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23.1원 연중 최저…수입 비용 줄고 수출 매출 부담

7월 고점보다 232.7원 하락…원화 명목실효환율은 약 2년 만에 최고

항공·정유 비용 완화 기대…현대차는 환율 하락 따른 이익 감소 추산

올해 하루 10원 이상 등락 51일…중소 수출기업 환위험 관리 과제

[화담일보 = 장채린기자]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1.5원 내린 1323.1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저치이자 2024년 10월 2일 1319.3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 강세로 달러 지출이 많은 기업의 비용 부담은 줄어드는 반면, 수출대금을 원화로 바꿔 받는 기업에는 매출 감소 압력이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올해 최고였던 7월 2일 종가 1555.8원보다 232.7원 떨어졌다. 석 달여 동안 약 15% 하락한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한 20일 기준 원화 명목실효환율은 94.83으로, 2024년 10월 9일 94.91 이후 가장 높았다. 명목실효환율은 교역 상대국과의 무역 비중을 반영한 통화 가치 지표로, 수치 상승은 원화 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향후 방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8월 말 BIS 실효환율이 약 89로 평균 101보다 낮다는 점을 들어 원화가 여전히 약세라고 설명했다. 23일 국정감사에서도 추가 강세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여건과 잠재성장률을 고려하면 1300원대 중반이 기초 경제여건에 부합하며,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환율이 다시 오를 수도 있다고 봤다.

 

업종별 영향은 달러를 지출하는지, 벌어들이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항공사는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를, 정유사는 원유 수입대금을 달러로 지급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세전 순이익이 5141억원, SK이노베이션은 292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밝혔다. 이는 환율 변화를 가정한 수치로, 실제 이익 증가 실적과는 구분된다.

 

곡물을 수입하는 식품업체와 해외 소재·부품·장비를 조달하는 제조업체도 원화로 지급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유학생 가족처럼 해외로 달러를 보내는 가계의 송금 부담도 낮아진다. 반대로 해외에서 번 외화를 국내로 송금하는 취업자는 같은 외화를 보내더라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고,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 여행에 필요한 자국 통화 지출이 늘어날 수 있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달러로 수출대금을 받는 업종은 원화 환산 매출 감소에 노출된다. 현대차는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하면 세전이익이 약 954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했다. 수입 비용 절감과 수출 매출 감소가 기업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원화 강세를 산업 전반의 이익 증가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수출기업에는 환율의 변동 속도도 부담이다. 한은 집계에서 올해 1월 2일부터 10월 26일까지 주간 종가가 전일보다 10원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은 51일이었다. 2010년 59일 이후 가장 많았으며, 하루 평균 변동 폭은 7.5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2009년을 제외하면 가장 컸다.

 

상반기에 달러당 1460원을 기준으로 미국 구매자와 연간 계약을 맺은 화장품 업체 A사는 같은 물량을 팔고도 원화 매출이 9% 넘게 감소했다. 경남의 자동차부품 업체 B사 대표도 계약된 납품단가를 환율 하락에 맞춰 바로 올리기 어렵고, 내년 사업계획에 적용할 환율을 정하기도 막막하다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소기업도 보험 가입처럼 환헤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작성 2026.10.26 19:31 수정 2026.10.2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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