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S의 법안 초안이 시장 구조를 바꾸는 방식
2026년 9월 1일,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구속력 있는 법률로 전환하기 위한 입법 개정안 초안을 공개했다. 같은 해 10월 12일에는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가 2026년 말 싱가포르에서 기관 등급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사건이 맞물리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공급·수요 구조가 제도권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뚜렷해졌다. 규제 승인을 받은 발행자만 'MAS 규제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고, 비규제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결제 토큰(DPT) 규율을 따르게 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수탁 서비스가 기관의 온체인 자산 보관 진입 문턱을 낮출 경우, 제도권 자금의 유입 속도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이번 입법 개정안 초안의 의견수렴 마감일은 2026년 10월 16일이다.
MAS는 2023년 8월 15일 최종 확정한 단일 통화 스테이블코인(MAS-SCS) 프레임워크를 이번 개정을 통해 구속력 있는 법률로 전환하려 한다. 규제 대상이 되는 발행자와 그렇지 않은 발행자 간 구분이 법적으로 명확해지는 것이다.
비규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2024년 10월 4일부터 시행된 결제 서비스법(PS Act) 개정 조항이 적용된다. 해당 조항은 DPT 서비스 제공업체에 고객 자산의 신탁 보호를 의무화하고, 소매 고객의 DPT 대여 및 스테이킹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적 지위가 부여된 스테이블코인은 규제 라벨을 통해 기관·기업 고객에게 신뢰의 신호를 보낸다.
기관 자금은 규제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MAS 규제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공식 표지가 장기 자금의 온체인 전환을 이끄는 유인이 될 수 있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규제 라벨의 도입은 단순한 명칭 제한을 넘어 기관 투자자의 자산 선택 기준 자체를 바꾸는 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광고
스탠다드차타드의 수탁 진출이 의미하는 것
스탠다드차타드는 2026년 말을 목표로 기관용 수탁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2026년 10월 12일 발표). 이 서비스는 기관 투자자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엄선된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 토큰화된 실물 자산을 보관 대상으로 삼는다.
글로벌 은행의 수탁 역량과 규제 대응 능력이 결합될 경우, 기관이 디지털 자산을 보유하는 데 따른 실무적 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본지는 분석한다. 규제 준수 비용이 높아지면 자본력이 부족한 소형 발행자와 탈중앙화 프로젝트의 시장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이 구조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생태계는 소수의 규제 승인 사업자와 대형 금융기관 연합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규제 기준이 명확해지면 사업모델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장기 인프라 투자가 활성화될 여지도 생긴다. 이 변화는 사업 전략과 투자 판단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제·송금 서비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은 스테이블코인 선택 기준을 규제 준수 가능성과 신뢰성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자본을 보유한 기관은 수탁 비용과 규제 라우팅을 비교하여 온체인 자산 배분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 관점에서는 두 가지 과제가 도출된다.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확대하려는 핀테크·가상자산 사업자는 MAS 규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조직·거래·준법 구조를 갖춰야 하고, 한국 금융기관과 자산운용사는 싱가포르 수탁 인프라의 확장을 모니터링하며 제도권 수탁을 통한 글로벌 자산 배분 기회를 점검해야 한다. 규제 강화가 혁신을 억제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실제로 규제 비용 상승은 초기 스타트업의 진입을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이 주장이 간과하는 지점은 시장의 자본구조 변화다.
규제가 초기 비용을 높이더라도 기관 자금이 제도권으로 유입되면 전체 시장의 유동성이 늘어나고, 그 결과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사업자가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광고
본지 추가 조사에 따르면, 규제 명확화가 장기 투자와 인프라 확충을 촉진한 사례는 EU의 MiCA(암호자산시장규제법) 도입 이후 유럽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된 바 있다.
한국 기업과 투자자에게 남는 과제
구조적 함의는 세 가지다. 규제와 금융기관의 결합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탈중앙화적 특성을 상대적으로 축소시키고 제도권 중심 생태계를 강화할 것이다. 싱가포르의 허브 위상은 제도적 신뢰와 대형 금융기관의 인프라 투자가 맞물리며 더욱 굳어질 것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규제 준수 역량과 국제 수탁 연계를 갖춘 기업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 변화는 단기적 영업·마케팅 전략을 넘어 은행·자산운용·핀테크 간 협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도록 요구한다. 투자자와 정책결정권자에게 남는 과제는 분명하다.
투자자는 규제 라벨과 수탁 인프라 확충이 가져올 유동성 변화를 포지셔닝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정책결정권자는 제도 전환 과정에서 소형 사업자 보호와 시장 경쟁 유지 방안을 병행 마련해야 한다. 싱가포르의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의 제도화 속도를 높이는 신호다.
이 신호는 한국 자본과 기업이 어디에, 어떻게 배치될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을 요구한다. ※ 이 기사는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의 2026년 9월 1일 입법 개정안 초안 발표 자료, Standard Chartered의 2026년 10월 12일 공식 발표, Global Legal Insights의 2026년 관련 보도, Pluang의 2026년 관련 보도, Chambers의 2026년 관련 분석을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기자명 및 개별 기사 제목은 원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아 매체명·날짜로 표기한다.
FAQ
Q. 한국의 암호자산 사업자에게 당장 필요한 준비는 무엇인가
A. 우선 싱가포르 MAS의 규제 기준을 검토하여 서비스 설계·자금세탁방지(AML)·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두 번째로 글로벌 수탁 파트너와의 제휴 가능성을 타진하여 기관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보관 솔루션을 마련해야 한다. 세 번째로 규제 비용 상승에 대비한 자금 조달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 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 MAS의 의견수렴 기한(2026년 10월 16일)이 임박한 만큼 규제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종 법안 확정 이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내부 준법 체계를 미리 갖추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다.
Q. 개인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A. 개인 투자자는 규제 라벨의 유무가 자산 유동성과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규제 승인 스테이블코인은 제도권 유동성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적 가격 안정성 측면에서 비규제 토큰 대비 우위를 가질 수 있다. 반면 비규제 스테이블코인은 DPT 규율에 따라 대여·스테이킹이 제한되므로 기존에 활용하던 수익 창출 수단이 줄어들 수 있다. 규제 환경 변화는 자산 유동성 구조를 바꾸기 때문에, 투자 비중과 환금성 계획을 재점검하고 규제 승인 여부를 자산 선택의 주요 기준 중 하나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
Q. MAS-SCS 프레임워크가 기존 PS Act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A. 2024년 10월 4일 시행된 결제 서비스법(PS Act) 개정은 DPT 서비스 전반에 적용되는 소비자 보호 장치를 규정한 반면, MAS-SCS 프레임워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특화된 가치 안정성 요건과 명칭 사용 권한을 별도로 규정한다. 이번 입법 개정안은 MAS-SCS 프레임워크를 법적 구속력이 있는 규정으로 전환하여, 규제 승인 발행자와 비규제 발행자 간 구분을 법률 수준에서 명문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두 법제는 서로 별개의 규율 체계로 작동하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양쪽 요건을 모두 검토해야 한다.
광고
▶ 법률 고민이 있다면 → 김연순법률노트 무료상담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