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를 만든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이 증권시장 상장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앤트로픽은 10월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S-1 등록신고서를 제출했다. 나스닥 상장 종목코드는 'ANT'로 정해졌으며, 공모 주식 수와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6월 비공개로 제출했던 서류를 공개 단계로 넘긴 것이다.

신고서에 담긴 성장세는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2억 8천6백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 6천3백만 달러의 14배를 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1억 3천5백만 달러에서 6억 9천3백만 달러로 줄었고, 2분기에는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9억 7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도 2023년 4천1백만 달러에서 2024년 3억 8천6백만 달러, 2025년 45억 8천5백만 달러로 빠르게 불어났다.
다만 상반기 순손실 807억 4천8백만 달러는 영업 성적과 구분해서 봐야 한다. 이 가운데 723억 8천8백만 달러는 전환증권 등의 공정가치 변동 손실로, 기업가치가 오르면서 장부에 잡힌 평가 손실이지 현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 비GAAP 기준 조정 영업이익은 16억 1천8백만 달러를 기록했다.
약 400쪽 분량의 신고서 가운데 94쪽은 '위험 요인'에 할애됐다. 앤트로픽은 고도로 발전한 AI가 오용·복제·무기화되거나 인간의 의도와 다른 목표를 추구할 경우 재앙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모델이 시험 환경에서 작동 중단을 피하려 하거나 정보를 숨기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2025년 9월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파악된 해킹그룹이 앤트로픽의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를 조작해 기술기업·금융기관·정부기관 등 약 30곳에 침투를 시도했고, 일부는 성공했다는 사례도 적시됐다. 안전장치를 운영하고 있지만 모든 오용을 막을 수는 없다고도 밝혔다.
지배구조도 눈길을 끈다. 앤트로픽은 공익목적 영리법인(PBC) 형태로, 장기이익신탁(LTBT)이 이사회 과반을 선임하고 창업자들의 LLC가 전체 의결권의 50.1%를 갖도록 설계됐다. 일반 주주의 경영 영향력은 제한될 수 있다. 창업자들은 각자 보유 지분의 80%를 자선 목적으로 기부하겠다는 서약도 했다. 인수단에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22곳이 이름을 올렸다. 신고서 효력이 아직 발생하지 않아 등록 전에는 주식을 팔 수 없는 만큼, 공모 조건이 확정되는 과정이 다음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