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하여 어르신들이 평생 거주하던 자택에서 한층 강화된 돌봄을 누릴 수 있도록 장기요양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10월 30일 현수엽 제1차관 주재로 제5차 장기요양위원회를 열고 2027년도 제도 개선안과 수가 및 보험료율을 최종 확정지었다. 이번 개편의 핵심 방향성은 장기요양보험료의 소폭 인상을 바탕으로 수급자의 재가 보장성을 극대화하고, 현장 돌봄 종사자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여 서비스의 질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보험료율의 현실화다. 2027년도 소득 대비 장기요양보험료율은 전년도 0.9448%에서 5.78% 상승한 0.9994%로 확정되었다. 건강보험료 대비 장기요양보험료의 비율은 13.90%에 달한다. 가입자 세대를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월평균 납부액은 2026년 19,029원에서 2027년 20,129원으로 약 1,100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지속적인 장기요양보험 재정 지출 증가로 인상이 불가피했지만, 국민의 경제적 부담 여력을 고려해 합리적인 선에서 조율이 이루어졌다. 아울러 위원회 측은 늘어나는 재정 소요를 국민에게만 전가하지 않기 위해 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예상 수입의 20% 이상을 국비로 지원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제도 개선 측면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는 중증 환자를 위한 재가급여 한도액의 대폭 상향이다. 장기요양 1등급 및 2등급 판정을 받은 중증 어르신들이 요양시설에 입소하지 않더라도 자택에서 충분한 케어를 받을 수 있도록 재가급여 월 이용 한도액을 시설급여 최대 이용료의 10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세부적으로 1등급 수급자의 월 한도액은 종전 2,512,900원에서 378,500원 늘어난 2,891,400원으로 책정되었다. 2등급 수급자 역시 2,331,200원에서 351,100원 증가한 2,682,300원을 지원받게 된다. 이에 따라 1등급 대상자가 3시간 단위 방문요양을 이용할 시 기존 월 최대 44회에서 48회까지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2등급 대상자 또한 월 40회에서 45회로 이용 횟수가 확대된다.
다양한 돌봄 수요를 원스톱으로 충족시키기 위한 거점 인프라도 대거 확충된다. 방문요양, 간호, 주야간보호 등을 단일 기관에서 복합 제공하는 통합재가서비스 기관은 2026년 418개소에서 2027년 700개소로 대폭 늘어난다. 특히 집에서 건강 관리를 병행할 수 있도록 간호사 방문당 가산액을 기존 3,000원에서 5,000원으로 높여 양질의 인력을 유인하되 수급자의 본인 부담금은 동결했다. 또한 재택의료센터를 500개소로 확충하고 기능 맞춤형 재택자립훈련 기관 50개소와 방문영양 기관 20개소를 신설하여 체계적인 건강 관리를 지원한다.
독거노인이나 중증 퇴원 환자처럼 틈새 돌봄이 절실한 계층을 타깃으로 한 ‘정기순회·수시대응형’ 시범사업도 신설된다. 하루 중 짧은 시간 동안 기저귀 교체나 식사 보조가 여러 번 필요한 이들을 위해 월급제 전담 요양보호사를 투입하고 월정액 기반으로 유연한 수시 방문을 지원한다. 이에 더해 병원 방문 시 제반 절차를 돕는 병원동행 시범사업을 확대 운영하며, 가정 내 낙상 사고 방지를 위한 주거환경 지원 사업의 대상 기준을 아파트와 임차주택까지 넓혀 거주 안전망을 강화했다. 시설 수급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일정 기준을 통과한 노인요양시설이 정원의 5% 내에서 단기 돌봄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규정도 도입된다.
양질의 서비스는 종사자의 안정적인 근무 환경에서 비롯된다는 원칙 아래 현장 요원의 처우 개선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2027년 말까지 노인요양시설 요양보호사의 한시 가산 제도를 1년 연장하여 고용 안정을 도모한다. 섬이나 벽지 지역을 방문하는 인력의 원거리 교통비용을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전 구간 30% 인상 조치했다. 유급휴일 방문요양 급여비용 가산율이 60%로 상향되었으며, 종일방문요양 수가에도 주휴수당이 전격 반영되어 206,030원으로 올랐다.
동일 법인 내에서 직종을 변경 후 복귀하더라도 근무 경력을 하나로 이어 장기근속장려금(1인당 월 1회 한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한편 시설 거주 어르신의 생활 환경을 다인실 중심에서 1인실 위주로 재편하는 ‘유니트케어’ 시범사업을 확장해 2028년 본사업에 돌입하며, 시설 내 간호 서비스를 극대화하는 전문요양실을 130개소로 늘릴 방침이다.
보건복지부의 2027년 장기요양 제도개선은 초고령사회의 도래라는 국가적 과제에 대응하는 견고한 방어선을 새롭게 구축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세대당 1,100원의 기금 인상은 중증 어르신들이 낯선 요양원이 아닌 익숙한 자택에서 존엄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강력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촘촘해진 통합재가서비스와 종사자 권익 향상이 맞물려 수급자와 제공자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선진형 돌봄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