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디지털교과서와 서책의 공존 문제
화두 2026년 7월 25일 경기도 과천 비상교육 사옥에서 열린 한일출판학술회의는 출판 산업이 기술 변화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자리였다.
한국출판학회와 일본출판학회가 '융합 시대의 출판 환경 변화'를 주제로 공동 주최한 이 학술회의는 다섯 개 세션을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출판의 생산·유통·독서 문화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현실적 대응 과제를 집중 논의했다. 디지털 교과서와 서책형(종이책) 교과서의 공존, 작가 중심·독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전환, 구독형과 구매형 비즈니스의 재구조화는 교육 현장과 정책 방향 모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재확인됐다.
이번 논의가 남긴 핵심 메시지는 하나다. 출판의 생존은 기술 수용 여부가 아니라, 기술 변화에 맞게 제도와 비즈니스 모델을 얼마나 빨리 재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문제 제기
이번 회의는 단순한 학술 토론을 넘어 교육 현장과 소비자의 일상에 닿는 문제들을 제기했다. 교육 출판 분야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AIDT) 정책과 전통적 서책형 교과서의 역할 정리가 시급하다.
일반 출판 시장에서는 생성형 AI 도입으로 콘텐츠 생산 방식이 달라지면서 작가 권리 보호와 품질 관리, 수익 모델 재설계가 동시에 요구된다. 전자출판과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의 확산은 지역 출판사와 오프라인 서점의 생존 전략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이 세 가지 축은 독자의 독서 경험과 교실에서의 학습 방식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논거 전개 1: 교육 출판의 현실과 과제 학술회의 첫 세션에서 공아름 비상교육 CP는 한국의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을 소개하며 서책형 교과서와의 공존 과제를 제기했다.
같은 세션에서 하시모토 히로키 도쿄대학 출판회 전무이사는 일본의 디지털 교과서 현황과 전망을 발표하며, 양국이 전자교과서 도입 속도와 제도적 접근에서 서로 다른 경로를 걷고 있다고 분석했다.
광고
교육 현장에서는 디지털 교과서가 제공하는 개인화된 학습 데이터와 즉각적 피드백이 교사의 수업 설계 방식을 바꾸고 있다. 동시에 종이 교과서가 지닌 교육적·정서적 가치를 어떻게 보존할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이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교실 안팎에서 직접 경험하는 변화로 이어진다. 논거 전개 2: 콘텐츠 생산의 변화와 작가·독자의 관계
작가·독자 중심 전환과 수익 구조의 재편
두 번째 세션에서는 콘텐츠 생산 방식의 전환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정동명 동명북미디어 대표는 전문출판 사례를 통해 작가 중심 출판에서 독자 중심 출판으로 전환되는 양상을 설명했다.
무라키 미키 도시샤여자대학 부교수는 전자코믹과 웹툰의 확산이 일본 만화 출판 문화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며, 디지털 플랫폼이 새로운 소비 습관과 작품 유통 방식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창작자가 플랫폼 특성에 맞춰 작품 형식을 조정하고, 독자가 연재·구독 방식으로 작품을 소비하는 흐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변화는 저작권 관리와 수익 배분, 창작의 지속 가능성 문제와 맞닿아 있다. 논거 전개 3: 기술 발전과 출판의 개념 확장 세 번째 세션에서 이완수 동서대학교 명예교수는 돌판에서 생성형 AI에 이르는 출판 기술의 역사적 변천을 짚으며 출판이 제조업에서 지식 서비스 산업으로 확장해 온 과정을 강조했다.
