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조현진기자]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연산 인프라 확대 계획을 밝힌 가운데 국내 반도체주가 동반 반등했다. 전날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던 코스피도 21일 오전 3% 넘게 상승하며 5,700선을 회복했다. 다만 이번 상승에는 스페이스X의 실적 발표뿐 아니라 미국 AI 서버업체의 실적 전망 상향과 국내 반도체 수출 호조, 저가 매수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00.81포인트(3.62%) 오른 5,753.55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6.03% 상승한 22만4,250원, SK하이닉스는 7.03% 오른 130만9,000원에 거래됐다. 전날 코스피가 3.73% 하락해 5,552.74로 마감했던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이번 반등의 배경에는 미국 현지시간 20일 발표된 스페이스X의 3분기 실적과 머스크의 AI 인프라 확장 계획이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스페이스X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약 14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했다. 순이익은 약 44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AI 사업 부문의 매출은 약 7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배 이상 증가했다. AI 연산자원을 다른 기업에 제공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장세가 실적 확대에 기여했다.
머스크는 실적 발표 설명회에서 AI 연산 인프라의 공급 능력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약 1.7기가와트(GW) 수준인 연산 인프라를 올해 말 약 2.5~3GW까지 늘리고, 2027년에는 약 10GW를 추가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또 AI 연산자원에 대한 고객 수요가 매우 강하다고 설명하며 당분간 수요 부족을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는 머스크가 제시한 사업 전망으로, 실제 구축 규모와 투자 수익은 향후 집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머스크의 발언은 최근 확산한 AI 투자 둔화 우려와 대비된다. AI 데이터센터와 연산 인프라 확장이 지속된다면 고성능 반도체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번 발표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신규 공급계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AI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실적 전망 상향도 반도체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꼽힌다.
슈퍼마이크로는 현지시간 20일 2027회계연도 1분기 잠정 매출 전망을 기존 145억~155억 달러에서 185억~195억 달러로 상향했다. 회사는 AI 플랫폼 수요 증가를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다. 다만 해당 수치는 확정 실적이 아닌 잠정 추정치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수출 실적도 상승 흐름을 뒷받침했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잠정 통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275억 달러로, 10월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액도 61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5.4%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의 조업일수가 다른 만큼 전체 수출 증가율을 해석할 때는 이 같은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성장에도 대규모 설비투자가 장기적으로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페이스X의 AI 사업 성장과 머스크의 투자 확대 계획은 관련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근거 중 하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기업 한 곳의 투자 계획만으로 반도체 산업 전체의 장기 수요나 국내 증시의 추세 전환을 확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반등이 지속될지는 주요 기술기업들의 후속 실적, AI 설비투자 집행 규모, 반도체 수급과 외국인 매매 동향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