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이하온기자] 인텔이 미국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외국산 로봇 차량에 대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1년간 사용을 계속할 수 있는 예외 승인을 받았다. 아르스 테크니카에 따르면 FCC는 10월 22일 이 같은 결정을 공개했다. 인텔은 해당 장비가 외국산 로봇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지 불명확하다며, 공장 운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예외를 신청했다.
대상 장비는 창고와 공장 내부에서 자재나 물품을 옮기는 무인운반차다. 인텔 웹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이 장비는 선로나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라 움직이며, 운전자의 감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인텔이 실제 사용하는 차량의 구체적인 종류는 예외 신청서에 첨부된 비공개 부록에 담겼다. 블룸버그 뉴스는 이런 차량을 통상 일본의 무라타기계나 다이후쿠 등이 제조한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인텔의 실제 공급업체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이번 신청의 배경에는 규제 적용 범위와 기존 장비의 변경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있다. FCC의 금지 조치는 주로 휴머노이드와 로봇청소기 같은 이동형 로봇의 신형 모델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에서 이미 판매 승인을 받은 로봇의 수입은 계속 허용된다. 다만 기존 승인 장비를 크게 개조하는 행위도 제한될 소지가 있어, 공장에 설치된 장비를 계속 유지·관리할 수 있는지가 인텔의 쟁점이 됐다.
인텔은 신청서에서 자사 로봇 차량이 규제 대상 로봇에 해당하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예방 차원에서 예외를 요청했으며, FCC는 계속 운용하고 정비하는 데 필요한 일부 하드웨어·소프트웨어·펌웨어 변경도 허용했다. 사용 지속뿐 아니라 장비를 유지하기 위한 변경 작업까지 승인 범위에 포함된 것이다.
인텔은 이 차량들이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이며, 칩 생산 중단을 피하려면 유지·보수가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미국산 대체품도 없다는 입장이다. 인텔은 10월 16일 예외를 신청했고, FCC의 승인은 일주일 안에 이뤄졌다. 인텔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생산 미국 복귀 구상에서 중요한 기업으로 꼽히며, 미국 정부는 이 회사 지분에 89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규제의 영향은 인텔 외의 로봇 업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로봇과 로봇 부품의 세계 최대 공급국이다. 아르스 테크니카가 앞서 취재한 미국의 한 로봇 유통업체는 중국산 휴머노이드 수입에서 미국 내 로봇 제조시설을 여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외국산 장비에 의존하던 기업들이 규제에 맞춰 공급과 생산 방식을 조정하는 사례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FCC 규제가 미국 내 휴머노이드 로봇 활용에 따른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추산했다. IDC 보고서는 2030년 해당 매출이 규제 도입 전 예상치보다 58%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현재 확인된 매출 감소율이 아니라 향후 규제 영향을 반영한 전망치다. 일부 분석가들은 외국산 로봇 제한을 통해 미국 내 생산을 늘리려는 정책이 오히려 미국 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