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세 미만 소셜미디어 금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의한 'EU KIDS Act'는 아동 온라인 안전을 가정의 훈육 문제로 다루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플랫폼 설계와 서비스 운영 체계의 법적 의무로 전환하는 틀을 제시한다. 2026년 9월 SOTEU(유럽연합 국정연설) 이후 공개된 이 법안의 핵심은 명확하다.
13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접근을 금지하고, 13세 이상 15세 미만 청소년에게는 보호자가 관리하는 '미니 계정'을 통해 하루 1시간 이용만 허용하며, 15세 이상부터는 본인 명의 계정을 직접 개설·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위반 기업에는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 법안을 분석한 Arthur Cox LLP와 The National Law Review의 2026년 자료, 그리고 European Commission의 SOTEU 2026 공개 영상을 토대로 법안의 주요 쟁점과 한국에 주는 시사점을 살핀다. 원천 자료에 정확한 발의 월이 특정되지 않아 이 기사에서는 2026년 10월 22일 기준 확인된 내용을 분석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 법안이 지닌 무게는 사용 시간 제한 자체보다 책임의 방향에 있다.
지금까지 아동 디지털 안전 논의는 대개 가정 안으로 밀려 들어갔다. 부모가 비밀번호를 관리하고, 교사가 스마트폰 사용 지침을 마련하며, 아이가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는 방식이었다.
EU KIDS Act는 이 방향을 바꾼다. 무한 스크롤, 보상 트릭, 야간 푸시 알림, 낯선 사람의 일방적 연락, 공개 프로필 기본값을 서비스 제공자가 먼저 수정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가정이 감당해 온 조절 비용을 기업의 제품 설계 비용으로 이전하는 구조적 전환이다.
Arthur Cox LLP와 The National Law Review의 EU KIDS Act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 법안은 기존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명시된 아동 보호 원칙과 지침을 더 구체적인 이행 의무로 확장한다. 적용 범위도 광범위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 동영상 공유 플랫폼, 온라인 게임, 앱 스토어, 운영체제, 인공지능(AI) 동반자, 범용 대화형 AI 시스템 제공업체가 모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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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밖에 본사를 둔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 시장에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국 기업과 그 이용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동 보호 설계를 선택 사항으로 남겨 두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첫 번째 쟁점은 연령별 접근 구조다.
13세 미만은 소셜미디어 이용 자체를 금지하고, 13세 이상 15세 미만은 보호자가 관리하는 제한 계정을 통해서만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한 설계는 아동의 발달 단계에 따라 위험을 구분하는 접근이다. 15세 이상에게는 본인 명의 계정을 허용함으로써 자율성과 보호 사이의 단계적 이행을 법적으로 구현했다. 하루 1시간이라는 이용 시간 상한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플랫폼이 체류 시간을 늘려 광고와 결제 수익을 극대화하는 사업 구조에 법이 직접 개입하겠다는 신호다. 두 번째 쟁점은 중독성 디자인의 규제다. EU KIDS Act는 무한 스크롤, 보상 트릭, 수면 시간 중 푸시 알림처럼 사용 시간을 늘리는 기능을 규제 대상으로 명시했다.
이런 기능은 성인에게도 강한 반복 사용을 유도하지만, 자기통제 능력이 아직 발달 중인 아동에게는 더 큰 부담을 지운다. 복지정책은 전통적으로 소득, 돌봄, 의료, 교육을 중심으로 움직였으나, 디지털 서비스가 일상 환경이 된 이후로는 화면 설계 자체가 아동의 수면, 또래 관계, 학습 리듬을 흔드는 조건이 됐다. 법안은 바로 그 지점을 겨냥한다.
낯선 이용자의 일방적 연락을 차단하고, 미성년자 계정을 기본 비공개로 설정하며, 차단·음소거 기능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한 조항들은 표현 자체를 제한하기보다 접촉 경로의 권력 구조를 조정하는 성격을 띤다. 세 번째 쟁점은 AI 챗봇 규제다. 법안은 AI 동반자와 챗봇을 서비스 기본 상태에서 비활성화하도록 하고, 아동이 정서적으로 의존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을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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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AI가 친구, 상담자, 놀이 상대의 역할을 모방할 때, 아동은 상호작용의 목적과 한계를 식별하기 어렵다. 특히 고립, 우울, 또래 관계 갈등을 겪는 아동에게 AI가 상시 응답 가능한 존재로 자리 잡으면, 보호 체계가 개입해야 할 신호를 플랫폼 내부에 가두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조항은 기술 규제이기 이전에 아동 발달과 보호 체계 사이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가의 문제다.
