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최유진기자] 스페이스X가 미국 전역의 이동통신 기지국 최소 8만 곳을 이용하는 방안을 통신 인프라업체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의 휴대전화 직접 연결 서비스를 지상 이동통신망과 결합해 사업 범위를 넓히려는 구상이다. 아직 임대 계약이나 전국망 구축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로이터는 22일 블룸버그 보도를 인용해 스페이스X가 여러 통신 인프라업체와 협상 중이며 기지국 운영업체 크라운캐슬과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무선인프라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이동통신 전용 기지국 철탑 약 15만8500개와 비교하면 협상 규모는 절반가량에 이른다. 다만 이 수치는 철탑 수와 이용하려는 시설 수를 비교한 것으로 실제 계약이나 서비스 커버리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크라운캐슬이 약 4만 곳, 아메리칸타워가 약 4만2000곳, 버티컬브리지가 약 1만8000곳의 철탑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8만 곳을 확보하려면 복수 업체와의 계약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크라운캐슬 최고경영자는 21일 실적 발표에서 잠재 고객들과 협의한다는 취지로 답했지만 스페이스X와의 개별 계약은 확인하지 않았다.
스타링크의 위성 직접 통신은 기존 이동통신망이 닿기 어려운 곳에서 연결성을 높일 수 있으나 건물 내부나 밀집 도시에서는 신호 전달에 제약이 있다. 지상 기지국을 함께 쓰면 이런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스페이스X는 이달 초 그레인매니지먼트로부터 미국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800㎒ 대역 주파수 사용권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낮은 주파수의 전파 도달 특성이 서비스 설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지국 이용 계약, 주파수 권리, 단말기 호환성, 망 투자와 규제 승인 등은 별개의 문제다. 투자은행 TD코웬은 독자적인 전국 지상망 구축에 800억 달러 이상과 수년의 시간이 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임대 방식의 비용 구조는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 추정치를 현재 계획의 확정 투자액으로 볼 수 없다.
스페이스X의 구상은 위성 서비스 자체가 지상 기지국을 대체한다는 이야기와도 다르다. 지상의 대용량 트래픽을 기지국이 처리하고, 위성이 닿기 어려운 지역이나 비상시 연결을 보완하는 식의 설계가 가능하다. 어느 방식을 택하든 타워 이용료와 송수신 장비 구축, 망 연동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기지국 수만으로 품질을 추정하기 어려운 까닭은 주파수 폭과 설치 위치, 연결할 단말기의 종류도 서비스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미국 통신 3사의 시간외 주가가 관련 보도 후 하락했다는 시장 반응은 사업 진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경계를 보여준다. 그러나 주가 움직임을 계약 성사의 증거로 해석할 수 없다. 로이터가 논평을 요청했을 때 스페이스X와 주요 인프라업체들은 즉각 답하지 않았으며, 향후 공식 발표가 협상 규모를 확인할 기준이 된다.
미국 시장은 AT&T·버라이즌·T모바일이 전국망을 운영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진입 가능성이 커지면 기존 사업자의 경쟁 대응도 관전점이 된다. 현재 확인된 것은 시설 이용을 둘러싼 협상 보도와 주파수 거래 합의다. 실제 서비스 범위와 요금, 기존 사업자와의 협력 또는 경쟁 관계는 후속 계약과 규제 절차가 드러난 뒤 판단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