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침묵의 그림자’

- 불교 권력의 민낯과 총무원장 선거의 정의 대전환 요구

 

대한불교조계종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속초 신흥사·화암사 온천개발 사업 피해 문제는 단순한 개인 분쟁을 넘어 종단 내부 권력과 기득권의 복합 구조를 폭로한다. 

 

약 35년에 걸친 피해 호소에도 불구하고, 종단 지도부의 무관심과 침묵은 사회적 불신과 정의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불러오고 있다. 오는 9월 3일 치러질 제38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이 사건은 새 지도자의 도덕성과 책임성 검증이라는 공적 과제로 떠올랐다.

 

 

35년간 이어진 피해 호소와 온천개발 사업의 복잡한 실체
1990년 속초 일대에서 화암사 대웅전과 요사채, 조경시설 등과 관련해 약 42억 원이 투자된 온천개발 사업이 추진됐다. 피해 당사자는 사업 투자와 지역 관광개발에 힘썼으나 신흥사, 화암사, 낙산사 등 사찰 측과 갈등과 반목으로 인해 사업은 중단됐다. 그로 인해 약 35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산상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피해자는 35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종단과 사찰 관계자에게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으나, 제대로 된 조사와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주의 피해가 아니라 종교 권력, 재산권, 지역경제 개발이 얽힌 복합 문제로, 종단 권력이 약자의 호소에 얼마나 냉담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종단 지도부의 미온적 대응과 ‘침묵의 권력’ 문제
가장 뼈아픈 지점은 종단 최고책임자의 책임 회피다. 

현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2022년 단독 추대돼 임기를 시작했으며, 곧 재임 연임 선거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는 진우 스님이 이 문제를 알고 있었음에도 진상조사나 중재를 제대로 지시했는지, 피해자와의 소통이 있었는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진우 스님에게는 ‘피해 호소를 알고 있었는가’, ‘알았다면 어떤 대응을 했는가’, ‘객관적 진상조사와 그 결과는 무엇인가’ 등 핵심 질문이 집중된다. 

만약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면 그 이유 역시 낱낱이 밝혀야 한다. ‘불의’를 묵인하거나 ‘기득권 세력 보호’가 우선이었다는 의혹 앞에서 침묵은 더 이상 방관이 아닌 책임 회피임을 자인하는 꼴이다.

 

 

불교 자비와 권력의 근본적 충돌
불교가 탐욕과 집착을 경계하고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는 본질적 교리는 종단 운영 방식과 크게 어긋난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약자의 외침을 외면하고, 지도층이 조직의 명예나 기득권을 우선시한다면 불교계는 세속 권력과 무엇이 다른가?

 

조계사 주지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모두에게 묻는다. ‘불교의 중도’란 권력자 편에 서서 기득권을 보호하는 거냐, 아니면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 사람의 진실된 목소리를 듣고 정의를 세우는 것이냐는 근본적 질문이다. 조직의 명예를 이유로 문제를 싸잡아 덮으면 진정한 명예는 형해화될 뿐이다.

 

 

총무원장 선거, 공약보다 ‘과거 행적 검증’이 먼저다
이번 제38대 총무원장 선거는 단순한 후보자 정책 경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능력과 개혁 의지뿐 아니라 후보자의 과거 종단 운영 이력, 윤리적 책임 문제에 대한 성실한 답변이 요구된다. 진우 스님은 지금까지 4년 임기 동안 과거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어떤 자세로 임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피해자의 호소를 외면한 적은 없었는가,” “불의를 바로잡으려 노력했는가,” “기득권 앞에서 침묵하지 않았는가.” 이 질문들은 진우 스님 개인에 대한 비난이 아니다. 공적 책임자로서 종단 운영의 투명성, 도덕성을 검증하는 사회적 검증인 것이다.

 

 

투명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문책으로 불교 신뢰 회복해야
35년간 풀리지 않은 이 사건으로 인해 한국 불교의 신뢰와 권위가 위협받고 있다. 진상조사는 단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다. 그것은 불교 본연의 자비 정신과 정의 수호 정신을 되살리는 첫걸음이다. 피해자의 호소가 사실이라면 책임 있는 조치를 통해 피해를 회복해야 하며, 사실 무근이라면 투명하게 밝히고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

 

조계종 지도부는 독립적 조사기구를 조속히 구성하고, 계약서·회계자료·사업 인허가 기록 등을 객관적으로 검토하여 결과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지도자들의 침묵과 기득권 옹호가 아닌 정의로운 결정만이 불자의 신뢰와 사회적 존경을 회복할 수 있다.

 

 

정의를 선택할 것인가, 기득권을 유지할 것인가?
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단순히 개인의 당선 여부를 가르는 선거가 아니다. 과거의 침묵과 방관, 그리고 기득권 수호의 역사를 청산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불교로 거듭날지 여부를 결정하는 중대한 분기점이다.

 

조계종 지도자가 되어야 할 이들은 더 이상 권력과 명예에 안주해선 안 된다.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않고, 약자를 보호해 정의를 실현하는 참된 수행자의 길로 나아가야 하며, 그러할 때만 한국불교는 국민과 불자 모두로부터 신뢰받는 종교로 거듭날 수 있다.

 

35년의 침묵은 끝나야 한다. 이제 진우 스님과 조계종이 그 답을 내놓을 차례다.
 

 

작성 2026.08.26 14:41 수정 2026.08.2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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