AI 챗봇 기본 차단 원칙
네 번째 쟁점은 연령 확인 방식이다. 온라인 서비스와 앱 스토어는 이용자 나이를 확인해야 하지만, 원천 자료는 EU 연령 확인 앱처럼 신분증이나 생체 데이터를 보관하지 않는 방식도 활용 가능하다고 밝힌다. 여기에는 긴장이 내재해 있다.
아동을 보호하려면 나이를 알아야 하지만, 나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면 또 다른 위험이 발생한다. EU식 접근은 연령 확인과 개인정보 최소 수집 원칙을 함께 묶어 이 긴장을 해소하려 한다.
보호를 명분으로 감시를 확대하는 방향과 달라야 법의 정당성이 유지된다. 본지 추가 분석 결과,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금지의 강도보다 기본값의 전환이다.
한국의 아동복지법, 청소년 보호 관련 법제, 개인정보 보호 법제는 각각 아동 보호, 유해환경 차단, 개인정보 처리 기준을 규율한다. 그러나 플랫폼 설계 단계에서 아동 계정의 기본 공개 범위, 낯선 이용자의 접촉 가능성, AI 대화 기능의 기본 활성 여부를 하나의 복지 의제로 묶는 체계는 아직 충분히 정교하지 않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시된 관련 법령들은 아동의 안전과 권리를 규정하지만, 서비스 화면의 세부 설정 하나가 아동의 생활 리듬을 바꾸는 문제까지 세밀하게 다루기에는 빈틈이 남아 있다. 반론도 적지 않다.
연령 제한은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권을 제약할 수 있고, 연령 확인 절차는 온라인 익명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부모가 자녀의 디지털 이용을 직접 관리하면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이 반론은 가정마다 돌봄 시간과 디지털 이해도가 현저히 다르다는 현실을 건너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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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한부모, 조손가정, 장애 아동 가정에서는 보호자가 매일 앱 설정과 알고리즘 변화를 추적하며 감독하기 어렵다. 복지정책이 개인의 선의에만 기댈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플랫폼은 아동 이용자의 취약성을 우연히 접하는 공간이 아니다.
이용 시간, 클릭 패턴, 친구 추천, 알림 반응을 데이터로 축적하고 다음 행동을 유도하도록 설계된 구조다. 원천 자료에 따르면, 법안은 미성년자 프로필을 기본 비공개로 설정하고, 차단과 음소거 기능을 제공하며, 낯선 사람의 일방적 연락을 원천 차단하는 보호 장치를 의무화한다.
이 조항들은 아동이 거절하기 이전에 기업이 위험한 접촉 통로를 먼저 좁히라는 요구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라는 벌금 상한은 행정적 제재를 넘어 사업모델 자체를 재설계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한다.
온라인 게임, 동영상 플랫폼, 앱 스토어, 운영체제 제공업체까지 적용 범위에 포함되면, 책임은 개별 앱 개발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계정 생성, 알림 발송, 결제 유도, 추천 알고리즘, AI 대화 기능을 운영하는 여러 층위의 사업자가 동시에 설계를 수정해야 한다.
이 비용을 외면하는 기업은 결국 아동 안전을 외부 비용으로 전가하는 셈이다.
한국 복지정책의 다음 과제
세계 사회복지의 흐름 속에서 이 법안은 하나의 경계를 긋는다. 아동 보호가 더 이상 학교폭력, 빈곤, 학대, 방임에만 국한될 수 없다는 경계다. 디지털 공간은 아이가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접하는 환경이고,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통로이며, 때로는 외로움을 숨기는 장소다.
사회복지 체계가 현관문 안팎의 위험을 살폈다면, 이제는 앱의 기본 설정, 알림 시간, AI 응답 방식까지 아동 생활환경의 일부로 다뤄야 한다. 한국의 아동 정책도 이 변화를 복지 외부의 기술 이슈로 분리할 수 없다.
