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장서안기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무인기 전시회에서 한국군 감시초소와 한미 기갑장비를 본뜬 표적을 공격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무인기와 함께 600mm 초대형 방사포 사격도 선보였다. 한국 정부가 10월 23일 군사회담을 제안한 지 엿새 만인 29일 이뤄진 무력시위다.
동아일보는 10월 31일 조선중앙통신의 전날 발표를 인용해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서 무인기와 미사일, 방사포를 동원한 시위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행사 장소는 원산 갈마비행장 인근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리설주와 함께 현장을 참관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는 자폭무인기가 한국군 최전방 감시초소(GP)로 추정되는 모형에 돌진해 폭파하는 장면이 담겼다. 미군 M1 에이브럼스 전차와 한국군 K9 자주포 모형, 대포병레이더 형태의 표적을 공격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이를 유사시 한국군의 전방 요새화 시설과 기계화 장비를 드론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분석했다.
사격에 동원된 600mm 초대형 방사포는 KN-25로, 한미는 이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분류한다. 북한은 이 무기에 ‘저격수’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군중 앞에서 전투사격을 처음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것도 북한이 그동안 내세운 주장이다.
발사 규모에 대해서는 관측 주체별 설명이 나왔다. KODEF는 북한이 방사포 15발을 동시에 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원산에서 SRBM 10여 발이 동해상으로 발사돼 약 250km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무인기에서 쏜 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이 섬 표적을 모두 명중시켰다고 주장했다.
전시회에 등장한 무인기는 30여 종으로 추정된다. 행사장 중앙에는 꼬리날개가 없는 가오리 형상의 대형 기체가 놓였다. 지난달 모자이크 처리된 채 공개됐던 기체의 외형이 드러난 것으로, 방공망 무력화를 겨냥한 스텔스형 무인기로 추정된다. 다만 외형 공개와 실제 작전 성능은 구분되는 사안이다.
미국 MQ-9 ‘리퍼’와 닮은 ‘샛별-9형’ 공격무인기가 공대지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도 처음 공개됐다. 미국 ‘스위치블레이드 600’과 유사한 자폭무인기와 골판지 드론, 대전차탄두를 장착한 소형 쿼드콥터도 전시됐다. 대형 공격무인기부터 소형 자폭무인기까지 여러 형태의 장비를 한 행사에 모은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전과 중동 전쟁에서 무인기가 전장의 주력 자산으로 부상하는 흐름에 북한도 따라가고 있음을 대내외에 선언한 것으로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무인기 분야의 우세 확보를 현대전의 변화에 따른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행사 다음 날인 30일 한미 공군의 대규모 공중 연합훈련 ‘프리덤 플래그’도 비난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이를 도발적 성격의 훈련으로 규정하고 힘으로 위협을 억제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번 무기 공개는 지난달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이후 북한이 보복 위협을 이어가고 한국 정부의 군사회담 제안을 거부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