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꼽히는 인도 시장에서 초대형 중장기 투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세계 최대 인구와 가파른 경제 성장세를 바탕으로 급부상 중인 인도 자동차 시장을 겨냥해 현지 생산 기반을 확충하고,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단독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도 현지에서의 성장 전략을 상세히 공유하고, 인도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 발전 방안에 대해 긴밀한 의견을 교환했다.
정 회장과 모디 총리의 만남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두 인사는 그동안 방한 행사,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 인도 현지 상장 계기 면담 등 다각도로 소통을 이어오며 깊은 신뢰 관계를 쌓아왔다.
정 회장은 면담 과정에서 1996년 첫진출 이후 30년 가까이 이어온 현대차그룹과 인도의 상생 역사를 되짚었다. 정 회장은 "인도는 현대차그룹의 향후 성장과 신흥 시장 저변 확대를 이끌 핵심 전략 국가"라고 규정하며, 인도 정부가 보여준 지속적인 관심과 다방면의 지원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달했다.
특히 정 회장은 올해부터 향후 7년간 약 155억 달러(한화 약 21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푸네 공장 가동을 통해 연간 140만 대 규모의 대량 생산 체제를 완비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인도 내수 성장세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신흥국 대상 수출 물량을 적극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중장기 투자는 단순한 공장 증설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은 신규 생산기지 구축을 비롯해 현지 R&D 역량 대폭 강화, 현지 부품 공급망 경쟁력 제고, 미래 신기술 공동 개발 등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한다.
효율적인 투자 집행과 전략적 의사결정을 위해 인도 현지 투자 전문 법인 설립도 속도를 낸다. 새로 신설될 투자 전문 법인은 그룹 차원의 미래 사업 과제를 체계적으로 조정·집행하며, 경쟁력 있는 현지 스타트업 및 협력사를 발굴해 파트너십을 확장하는 핵심 플랫폼 기능을 맡게 된다.
기술 개발 측면에서는 현지 연구 인프라를 대폭 늘리고 우수 인재를 적극 흡수해 인도 소비자 맞춤형 모빌리티 상품을 적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인도 TVS 모터와 손잡고 전기 3륜차(i3W) 시제품 개발을 마쳤으며, 오는 2027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이외에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자동차 금융 연계, 폐차 재활용 등 신규 서비스 영역도 광범위하게 모색한다.
인도 승용차 시장은 지난해 457만 대에서 올해 525만 대 규모로 15%가량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 완성차 수입 관세가 최고 110%에 달하는 현지 여건상 현지 생산 인프라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첸나이 1·2공장과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 등을 통해 총 85만2,164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18.7%로 시장 2위를 견고하게 지켰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역 사회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사회적 책임 활동도 대대적으로 확대한다. 장애인 체육 선수 육성과 인식 개선을 돕는 '사마르스'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전문 직업기술학교 'HATS'를 설립해 연간 1만3,000명의 첨단 산업 기술 인재를 배출할 계획이다. 그룹사 차원의 인도 누적 사회공헌 기금 역시 약 1억1,000만 달러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