한국 정부와 국회가 검토해야 할 방향은 EU 법안을 그대로 이식하는 일이 아니다. 국내 헌법상 기본권, 개인정보 보호 체계, 교육 현장의 현실, 플랫폼 산업 구조를 함께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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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원칙은 더 미룰 수 없다. 아동의 자기조절 능력을 시험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수익을 설계해 놓고, 문제가 불거지면 가정과 학교에 책임을 돌리는 구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필자는 한국의 다음 아동복지 논의가 스마트폰 압수와 이용 시간 훈계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기본값을 바꾸는 법적 책임 설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사회·복지 관련 법률·윤리 주의사항을 덧붙인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과 정책 분석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아동이나 가정의 복지 신청, 사회서비스 이용, 의료·상담 선택을 대신하지 않는다.
아동의 디지털 이용 문제는 가정 상황, 발달 단계, 장애 여부, 학교 환경, 지역 서비스 접근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회복지사, 상담 전문가, 학교, 아동보호전문기관 등과 함께 판단해야 한다. 사회·복지와 관련한 의사결정은 사회보장기본법, 아동복지법, 장애인복지법, 개인정보 보호법, 청소년 보호 관련 법령과 최신 고시·지침을 확인한 뒤 이뤄져야 한다.
EU KIDS Act에 관한 세부 조문, 시행 시점, 기업 의무의 최종 범위는 향후 입법 절차에서 달라질 수 있으며, 한국 적용 여부도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통계와 제도 효과는 시기와 지역, 개인의 조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 이 기사는 Arthur Cox LLP(2026), The National Law Review(2026), European Commission의 EU KIDS Act 관련 자료와 SOTEU 2026 공개 영상을 참조하여 작성했다. 원천 자료에서 정확한 발의 월, 개별 집행위원의 직접 발언, 한국 정부의 공식 대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본지 추가 분석 부분은 위 원천 자료와 한국의 현행 아동·개인정보·청소년 보호 법체계를 비교하여 작성했다.
FAQ
Q. EU KIDS Act가 최종 통과되면 한국 아동에게도 곧바로 같은 연령 제한이 적용되는가
A. 한국 아동에게 EU 법안과 동일한 연령 제한이 즉시 적용된다는 근거는 원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유럽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플랫폼은 하나의 지역 규제에 맞춰 계정 구조, 알림 체계, AI 기능 전반을 재설계할 가능성이 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이용자에게도 연령 확인 절차나 보호 기능 일부가 확대 적용될 여지가 있다. 국내 적용 여부는 한국 법령, 정부 정책, 각 기업의 서비스 운영 방침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EU 법안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국내 규제 논의와의 연동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다.
Q. 부모는 지금 어떤 점부터 확인해야 하는가
A. 자녀가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게임, 동영상 앱에서 계정 공개 범위, 낯선 사람의 메시지 허용 여부, 야간 알림 설정, AI 챗봇 기능 활성 여부를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 EU KIDS Act가 문제 삼은 지점은 이용 시간만이 아니라, 아이가 어떤 설계 방식으로 플랫폼에 계속 묶이는가에 있다. 사용 금지와 허용을 이분법으로 나누기보다, 수면 시간대 알림 차단, 결제 기능 접근 제한, 대화 상대 범위, 추천 콘텐츠 설정을 구체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실질적이다. 반복 사용이나 정서 의존이 의심될 때는 학교 상담, 지역 아동·청소년 상담기관, 의료 전문가의 도움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Q. 한국형 아동 온라인 보호 법제는 어디서 출발해야 하는가
A. 한국은 먼저 플랫폼 기본값을 아동 보호 관점에서 점검하는 공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연령 확인은 개인정보 최소 수집 원칙과 함께 설계해야 하며, 신분증이나 생체정보 보관을 당연한 방법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AI 챗봇과 AI 동반자 서비스는 상담·놀이·친구 역할을 모방하는 정도에 따라 별도의 아동 안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복지정책은 이제 오프라인 돌봄 인프라와 디지털 환경 설계를 함께 다루는 단계로 나아가야 하며, 이를 위한 법적 근거와 전담 행정 체계 구축이 선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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