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스쿨존 심야 속도제한 연말 160곳으로 확대

자정~오전 6시 탄력 운영

편도 1차로·안전시설 갖춰야

모든 보호구역 일괄 적용 아냐

경찰청 청사 전경. 사진=경찰청 누리집 갈무리

 

자정이 넘은 어린이 보호구역. 아이들의 발길은 끊겼지만 운전자는 여전히 시속 30㎞를 지켜야 했다. 앞으로는 시간제 속도제한 표지가 설치된 일부 구간에서 심야시간 제한속도가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경찰청(청장 직무대행 유재성)은 어린이 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 적용 기준을 완화하고, 현재 84곳인 운영 구간을 연말까지 약 160곳으로 늘린다고 27일 밝혔다.

 

시간제 속도제한은 평소 시속 30㎞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는 시간대에 제한속도를 일시적으로 높이는 제도다. 운전자가 늦은 밤이라는 이유로 임의로 속도를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제 표지와 단속장비가 설치된 구간에서 정해진 시간에만 적용된다.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대상 도로다. 지금까지는 편도 2차로 이상 도로만 시간제 운영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편도 1차로 이상 도로도 대상이 된다. 대신 보도와 차도가 분리돼 있어야 하고 방호울타리와 횡단보도, 신호기, 무인과속단속장비를 갖춰야 한다.

 

사고가 잦았던 곳은 제외된다. 최근 3년간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가 2건 이상 발생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시간제 속도제한을 운영할 수 없다. 도로 폭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는지를 먼저 보겠다는 것이다.

 

운영시간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가 기본이다. 지역의 어린이 통행과 도로 상황에 따라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 조정할 수 있다. 학원가나 주택가처럼 늦은 시간에도 어린이 통행이 있는 지역은 현장 여건에 따라 운영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경찰이 시간대별 운영 확대에 나선 데는 사고 통계가 근거가 됐다. 최근 5년간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 어린이 보호구역 내 어린이 보행 사망사고도 1건으로, 2015년 8건보다 크게 줄었다.

 

기존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 구간의 사고도 따져봤다. 39곳을 대상으로 제도 시행 전후를 비교한 결과, 교통사고는 72건에서 55건으로 23.6% 감소했다. 사망자는 2명에서 0명으로 줄었다. 심야 제한속도를 조정하면 사고가 늘 것이라는 우려와는 다른 결과다.

 

국민 의견도 비슷했다. 경찰청이 지난 4월 국민 500명에게 물은 결과 76.4%가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에 찬성했다. ‘매우 찬성’이 40%, ‘찬성’이 36.4%였다. 응답자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부모였다.

 

경찰은 이 같은 통계와 설문 결과를 놓고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지방정부와 시·도경찰청, 자치경찰위원회의 의견도 들었다. 그 결과 기존 안전 기준은 유지하면서 대상 도로를 편도 1차로까지 넓히는 쪽으로 기준을 손질했다.

 

새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어린이 보호구역은 전국적으로 약 6000곳으로 추산된다. 전체 1만5856곳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그러나 조건을 갖췄다고 곧바로 제한속도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면도로에 있거나 보호구역 전후 도로와 제한속도 차이가 없는 곳은 시간제 운영의 실효성이 낮아 대상에서 빠진다. 보행안전시설이 부족한 곳도 시설을 먼저 보완해야 한다. 최종 현장조사와 시설 설계·설치까지 마쳐야 실제 운영에 들어갈 수 있다.

 

관건은 지방정부의 예산이다. 시간제 표지와 무인단속장비를 설치해야 하는 만큼 지역별 재정 여건에 따라 도입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경찰은 우선 연말까지 약 160곳으로 늘린 뒤 사고 추이와 현장 상황을 살펴 추가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운전자도 표지를 꼼꼼히 봐야 한다. 시간제 속도제한 시설이 없는 어린이 보호구역은 한밤중에도 시속 30㎞가 그대로 적용된다. 시간제 운영 구간 역시 표지에 적힌 시간이 아니면 기존 제한속도를 지켜야 한다.

 

이서영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어린이 보호구역은 어린이 교통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지방정부의 예산 지원과 함께 운전자들의 변함없는 안전운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성 2026.08.28 11:31 수정 2026.09.29 17:32

RSS피드 기사제공처 : 인권온에어 / 등록기자: 전준석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