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비어 있는 공장 지붕, 누군가는 이미 '돈'으로 바꾸고 있다.

같은 지붕, 다른 결과… 차이는 '먼저 확인했느냐'에서 갈린다

정부 설치비 보조·저금리 융자, 알고 신청하는 기업과 모르고 지나치는 기업

지원 예산은 해마다 한정, 소진되면 그대로 마감

 

경기도 산업단지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회색 지붕이 끝없이 이어진다. 공장과 창고의 지붕은 대부분 비어 있다. 비가 새지 않으면 다행이고, 그 이상의 쓸모를 생각해 본 경영자는 많지 않다.

 

그런데 같은 산업단지 안에서도 일부 기업은 이 지붕을 전혀 다르게 쓰고 있다. 지붕 위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올려 공장에서 쓰는 전기를 직접 만들거나, 생산한 전력을 팔아 새로운 수익을 내고 있다. 직접 설치하기 부담스러운 기업은 지붕만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다. 같은 크기의 지붕을 두고도 어떤 기업에는 비용이 줄고, 어떤 기업에는 수입이 생기며, 어떤 기업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차이를 만드는 것은 '정보'다

정부는 기업의 재생에너지 설치를 돕기 위해 설치비 보조와 저금리 융자 같은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에 따라 추가 지원이 붙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같은 '정부지원'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제도마다 신청 경로와 조건, 계산 방식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보조금과 융자를 함께 받을 수 있는지도 따로 따져봐야 한다.

현장에서는 "그런 지원이 있는 줄 몰랐다"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온다. 알았더라도 어떤 방식이 자기 사업장에 맞는지 판단하지 못해 미루다가 그해 예산이 마감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지붕 하나에 갈림길은 여러 개

태양광은 '설치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전기를 직접 쓸 것인지, 발전사업으로 운영할 것인지, 지붕만 내어줄 것인지에 따라 투자 규모와 수익 구조, 책임의 범위가 완전히 달라진다. 건물 구조와 전기 사용량, 한전 계통 접속 여건에 따라 가능한 선택지 자체가 줄어들기도 한다.

인허가와 계통 접속을 거쳐 상업운전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기간도 사업장마다 다르다. 처음 방향을 잘못 잡으면 그 결정이 10년 넘게 공장의 비용 구조를 좌우하게 된다.

 

 

| 전기요금, ESG… 미룰수록 커지는 부담

여기에 전기요금 부담과 거래처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까지 겹치면서, 공장 지붕은 더 이상 '남는 공간'이 아니라 경영 전략의 일부가 되고 있다. 지붕 활용을 일찍 검토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연구개발지원협회 김성현 소장(공학박사)은 "같은 지붕이라도 어떤 제도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며 "지원 예산은 매년 한정돼 있어, 사업장 여건부터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본지는 이번 연재를 통해 공장 지붕 태양광의 지원 제도와 사업 방식, 놓치기 쉬운 절차상의 함정을 차례로 짚어볼 예정이다.

지금 비어 있는 그 지붕, 올해도 그대로 둘 것인가. 한 번 지나간 예산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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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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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06 07:00 수정 2026.10.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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