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국방담당 집행위원 “전시 항공유·경유 증산 역량 확보해야”

평시 군 연료 소비는 전체 능력의 약 8%…분쟁 때 수요 급증 경고

정유시설 폐쇄·감산 속 탈탄소와 역내 연료 생산 유지 병행 강조

나토, 7월 270억 유로 연료 공급망 계획 승인…저장·수송 기반 현대화

[화담일보 = 윤서린기자] 유럽이 전시에 군을 유지하려면 항공유와 경유 생산을 신속하게 늘릴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유럽연합(EU) 국방담당 집행위원이 경고했다. 유로뉴스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현재 연료 공급은 충분하지만,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업계 수치를 인용해 평시 군의 연료 소비가 전체 공급 능력의 약 8%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전력 모델에 따르면 군사 위기 발생 초기 10일 동안 병력 10만 명을 이동시키고 유지해야 한다며, 이에 필요한 연료 소비와 생산 규모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보유한 연료로 유럽이 침략에 얼마나 오래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련 수치가 기밀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유럽의 정유 능력을 주제로 첫 대화를 진행한 뒤 나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유럽이 직면한 에너지 부족과 군사 역량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원탁회의를 요청했다. 회의에는 나토 관계자와 업계 대표들이 참석했다. 논의의 초점은 현재의 공급 수준뿐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연료를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능력에 맞춰졌다.

 

원유를 항공유와 경유 등으로 가공하는 유럽 정유시설은 노후 설비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수요 구조가 달라지면서 수년간 폐쇄되거나 생산 능력을 줄여왔다. 여기에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 등 국제 분쟁이 겹치면서 유럽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안정적인 에너지를 확보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 보도의 배경 설명이다.

 

에너지 전환 목표와 당장의 연료 수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도 제시됐다. EU는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90% 줄이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목표를 두고 있다. 단 예르겐센 에너지담당 집행위원은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 이 목표를 달성하려는 경로를 유지하되, 지금은 기존 에너지원의 충분한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르겐센 집행위원은 경유와 항공유가 이동 수단, 경제 전반, 국방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탈탄소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유럽 내 충분한 연료 생산과 정유산업의 장기적인 존속을 뒷받침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에서는 항공전력 운용을 위한 항공유와 군 기지의 비상 발전용 경유가 주요 연료로 꼽혔다.

 

나토 대변인은 위기와 분쟁 때 유럽의 연료 생산 능력이 민간과 군의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며, 동맹국들이 연료에 대한 지속적인 접근을 보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270억 유로 규모의 연료 공급망 역량 프로그램 계획을 승인했다. 이 계획은 기존 연료 저장·유통 기반시설을 현대화하는 것으로, 특히 동맹 동부와 남동부 지역의 파이프라인 등이 대상에 포함된다. 대변인은 이러한 조치의 목적을 전투 준비태세 확보라고 밝혔다.

작성 2026.10.29 12:25 수정 2026.10.2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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