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마음으로 맞은 일흔…뮤지컬 ‘렛미플라이’ 세 번째 시즌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서 2027년 1월 3일까지 공연

1969년 청년 남원이 2020년 노년으로 깨어나는 시간여행

2022년 초연·2023년 재연과 대만·홍콩 공연 거쳐

[화담일보 = 이하람기자] 창작 뮤지컬 ‘렛미플라이’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세 번째 시즌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열아홉 살 청년이 어느 날 일흔 살 노인의 모습으로 깨어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공연은 2027년 1월 3일까지 이어진다.

 

동아일보의 10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이 작품은 2022년 초연과 2023년 재연 이후 대만·홍콩 공연을 거쳐 다시 국내 무대에 올랐다. 이번 시즌 역시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청년의 꿈과 사랑, 세월이 흐른 뒤 곁에 남은 사람의 의미를 다룬다. 시대를 건너뛴 주인공의 혼란이 이야기를 이끌고, 그가 품었던 바람과 현재 마주한 삶이 함께 펼쳐진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아폴로 11호가 달을 향해 발사된 1969년의 어느 밤이다. 시골에서 바느질로 생계를 이어가는 남원은 여자친구 정분이와 서울로 떠날 계획을 세운다. 그에게 상경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내일이자 패션디자이너라는 꿈을 향한 길이다. 그러나 점점 커지는 달을 바라보다 정신을 잃으면서 예정했던 내일과 전혀 다른 시간을 맞는다.

 

다시 눈을 뜬 남원이 마주한 때는 2020년이다. 얼굴과 몸은 일흔 살 노인으로 변했지만, 그의 마음에는 열아홉 살 시절이 남아 있다. 함께 서울로 가기로 한 정분이 대신 곁에는 자신을 ‘영감’이라고 부르는 낯선 할머니 선희가 있다. 남원에게는 자신의 달라진 모습뿐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과 현재의 시간까지 모두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정분이가 기다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지가 극의 주요 질문으로 놓인다.

 

남원의 직업적 꿈은 노래와 행동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갑자기 늙어버린 자신의 얼굴을 마주한 장면에서는 넘버 ‘너는 누구야’를 부른다. 이후 곁에 있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옷을 만들며 부르는 곡은 ‘날개옷’이다. 바느질은 청년 남원의 생계 수단이면서 디자이너라는 꿈과 이어지는 일이고, 다른 사람을 위한 옷을 만드는 장면에서도 이야기의 중요한 소재로 쓰인다.

 

16일 공연에서 노인 남원을 연기한 배우는 이희준이다. 해당 공연에 대한 평가는 굽은 자세와 천진한 표정을 통해 노년의 몸에 청년의 마음이 남아 있는 인물을 표현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물의 실제 나이와 스스로 느끼는 나이가 어긋나는 설정을 배우의 몸짓과 표정으로 보여주는 역할이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남원의 마음도 이러한 인물 설정 위에서 전개된다.

 

작품이 다루는 중심에는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마음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있다. 청년 시절 바라던 삶과 시간이 흐른 뒤의 삶을 나란히 놓고, 꿈과 현실 사이에서 선택한 길의 의미를 묻는다. 남원의 시간여행은 과거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 사건인 동시에, 자신이 품었던 꿈과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마주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작성 2026.10.26 16:31 수정 2026.10.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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