. 회사명을 검색했을 때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면 0점, 홈페이지·블로그·SNS가 모두 살아 움직이며 고객과 상호작용하면 10점. 우리 회사가 온라인에서 얼마나 '존재'하는지 스스로 매겨보자는 단순한 체크리스트였다.
당시 그 대표의 반응이 아직도 기억난다. "우리는 B2B라 상관없어요. 거래처는 다 아는 사람들이고, 영업은 얼굴 보고 하는 겁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이렇게 되물었다. "그 거래처 담당자가 언제까지 지금 그분일까요?" 발주서에 도장을 찍는 사람은 바뀐다. 부장이 퇴직하면 과장이 올라오고, 그 과장은 업체를 찾을 때 명함첩이 아니라 검색창을 연다. 검색해서 나오지 않는 회사는, 젊은 담당자에게는 사실상 없는 회사다. B2B야말로 온라인 존재감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때의 결론이었다.

3년이 흘렀다. 그리고 게임의 규칙이 또 한 번 바뀌었다.
이제 젊은 담당자들은 검색창조차 열지 않는다. 그들은 AI에게 묻는다. "인천에서 산업용 단자를 만드는 괜찮은 회사 알려줘." "전통 떡을 수출까지 하는 업체 있어?" 챗GPT와 클로드가 몇 초 만에 서너 개 회사를 추려서 답한다. 문제는 그 답변 안에 우리 회사가 있느냐다. 검색 시대에는 2페이지에라도 걸리면 클릭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AI의 답변은 후보 자체를 서너 개로 압축해버린다. 그 목록에 없는 회사는 검토조차 되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만나는 대표들에게 새로운 숙제를 드린다. 지금 당장 스마트폰을 꺼내 AI에게 물어보시라. "○○(회사명)라는 회사에 대해 알려줘." 결과는 셋 중 하나다. 첫째, AI가 모른다고 하거나 엉뚱한 회사를 이야기한다. 둘째, 알기는 아는데 오래됐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말한다. 셋째, 우리 회사를 정확히 설명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업종 추천 질문에서 우리 이름을 먼저 꺼낸다. 첫째라면 0점, 셋째라면 10점. 이것을 'AI 존재감 지수'라 부르기로 했다. 2년 전 온라인 존재감 지수의 후속편인 셈이다.
마케팅 업계에서는 이미 이 흐름에 이름이 붙었다. 검색엔진최적화(SEO)의 자리를 AEO(답변엔진최적화)와 GEO(생성형엔진최적화)가 이어받고 있다. 거창하게 들리지만 중소기업이 할 일은 의외로 기본기다. 회사 소개를 홈페이지·블로그·언론 어디에서나 같은 문장으로 일관되게 쓰는 것, 고객이 AI에게 던질 법한 질문에 답하는 페이지를 만들어두는 것, 기계가 읽기 좋은 구조로 정보를 정리하는 것. AI는 결국 온라인에 쌓인 글을 읽고 배운다. 쌓아둔 것이 없으면 AI도 우리를 배울 수 없다.
3년 전에는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썼다. 오늘은 이렇게 고쳐 쓴다. AI가 대답하지 못하면, 존재하지 않는다. 대표님, 오늘 퇴근길에 한 번만 물어보시라. AI는 당신의 회사를 알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