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를 넘어 바다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선박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운항을 지원하는 기술부터 친환경 추진 시스템까지 해양산업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부산에서 열렸다.
해양수산부와 부산광역시는 26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2026 대한민국 해양모빌리티·안전 엑스포'를 개막했다. 28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올해로 9회째를 맞았으며, 자율운항과 친환경 선박, 해양 안전 분야의 기술과 제품을 소개한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하나의 바다, 하나의 안전'이다. 전시장은 자율운항·무인모빌리티 기술관, 친환경 모빌리티·탄소중립관, 해양첨단안전·AI 재난대응관, 기업 간 거래(B2B) 비즈니스관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특히 관심을 끄는 분야는 자율운항선박 기술이다. 자율운항은 선박에 설치된 센서와 항해 장비 등을 통해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운항 판단을 지원하거나 일부 기능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기술이다. 기술 수준에 따라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정도는 달라지며, 모든 자율운항선박이 선원 없이 운항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선박 운항을 지원하는 기술과 항해 시뮬레이터, 해양 사이버보안 기술, 인명 탐색용 수상 드론 등을 소개한다. 자율운항 기술이 발전하면 항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적 오류를 줄이고 운항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선박 기술도 주요 전시 분야다. 친환경 모빌리티·탄소중립관에서는 저탄소 선박과 수소 선박, 선박용 연료전지 등 해양산업의 탄소배출 저감과 관련된 기술을 선보인다. 선박의 에너지 사용과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해양산업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해양첨단안전·AI 재난대응관에서는 해양 기상정보와 통신장비, 인공지능을 활용한 안전관리 기술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해상 사고에 대응하는 기술뿐 아니라 위험 상황을 조기에 파악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기술도 해양 안전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엑스포는 기술 전시와 함께 국내 해양기업의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췄다. 수출 상담회와 기술·제품 설명회가 마련돼 참가기업들이 해외 구매자와 산업 관계자들에게 자사 기술을 소개하고 협력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율운항선박의 상용화가 확대되면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업뿐 아니라 항해 장비, 센서, 통신 시스템,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등 관련 산업에도 새로운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선박 운영에 필요한 기술이 다양해지는 만큼 관련 부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에도 사업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기술 발전이 곧바로 기업의 매출 증가나 운항비 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며, 초기 설비 투자와 유지보수 비용, 관련 제도와 운항 기준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자율운항 기술이 기존 운항 방식보다 경제적인지는 실제 적용 사례를 통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
올해 엑스포는 대한민국과 국제해사기구(IMO)가 공동 개최하는 '세계 해사의 날' 기념행사와도 연계해 진행된다. 국제기구와 해외 해양산업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기술을 알리고 국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시민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에서는 선박 조종 시뮬레이션과 구명조끼 착용 실습, 심폐소생술 교육 등 해양기술과 안전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해양산업에서 자율운항과 친환경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엑스포는 관련 기술의 개발 현황과 국내 기업의 사업 가능성을 살펴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 기술의 실증과 상용화가 얼마나 진전되는지가 해양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