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한성희기자]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는 바다를 건너 수많은 여정을 이어가는 오디세우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작품 속 신화와 모험을 통해 고대 그리스 세계를 접했다면, 이번에는 실제 유물로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인천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오는 12월 6일까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국제교류전시 《그리스, 바다가 빚은 위대한 문명》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그리스 수교 65주년을 기념해 해양수산부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그리스 문화부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전시에는 그리스 국·공립박물관 15곳이 참여해 총 348점의 유물을 선보인다. 신석기 시대부터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대까지 약 6천 년에 걸친 고대 그리스 문명을 바다라는 관점에서 조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대 그리스는 에게해를 중심으로 여러 섬과 해안 지역이 연결된 세계였다. 바다는 단순히 이동하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물자, 사상과 문화가 오가는 통로였으며, 문명의 형성과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에게해, 이동성과 그리스 세계의 탄생'에서는 키클라데스·미노아·미케네 문명의 유물을 통해 에게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교류와 그리스 문명의 형성 과정을 살펴본다. 바다를 오가는 이동과 교류가 서로 다른 지역의 문화를 연결하고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가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보여준다.
2부 '바다를 건넌 신화'에서는 그리스 신화에 담긴 해양적 세계관을 다룬다. 《오디세이아》처럼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신화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바다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 신화 속 바다는 모험과 이동의 공간이자 신과 인간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무대로 등장한다.
3부 '전쟁과 민주주의'는 고대 그리스의 해군력과 해전을 조명한다. 특히 아테네 해군의 삼단노선에 장착했던 청동 충각 2점과 렌노르망 봉헌비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청동 충각은 적선의 선체를 들이받는 데 사용한 장비로, 당시 군함의 구조와 해전의 양상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바다를 둘러싼 군사적 경쟁이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4부 '올림피아와 범그리스 성소'에서는 올림피아를 비롯한 고대 그리스의 종교적 공간과 올림픽의 해양적 세계관을 소개한다.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던 그리스인들이 종교와 제전을 통해 공통의 문화를 형성해 나간 과정도 전시의 한 부분이다.
마지막 5부 '바다와 대륙을 넘어'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원정과 헬레니즘 세계의 해상 교역망을 다룬다. 고대 그리스의 문화가 바다와 대륙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다양한 문화와 교류하며 변화해 간 모습을 보여준다.
주요 유물로는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봉헌된 황금 은매화 화관과 안티키테라 난파선에서 출수된 유물 등이 있다. 황금 은매화 화관은 고대 그리스의 금속 세공 기술과 종교적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안티키테라 난파선 출수 유물은 헬레니즘 시대의 해상 교역과 문화 교류를 보여주는 전시품으로 소개된다. 이처럼 전시품은 전쟁과 종교, 예술, 교역 등 다양한 영역을 통해 고대 그리스 사회의 여러 모습을 전달한다.
《오디세이아》가 바다를 무대로 한 영웅의 여정을 문학적으로 그려냈다면, 이번 전시는 그 배경이 된 고대 그리스 세계를 역사적 유물과 자료로 살펴보는 자리다. 익숙한 신화 속 이야기를 넘어 당시 사람들이 바다를 통해 어떻게 이동하고 교류했으며, 어떤 문화를 만들어갔는지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시는 12월 6일까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