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이해하려면 중국의 개념을 중국어 안에서 읽어야 한다”

독일 한학자 랑미셰 인터뷰…40년 중국 연구가 말하는 ‘번역’과 상호이해

 독일의 대표적인 한학자 랑미셰(朗宓榭)는 40년 넘게 중국철학과 사상을 연구해왔다. 독일국가과학원 회원이며 제15회 중화도서특수공헌상을 받은 그는 10월 6일 인민일보 인터뷰에서 자신이 중국을 연구하게 된 과정과 중국사상을 서양에 번역하는 문제를 설명했다. 

 그가 중국과 처음 직접 만난 것은 1985년이었다. 중국을 방문해 당시 중국 철학자들과 대화하면서 책을 통해 알던 중국과 실제 중국사회 사이의 차이를 경험했다. 이후 중국철학의 개념을 독일어와 유럽 학술언어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가 그의 중요한 연구과제가 됐다. 

 외국어로 철학을 연구할 때 가장 어려운 문제는 ‘번역’이다. 단어 하나를 사전에서 찾아 다른 언어로 옮길 수는 있지만 그 단어가 오랜 역사 속에서 쌓아온 의미까지 완전히 옮기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중국철학의 ‘道’, ‘仁’, ‘礼’ 같은 개념은 영어 또는 독일어 단어 하나로 완전히 대응시키기 어렵다. 단어를 번역하는 순간 원래 개념이 가진 문화적 맥락이 줄어들 수도 있다.

 랑미셰가 강조하는 것도 이런 ‘상호 번역’의 문제다. 중국사상을 서양의 기존 개념에 억지로 맞추기보다 중국의 역사와 언어 안에서 먼저 이해한 뒤 다른 문화권에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인터뷰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현대화와 전통문화의 관계다. 그는 중국의 문화적 기억이 현대화 과정에서 완전히 단절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현대 중국이 자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가치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점은 한국에도 흥미롭다. 한국 역시 빠른 산업화와 디지털화를 경험했지만 전통문화와 현대사회의 관계를 계속 고민한다. 전통은 박물관에 보존하는 과거가 아니라 현대인이 자신의 사회를 이해하는 자원이 될 수 있다.

 중국어교육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다. ‘仁’을 단순히 ‘인(仁)’이라고 번역하거나 ‘礼’를 ‘예절’이라고 외우는 것만으로 중국문화를 충분히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

 언어를 제대로 배우려면 그 표현이 어떤 역사와 상황에서 사용됐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AI 번역이 발전하는 시대에는 이 문제가 더욱 중요해진다. 기계는 단어를 빠르게 바꿔줄 수 있지만 한 개념이 가진 역사적 맥락까지 자동으로 정확히 전달하기는 어렵다.

 랑미셰의 연구는 그래서 단순한 중국철학 연구를 넘어 서로 다른 문명이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도 같은 원칙이 필요하다. 서로의 언론기사와 인터넷 표현을 번역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말이 왜 나왔는지, 상대 사회에서는 어떤 의미인지 이해해야 오해를 줄일 수 있다.

 좋은 번역은 문장을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방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40년 동안 중국을 연구한 독일 학자의 이야기는 언어교육의 기본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상대를 이해하려면 상대의 언어 안에서 먼저 생각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참고자료]

인민일보, 2026년 10월 6일 독일국가과학원 회원·한학자 랑미셰 인터뷰. People's Daily

 

“理解中国,要先理解中文概念本身”

德国汉学家朗宓榭谈四十年的中国研究与文化互译

  德国汉学家朗宓榭长期研究中国哲学和中国思想。

  1985年,他第一次来到中国,与中国学者直接交流。从那以后,如何把中国思想介绍给欧洲读者,成为他长期研究的问题。

  他认为,文化交流中最困难的工作之一是翻译。

  “道”“仁”“礼”等中国哲学概念,很难用一个西方语言词汇完全对应。

  因此,研究中国思想时,不能简单地用欧洲已有的概念解释中国。

  应该先理解这些词在中国语言和历史中的意义,再向另一种文化进行解释。

  这一观点对韩国中文教育也有启发。

  学习中文不能只知道词汇的韩国语意思,还需要理解这些词在中国社会和文化中的使用背景。

  人工智能可以快速翻译语言,但真正的文化理解仍然需要人的思考。

文化互译:문화 상호번역
汉学:한학
中国哲学:중국철학
文化记忆:문화적 기억
相互理解:상호이해
思想交流:사상교류
跨文化:문화 간
语言背景:언어적 배경

시노인사이트 편집부 기자 bats21@naver.com
작성 2026.10.07 05:07 수정 2026.10.07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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