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변호사 한병철의 글로벌 법률 가이드 26] 주운 휴대폰, 가져가면 내 것이 되나

점유이탈물횡령죄와 절도죄의 아슬아슬한 차이

무인점포.셀프계산대 계산 실수와 생활형 범죄 대처법

외국인 체류 자격까지 위협하는 작은 실수의 기록

[부산 변호사 한병철의 글로벌 법률 가이드26] 주운 휴대폰, 가져가면 내 것이 되나

 

◇ 주운 휴대폰·무전취식·절도, 작은 일이 기록으로 남는다

주운 휴대폰을 돌려주지 않고 가지면 점유이탈물횡령죄, PC방처럼 가게에 두고 간 물건을 가져가면 절도죄가 될 수 있다. 기소유예와 약식명령·정식재판의 벌금도 기록에 남는다.

 

◇ 지하철 선반 위의 휴대폰

퇴근길 지하철, 선반 위에 휴대폰 하나가 놓여 있다. 주인은 이미 내린 것 같다. 고향에는 주운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있다. 주운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역을 나선다. 사흘 뒤 경찰서에서 전화가 온다.

 

한국은 기록이 많은 나라다. 역과 거리마다 카메라가 있다. 교통카드와 결제 기록이 동선을 알려준다. 작은 물건 하나로도 신원은 금방 드러난다. 경찰 전화를 받고 비자부터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한 병 철 변호사

◇ 작은 물건, 작지 않은 죄명

물건값이 작아도 죄의 이름은 작지 않다. 절도는 남이 지니거나 관리하는 물건을 허락 없이 가져가는 죄다. 절도죄의 형은 6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이다. 과자 한 봉지에도 같은 조문이 적용된다.

 

술김에 가게 물건을 부수면 재물손괴죄다. 3년 이하 징역이나 7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작은 순간의 실수가 형법의 이름을 달고 기록에 남는다.

 

생활형 범죄는 늘었다. 경찰청 집계로 무인점포 절도는 2021년 3514건이었다. 2025년 잠정 집계로는 1만1015건으로 세 배를 넘었다. 2025년 붙잡힌 외국인 피의자 가운데 절도는 3272명이었다. 처음 겪는 일이라 순서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 주운 물건은 언제 내 것이 되나

신고하고 공고된 뒤 6개월이 지나야 내 것이 될 수 있다. 신고 없이 제 것처럼 쓰면 범죄가 될 수 있다.

유실물법은 주운 물건을 빨리 주인에게 돌려주라고 정한다. 경찰서나 지구대에 내도 된다. 7일 안에 이렇게 하지 않으면 보상금 받을 권리를 잃는다. 소유권을 얻을 권리도 함께 잃는다.

 

주인이 찾아가면 물건값의 5~20%를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 주인이 6개월 동안 나타나지 않으면 습득자가 소유권을 얻는다. 그 뒤 3개월 안에 물건을 받아가지 않으면 소유권을 잃는다. 주운 사람이 기억할 숫자는 7일, 6개월, 3개월이다.

 

지하철처럼 관리자가 있는 곳이면 관리자에게 넘긴다. 이런 곳은 보상금도 소유권도 관리자와 반씩 나눈다. 한국 법이 정한 주운 사람의 몫은 여기까지다.

 

돌려주지 않고 가지면 점유이탈물횡령죄가 될 수 있다. 주인 손을 떠난 물건을 가로챈 죄라는 뜻이다.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과료다.

 

여기서 반전이 있다. 같은 물건이라도 놓여 있던 자리가 죄명을 바꾼다. 지하철에 두고 내린 물건을 누군가 먼저 가져간 사건이 있었다. 승무원이 발견하기 전이었다. 대법원은 절도가 아니라 점유이탈물횡령으로 봤다.

 

고속버스에 두고 내린 물건도 같았다. 반면 PC방이나 당구장에 두고 간 물건은 다르다. 대법원은 그 가게 관리자가 맡고 있는 물건으로 본다. 그걸 가져가면 절도죄다. 핵심은 물건값이 아니라 물건이 있던 자리다.

 

◇ 계산을 깜빡했다면

무인점포나 셀프계산대에서는 실수가 잦다. 절도는 훔칠 생각, 곧 고의가 있어야 성립한다. 헌법재판소는 2025년 무인점포 기소유예를 잇따라 취소했다. 절도의 고의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다만 같은 일이 반복되면 고의가 인정되기 쉽다.

 

억울한 기소유예는 헌법소원으로 다툴 수 있다. 이때 헌법소원은 헌법재판소에 처분 취소를 청구하는 절차다.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안에 청구해야 한다.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다. 결제 화면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가장 싼 변론이다.

 

식당에서 돈을 내지 않고 나오면 무전취식이다. 경범죄처벌법은 1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과료로 처벌한다. 시행령이 정한 범칙금은 5만원이다. 범칙금을 내면 같은 일로 다시 처벌받지 않는다.

