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 월세 비중 51% 돌파… 통계 작성 이래 첫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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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계약 비중이 처음으로 전세 거래량을 넘어섰다. 극심한 전세난과 대출 규제 속에서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자, 임대차 거래의 중심축이 월세로 급속히 이동한 결과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8만 7,740건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17만 2,027건)의 51.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량은 8만 4,287건에 그쳐 월세 거래가 전세보다 3,453건 더 많았다.
2011년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연간 혹은 누적 기준 월세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세 비중(43.7%)과 비교하면 1년 만에 7.3%포인트(p) 급증했다.
이번 통계 역전은 월세 수요의 폭발적 증가라기보다는 가파른 '전세 거래 절벽'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1~9월 기준 월세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데 반해, 전세 거래량은 11만 6,272건에서 8만 4,287건으로 27.5% 급감했다. 전세 감소 폭이 월세의 약 10배에 달하면서 시장 내 월세 비중이 자연스럽게 올라간 셈이다.
외곽에서 도심·상급지로 확산… 서울 13개 자치구서 월세가 전세 앞질러
월세 선호 및 전환 현상은 서울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올해 1~9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웃돈 지역은 13곳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금천·종로·중구·구로 4곳)과 비교해 1년 만에 9개 자치구가 새롭게 추가됐다.
종로구의 월세 비중이 65.6%로 서울 내 가장 높았으며, 중랑구(64.9%), 구로구(63.1%), 중구(59.6%), 용산구(56.9%), 동대문구(56.7%), 마포구(54.1%), 강남구(54.0%)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강남구는 전세(7,170건)보다 월세(8,406건)가 1,200건 이상 많이 체결되며 도심 상급지에서의 월세화 진행 속도를 증명했다.
반면 대표 학군지인 양천구는 월세 비중이 42.1%로 서울에서 가장 낮았으며, 도봉구·성북구(각 44.7%), 강서구(45.6%) 등 외곽 일부 지역은 아직 전세 비중이 우위를 유지했다.
임차인들의 주거비 지출은 급격히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 1,000원으로 1년 전(144만 3,000원)보다 매달 21만 8,000원 늘었다.
강북 아파트 평균 전셋값 6억 육박… 매물 가뭄 속 최고가 경신 속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은 매맷값뿐만 아니라 남아있는 전셋값을 사상 최고치로 치솟게 만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적었던 한강 이북 지역마저 전셋값이 폭등하며 임차인들의 입지를 압박하고 있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강 이북 14개 자치구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5억 9,943만 원을 기록해 6억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종전 최고치였던 2022년 6월(5억 6,066만 원)을 크게 뛰어넘은 수치다.
현장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84㎡는 이달 9억 8,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며 10억 원 선에 육박했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전용 84㎡ 역시 저층 매물이 8억 5,000만 원에 거래되는 등 전세 매물 잠김에 따른 호가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실거주 의무 강화와 대출 규제, 신규 입주 물량 부족이 맞물리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연쇄 이동마저 막힌 상태"라며 "단기적으로는 공공 임대 공급 확대 및 비아파트 임대 시장 회복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도심 정비사업을 통한 신규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주거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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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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