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하늘의 움직임을 살펴 시간을 읽던 해시계 ‘앙부일구’의 과학적 가치가 다시 조명된다. 국립기상박물관과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담헌홍대용연구소는 10월 29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학술 토론회를 열고, 전통 천문·기상 관측이 근대 기상학으로 변화한 과정을 유물과 문헌을 통해 살펴본다.

조선시대 하늘의 움직임을 살펴 시간을 읽던 해시계 ‘앙부일구’의 과학적 가치가 다시 조명된다. 전통 천문기기의 구조와 관측 원리를 살펴보고, 하늘의 변화를 관찰하던 방식이 근대 기상학의 측정·기록 체계로 변화한 과정을 추적하는 학술 토론회가 열린다.
기상청 국립기상박물관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담헌홍대용연구소와 공동으로 10월 29일 오후 1시 30분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전통 관측에서 근대 기상학으로의 전환’ 학술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하늘을 읽는 지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과학으로’를 주제로 전통 관측기기의 과학사적·문화유산적 가치를 살펴보고 보존과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선의 해시계 앙부일구, 과학적 가치를 다시 묻다
이번 학술 토론회의 중심 주제는 앙부일구의 과학적 의의와 가치다.
앙부일구는 조선시대에 사용된 전통 해시계로, 하늘의 움직임을 관찰해 시간을 파악하던 과학기기다.
전통 사회에서 천체의 움직임과 자연현상을 관찰하는 일은 단순히 시간을 알아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역법을 마련하고 농사 시기를 판단하며 국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축적하는 과정이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러한 전통 관측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실제 유물에 담긴 과학적 원리와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살펴본다.
특별강연은 나일성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맡는다. 나 교수는 ‘앙부일구(仰釜日晷)의 과학적 의의와 가치’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 이찬희 공주대학교 교수가 기상청 소장 앙부일구와 적도식 해시계의 과학적 조사 결과 및 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한다.
두 발표는 전통 해시계를 과거의 유물로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관측기기의 과학적 특성과 보존 가치를 연구 대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하늘을 관찰하던 시대에서 날씨를 측정하는 시대로
전통 사회에서는 하늘과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이 중요한 지적 활동이었다.
19세기 이후 서구의 과학 지식과 관측기기가 동아시아에 소개되면서 기상현상을 살펴보는 방법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기온과 기압, 습도, 강수량 등을 구분해 측정하고 수치로 기록하는 방식이 확산된 것이다.
이번 학술 토론회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기존의 천문·기상 관측 전통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진행됐는지 살펴본다.
전준혁 충북대학교 박사는 전통 천문기기가 근대적 관측 체계 속에서 어떻게 재배치됐는지 발표한다.
정성희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대우교수는 과학잡지 『격치휘편(格致彙編)』을 중심으로 서구 기상 지식이 동아시아에 수용된 과정을 다룬다.
『격치휘편』은 영국인 존 프라이어가 중국에서 서구 과학기술을 소개한 과학잡지로, 근대 과학 지식이 동아시아에 전달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김윤미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은 ‘관상(觀象)에서 기상(氣象)으로의 관측 대상 및 방법의 변화’를 발표한다.
하늘의 현상을 살피던 전통적인 관측 방식이 기상현상을 구분해 측정하는 방식으로 변화한 과정을 검토하는 발표다.
동아시아 근대 기상학의 형성 과정도 살핀다
이번 토론회는 조선의 전통 관측기기뿐 아니라 동아시아 근대 기상학의 형성 과정도 함께 다룬다.
문지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는 중국 현대 기상학의 형성과 동아시아 근대 기상학의 전개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를 통해 전통 관측기기의 활용 방식과 서구 과학 지식의 유입, 동아시아 기상학의 변화 과정을 서로 연결해 살펴볼 예정이다.
행사는 나일성 명예교수의 특별강연과 5개 주제발표, 질의응답 및 토론 순으로 진행된다.

전통 과학기기의 보존과 활용 방안 논의
이번 학술 토론회에서는 기상청이 소장한 전통 관측기기의 과학적 가치를 규명하고 이를 어떻게 보존·활용할 것인지도 논의한다.
전통 과학기기는 당시의 관측 지식과 기술을 보여주는 유물인 동시에 과학 지식이 변화해 온 과정을 연구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기상청은 유물 조사와 문헌 연구를 바탕으로 전통 관측기기의 역사적 가치를 살펴보고, 관련 연구 성과를 미래 세대와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오늘날의 첨단 기상 기술은 오랜 세월 하늘을 살피고 기록해 온 역사적 기반 위에 구축된 것”이라며 “이번 학술 토론회가 전통 관측기기의 과학적 가치를 규명하고, 기상과학의 역사적 자산을 미래 세대와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학술 토론회는 10월 29일 오후 1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