 

신원이 불확실하면 범칙금 대신 즉결심판에 넘겨진다. 피해자가 있는 행위도 범칙금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이때는 즉결심판이나 형사 입건으로 갈 수 있다. 즉결심판은 경찰서장이 청구하는 간이 재판이다. 판사가 2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과료를 정한다.

 

결과에 불복하면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즉결심판으로 끝난 벌금은 원칙적으로 전과 기록에 남지 않는다. 수사자료표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돈을 낼 생각이 없었다면 사기죄가 될 수 있다. 사기죄 형은 2025년 12월 크게 무거워졌다. 20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 벌금이다.

 

먹은 뒤 돈이 없음을 알고 몰래 나간 경우는 다르다. 속인 행위가 없어 사기가 아니라는 것이 법제처 설명이다. 다만 거짓말로 빠져나가면 사기가 될 수 있다. 갈림길은 주문할 때의 마음과 나갈 때의 말이다.

 

전동킥보드도 조심해야 한다. 남의 킥보드를 허락 없이 잠깐 타도 처벌될 수 있다. 적용될 수 있는 죄는 자동차등 불법사용죄다.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도 원동기장치자전거에 속하기 때문이다. 3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다.

 

남의 오토바이를 타고 가서 다른 곳에 버린 사건이 있었다. 대법원은 이를 절도로 봤다. 잠깐 빌린 것과 가져간 것은 법에서 전혀 다른 일이다.

 

◇ 돌려주면 끝나는가

돌려줘도 사건이 저절로 끝나지는 않는다. 돌려주면 끝난다는 생각은 흔한 착각이다. 절도는 피해자가 용서해도 처벌할 수 있는 죄다. 돌려주고 합의하면 처분이 가벼워질 수는 있다. 하지만 기록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재판이나 약식명령으로 받은 벌금은 전과 기록으로 남는다. 기소유예도 수사경력자료(수사받은 기록)로 남는다. 법무부는 체류 허가를 심사할 때 이런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 범칙금을 냈는지까지 볼 수 있다.

 

절도로 징역형을 받고 풀려나면 강제퇴거 대상이 될 수 있다. 벌금 전력도 체류 연장 심사에서 불리하게 볼 수 있다. 사건 유형과 체류자격에 따라 대응 순서가 달라진다. 작은 사건일수록 처분의 모양이 체류에 영향을 준다.

 

가족 사이 절도도 이제 처벌될 수 있다. 2025년 12월 31일부터 형 면제 규정이 사라졌다. 피해자가 고소하면 처벌할 수 있다.

 

1. 오늘 안에 할 일은 물건을 제자리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주운 물건은 지금이라도 지구대나 역 유실물센터에 맡긴다. 접수증은 돌려준 날짜를 보여주는 기록이 된다. 주운 날부터 7일이 넘으면 보상금 권리도 잃는다. 결제를 놓쳤다면 값을 치르고, 가게와 나눈 문자를 남긴다.

 

2. 며칠 안에 할 일은 사정을 설명할 자료를 모으는 것이다. 결제 실패 화면과 계좌 잔액은 낼 뜻을 보여줄 자료다. 근로계약서와 급여명세서로 안정된 생활을 보여준다. 피해자와 합의했다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을 받는다. 외국인등록증과 여권을 챙기고 통역이 필요한지 정한다.

 

3. 절대 하지 말 일은 흔적을 없애는 것이다. 주운 물건을 버리거나 팔면 가질 생각이 있었다는 정황이 된다. 출석 요구를 계속 피하면 체포될 수 있다. 사실과 다른 변명으로 첫 진술을 채우지 않는다.

 

◇ 몰랐다는 말보다 몰랐다는 흔적을 모은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게 범죄가 아니다." 이 말만 되풀이하면 정작 중요한 사정이 조서에서 빠진다. 그 말이 사실이어도 한국에서는 한국 법이 기준이다. 그래서 고의가 없었다는 흔적을 먼저 찾는다.

 

증거 정리가 첫 순서다. 영수증과 결제 시도 기록, 영상, 접수증을 시간순으로 묶는다. 다음은 절차 선택이다. 고의를 다툴지, 피해를 회복하고 선처를 구할지 정한다. 즉결심판 결과에 정식재판을 청구할지도 여기서 정한다.

 

타이밍은 첫 연락 직후가 가장 중요하다. 물건을 돌려준 시점이 조사보다 앞서면 사정을 설명하기 쉽다. 마지막은 실수 방지다. 피해자를 찾아가 합의를 조르면 압박으로 읽힐 수 있다.

 

부산에서 절도 조사를 앞뒀다면 변호사에게 먼저 물을 것이 있다. 처분마다 남는 기록이 어떻게 다른지다. 헌법소원 90일 같은 기한을 먼저 짚는지도 살핀다. 대한변협 형사전문변호사 인증 여부는 끝으로 확인한다.

 

작은 물건은 금방 잊히지만 기록은 오래 남는다. 한국에서 주운 물건의 주인은 줍는 순간 정해지지 않는다. 지하철 선반 위 휴대폰을 봤다면, 가방 대신 역무실로 향한다.

 

 

한병철 /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 변호사
(대한변협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 부동산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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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29 13:14 수정 2026.10.2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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