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교, 50년 만에 자동차 없는 한강 보행전용교로 탈바꿈

10월 26일 0시부터 차량 통행 전면 통제…2027년 하반기 시민 중심 수변문화공간 조성

한강 조망 공간 22곳·투명데크 설치…용산·이태원과 한강 잇는 보행환경 개선

 서울의 대표적인 한강 교량인 잠수교가 차량 중심의 교통시설에서 시민들이 걷고 쉬며 한강의 자연과 문화를 즐기는 보행전용교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오는 10월 26일 0시부터 잠수교의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서울시 최초의 ‘한강 보행전용교’ 조성을 위한 공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1976년 개통한 잠수교의 기능을 전환해 한강을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는 수변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완공 목표는 2027년 하반기다.

 

 잠수교는 지난 50년간 한강 남북을 연결하는 교량으로 시민들의 이동을 담당해 왔다. 2008년에는 왕복 4차로 가운데 2개 차로를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 공간으로 전환했으며, 최근에는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통해 걷기와 문화행사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서울시는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잠수교의 차량 통행 기능을 없애고 보행공간을 확대해 시민들이 한강 위에서 자유롭게 걷고 머무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한강의 수면과 가까운 잠수교의 지리적 장점을 살린다는 점이다. 교량 곳곳에 한강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조망 공간 22곳을 새롭게 조성하고, 선박이 통행하는 항로 구간 2곳에는 발아래로 한강 물결을 내려다볼 수 있는 투명데크를 설치한다. 시민들은 다리를 건너는 데 그치지 않고 한강과 주변 경관을 가까이에서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다.

 

반포잠수교 조감도(거리축제) - 사진제공:서울시

 보행환경 개선은 잠수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잠수교 북단 지하보차도 구간까지 차도를 없애고 보행공간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차량 매연과 소음, 좁은 보행로로 불편을 겪었던 접근로를 정비해 용산·이태원 일대에서 한강공원까지 이어지는 이동환경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이태원 관광특구와 용산공원, 한강공원을 연결하는 보행 네트워크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완공 이후에는 계절별 야외축제와 거리공연, 플리마켓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잠수교를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니라 시민과 관광객이 일상에서 한강을 즐기고 머무르는 수변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다만 공사 기간 시민 안전과 교통대책도 중요하다. 서울시는 공사 중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통행공간을 확보하고 작업공간과 분리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2027년 5월부터 8월 사이 포장공사 기간에는 약 한 달 반 동안 보행자와 자전거 통행도 전면 통제되며, 이용자는 반포대교로 우회해야 한다.

 

 차량 통제에 따라 잠수교를 경유하던 740번과 405번 시내버스는 상·하행 모두 반포대교로 우회 운행한다. 잠수교 남단의 ‘반포한강공원·세빛섬’ 정류장 양방향 2곳은 폐쇄되므로, 버스 이용객은 인근 ‘반포대교남단·한강시민공원입구’ 정류장을 이용해야 한다. 서울시는 교통정보시스템과 현장 안내문, 버스 안내방송 등을 통해 우회 경로와 정류장 변경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다.

 

반포잠수교 조감도(물멍) -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는 교통영향 분석 결과 잠수교 차량이 반포대교로 우회하더라도 통행속도는 소폭 감소하는 수준이며, 교통서비스 수준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실제 교통 흐름은 시간대와 주변 도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공사 초기 교통량과 정체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도시공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행전용교 조성은 시민의 여가와 관광을 확대하는 동시에 걷기 좋은 도시환경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시설 조성에 그치지 않고 보행약자의 접근성,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의 안전, 한강 생태환경 보전, 홍수 시 안전관리까지 함께 고려해야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잠수교가 시민들이 걷고 쉬며 자연을 만나는 공간으로 거듭나려면 무엇보다 안전과 환경, 문화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서울시 최초의 한강 보행전용교 사업이 자동차 통행을 제한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시민들이 한강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도시문화를 만들어 가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작성 2026.10.14 11:58 수정 2026.10.1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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