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공급중단 예고 급증…공급자료 사전 분석은 ‘공백’

지난해 83건으로 전년 대비 5.2배…국내 대체품 없는 사례도

식약처 “공급내역 보고자료로 개별 기기 공급량 파악 안 해”


의료기기 생산·수입 중단예고가 지난해 급증했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업체로부터 보고받은 공급내역을 개별 의료기기의 공급량 파악에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품이 없는 필수의료기기의 공급 차질은 수술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공급 감소 단계부터 위험을 감지할 조기경보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식약처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접수된 의료기기 생산·수입 중단예고는 2023년 13건, 2024년 16건에서 지난해 83건으로 전년 대비 약 5.2배 모두 166건이다. 올해도 8월까지 54건이 접수됐다.


국내 대체품이 없어 진료 차질이 우려된 사례는 21건으로 식약처는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심사 신속지원과 긴급도입 의료기기 제도 등을 활용해 해당 기기들이 의료현장에 공급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심장수술에 쓰이는 ‘캐뉼러’는 낮은 치료재료 가격을 이유로 공급중단이 예고됐던 품목이다. 식약처는 국내 대체품이 없어 심장수술이 전면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수가 조정 등을 협의해 공급을 유지했지만, 중단예고 이후에야 대응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사전 관리의 한계를 드러냈다.


실제 공급중단이 수술 차질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미국 의료기기업체가 국내 공급을 중단하면서 선천성 소아 척추측만증 수술에 필요한 ‘인공확장형 금속 늑골’을 확보하지 못해 수술이 중단됐다. 


2019년에도 소아 심장수술용 인공혈관 공급이 끊기면서 3세 어린이의 수술이 무기한 연기됐다.


의원실이 식약처의 의료기관 공급내역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일부 품목의 공급 감소가 확인됐다.


생산·수입 중단 보고대상 의료기기 중 최근 2년 사이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9개 품목을 살펴보니, 의료용보조순환장치·이식형통증완화전기자극장치·심부체강창상피복재·외과용품·복막투석장치용회로 등 5개 품목은 올해 7월 의료기관 공급실적이 0개로 집계됐다.


범용카테터캐뉼러는 2024년 7월 1,388개에서 올해 7월 116개로 9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회용두피클립은 130,810개에서 11,810개로 91.0%, 폐동맥카테터는 159개에서 32개로 79.9% 줄었다. 의약품직접주입기구도 30,211개에서 10,742개로 64.4% 감소했다.


다만 이 수치는 특정 월에 의료기관으로 공급된 물량을 비교한 것으로, 국내 재고가 모두 소진됐거나 실제 공급이 중단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급 감소 원인과 재고, 대체품 유무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위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식약처가 이러한 공급내역을 보유하고도 개별 기기의 공급량을 파악하는 데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의원실 질의에 “현재 공급내역 보고자료를 활용하여 특정 의료기기의 공급량을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회신했다.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에도 한계가 있었다. 식약처는 생산·수입 중단예고를 업체가 보고하면 복지부에는 즉시, 심평원에는 분기별로 전달하고 

있지만 자동연계 시스템은 갖추지 않았다고 답했다. 


심평원 청구자료와 식약처 공급정보의 상시 연계에 대해서는 자료 형식과 수집 목적이 달라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는 국가필수의료기기 제도 도입을 위한 의료기기법 개정안에 공급내역 분석·평가 규정이 포함돼 있으며, 향후 공급현황 모니터링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소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기기 공급을 업체의 중단 신고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관리해서는 안 된다”며 “공급량이 급감하는 단계부터 위험을 찾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식약처와 복지부, 심평원이 공급정보를 연계하고 필수의료기기의 재고와 대체품 확보 상황까지 점검하는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성 2026.10.15 10:29 수정 2026.10.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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