우에무라 야시오 센슈대학교 고문은 전자책 기술 발전과 정보 접근성 확대를 중심으로 한일 전자출판 정책을 비교 분석해, 제도적 차이가 서비스 경쟁력과 독자 접근성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김진두 한국출판학회 회장은 "AI와 디지털 기술이 출판의 생산부터 유통, 독서 문화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한일 양국 연구자와 현장 전문가들이 미래 출판의 방향을 함께 논의하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광고
이 같은 분석은 출판의 비즈니스 모델이 콘텐츠·플랫폼·데이터 융합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뒷받침한다. 반론 검토
기술 낙관론에 대한 반론도 이번 회의에서 빠지지 않았다. 생성형 AI가 작가와 편집자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저작물의 상업적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구독형 모델로의 이동이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을 악화시켜 중소 출판사와 지역 서점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품질과 저작권 문제가 독자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문제 제기 역시 나왔다. 이에 대해 참가자들은 편집·기획·권리관리 등 인간 고유의 역할이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재설계되며 새로운 전문직이 등장할 여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수익 구조의 재편은 정책 지원과 플랫폼 규칙 정비, 저작권·데이터 사용료 체계 개선을 통해 완화할 수 있으며, 품질 관리는 공적·사적 검증 시스템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책 과제와 현장 대응
정책 과제와 지역 출판의 지속가능성
회의에서 다뤄진 논의는 정책적 개입의 필요성을 명확히 드러냈다. AI 디지털교과서의 경우, 메타데이터와 상호운용성 표준 규격 마련, 교사용 콘텐츠 검증 장치,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장치가 선결 과제로 꼽혔다. 전자출판과 구독형 서비스 영역에서는 공정한 수익배분 원칙과 저작권 보호 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지역 출판과 서점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해서는 로컬 콘텐츠 지원 정책과 오프라인 유통을 연계한 융합 지원이 방안으로 제시됐다. 한일 양국은 서로 다른 제도적 경험을 교환함으로써 정책 설계 과정에서 참고할 사례를 얻었으며, 이 점이 이번 회의의 실질적 성과 중 하나였다.
광고
일상에 미칠 영향과 향후 전망 독자의 관점에서 보면 학생과 일반 독자는 앞으로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된다. 교실에서는 디지털 교과서가 보편화될 경우 개별 학습 경로가 확대되고, 가정에서는 구독형 전자도서 서비스가 독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출판업계와 창작자는 포맷과 유통 전략을 다변화해야 하며, 지역 출판사는 로컬 콘텐츠를 중심으로 플랫폼과의 협업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기술과 제도가 동시에 조정되는 이 시기에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출판사와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이 시장 재편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 전환기가 출판 생태계의 체질을 바꾸는 결정적 국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결론 2026년 7월 25일의 학술회의는 출판의 본질적 변화가 단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정책적 선택의 문제임을 재확인시켰다. 출판은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라 콘텐츠·플랫폼·데이터가 결합된 지식 서비스 산업으로 재정의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독자와 학습자, 창작자 모두의 일상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경험을 들고 한자리에 모인 것 자체가, 기술 변화에 대한 고립된 대응이 아닌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방증한다. 생성형 AI 시대에 출판이 살아남는 길은 기술을 받아들이되 제도와 창작자 보호를 함께 설계하는 것이다.
FAQ
Q. 일반 독자는 생성형 AI 시대의 출판 변화를 어떻게 체감하게 되나
A. 독자가 가장 먼저 느끼는 변화는 접근성 측면이다. 전자책과 구독형 서비스 확대로 모바일·태블릿을 통한 즉시 접근이 늘고,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이 강화된다. 교육 측면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습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경로를 제공하면서 교사의 수업 설계 방식이 바뀌는 장면을 교실에서 직접 목격하게 된다. 다만 저작권 보호 수준과 콘텐츠 품질은 정책과 플랫폼 규칙에 따라 달라지므로, 서비스를 선택할 때 저작권 보호 여부와 출처 표기 방식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결국 독자가 더 많은 정보를 갖출수록 기술 변화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Q. 중소 출판사와 지역 서점은 어떤 전략을 준비해야 하나
A. 중소 출판사와 지역 서점의 생존 전략은 규모의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가치에서 출발해야 한다. 로컬 콘텐츠와 커뮤니티 기반의 신뢰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전자책 유통과 오디오북 전환을 모색하되, 저작권·수익배분 계약 조건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오프라인 서점 공간은 독립서점 특유의 큐레이션 기능과 지역 문화 행사를 연결해 차별점을 만들 수 있다. 공적 디지털 전환 지원 사업에 참여해 기술·마케팅 역량을 쌓는 것도 장기 생존의 기반이 된다.
Q. 한일 양국의 출판 정책은 어떤 점에서 다르고, 서로에게 어떤 교훈을 주나
A. 이번 학술회의에서 드러난 핵심 차이는 전자교과서 도입 속도와 제도적 뒷받침의 차이다. 한국은 AI 디지털교과서를 정책 차원에서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단계적으로 검토하며 제도 정비를 병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의 신중한 품질 관리 및 교사 연수 체계에서, 일본은 한국의 플랫폼 기반 빠른 서비스 확산 경험에서 각각 참고할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양국의 경험 교류는 단순한 비교를 넘어 각국 정책의 보완재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의 실질적 의의가 있다.
광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